죽어가는 밤
오랜만에 글을 씁니다.
제법 긴 봄이 가고 있어요.
한낮엔 기운찬 여름이 쏟아지다가
해가 지니 봄이 다시 기운을 냅니다.
딱 좋은 날씨를 혼자 만끽하는 이 밤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도 외롭고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지쳐갑니다.
문득
이 밤의 어둠이 나를 누르며 말합니다.
너에게도 밤이 온다고.
이 밤이 지나면 다른 세계가 열리고,
넌 없다고.
넌 죽어간다고.
사라진다고.
소멸을 눈앞에 둔 이 밤.
저는 가벼워집니다.
“ 가볍게, 더없이 가볍게, 부유하다가..... 사라지겠다.”
한껏 내 죽음을 만끽하며 눈물 흘리는 밤.
시원합니다.
어둠에 덮여 똥 싸듯이 자기애를 분출합니다.
이제 나는 그만 사랑하자고.
쿨하게 죽을 준비 하려고.
죽는 순간
시원하다는 느낌을 받는다면 참 좋겠습니다.
여름과 봄을 왔다 갔다 하며 알딸딸한 새벽 2시.
중2병에 급하게 걸린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