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게바라 Sep 30. 2024

9월 30일  월 _ 2024년

보지 않고도 확신에 차 쓰는 '영화 리뷰'

<어프렌티스> 이 영화가 개봉하려면 아직 3주를 더 기다려야 합니다. 


그저 보고 싶은 맘에 기다리는 영화가 아닙니다. 


음, 일테면 이 영화는 쿠엔티 타란티노의 신작만큼 기다려지는데요, 


개봉도 하지 않은 영화를 보고 싶어 이리도 설레어 안달이 났던 적이 언제였는지..... 


기분 좋습니다. 


그간 영화에 시큰둥해 있는 저에게 펄떡펄떡 요동치는 흥분을 주는 이는 바로, 


알리 아바시라는 이란 감독이십니다. 


이란 감독을 처음 만난 것은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의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였는데요, 


벼락과도 같은 영화였습니다. 


‘야! 이런 내용이 영화가 될 수 있다니~!!!’ 


지금 되새겨 보아도 참으로 놀랍고도 아름다운 영화였습니다. 


그 후 한참을 지나 충격적인 영화 한 편을 만나게 되는데요, 


그 영화는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 감독은 아쉬가르 파르하디.


이 영화는 각자가 처한 입장에서 그럴 수밖에는 없는 상황을 절묘하게 몰아가는 영화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큰 사건이 아님에도 놀랍도록 몰입감이 높은 영화였었죠. 


그리고 또 수년이 흘러나온 영화가 있습니다. 


저는 이 경이롭다 못해 경외로운 영화를 불과 며칠 전에야 보게 됩니다. 



<경계선>


<경계선>은 현시대를 살아가는 트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란 감독이 ‘트롤’이라니? 


의문의 답은 분명한데요, 알리 아바시는 이란 출생이기는 하지만 스웨덴과 덴마크에서 영화를 공부하게 됩니다. 


이안 감독이 <센스 앤 센서빌리티>를 만든 느낌이라고 하면 될는지 모르겠습니다.


여하간 이 영화는 저를 매료시켰습니다. 완전하게!


아.. 그러고 보니 이와 비슷한 느낌의 영화가 기억이 납니다. 


알고 보니 <경계선>과 직접적인 연결고리가 있는 영화인데요, 그 영화는 스웨덴 영화 바로 <렛미 인>입니다. 


두 영화의 저자가 동일인이죠. (저자의 이름을 기억해 두겠습니다.)


욘 A. 린드크비스트. 이 작가님에 대한 관심은 많으나 여기서는 접어두고 넘어갑니다.


<경계선>은 <렛미인>을 덮는 그 무엇인가가 있는 영화입니다. 


<렛미인>에서 풍긴 그 매혹적인 분위기를 <경계선>에서는 돌파해 뚫고 나가는 느낌. 


생경한 곳을 거닐다가 경외로운 어딘가로 가는 입구(경계선)에 툭 던져놓는 듯한 느낌의 영화입니다. 


아, 이렇게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는 영화 <경계선>입니다. 


아니 더 깊이 파고들 여지는 많으나 그랬다가는 오히려 ‘경계선’을 넘어서 경외로운 영역에 침범하는 불경스런 행동이 될 거 같아 더 파고 들어가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경계선>을 보고 나니 ‘알리 아바시’라는 감독의 전작이 궁금해집니다. 


전작은 <Shelly>라는 영화인데 볼 방법이 없어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경계선>을 너무 늦게 본 나머지 <경계선> 이후에 찍은 그의 영화가 나와 있었습니다. 


그 영화는 바로, 



<Holly Spider> 2023년도 영화입니다. 


이란에서 실제 일어났던 연쇄살인범을 다룬 영화입니다.


연쇄살인범을 다룬 영화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그래서 여간해서는 새롭거나 특별히 흥미로운 영화를 만나기는 어려운데 이 영화는 다릅니다. 


일단은 너무 재밌고, 현실을 기반으로 한 묵직한 주제의식도 있습니다. 


연쇄살인범을 소재로 한 영화 중 걸작의 반열에 단번에 오른 영화가 되었습니다.


<경계선>을 본 직후라 흥분이 배가됩니다. 


전혀 다른 분위기와 장르의 영화로 저를 압살해 버립니다. 




알라 아바시가 저를 위해 준비한 선물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경계선이 2019년 10월 24일 개봉했다고 하는데요, 그로부터 5년 후, 


다음 달인 10월 23에 그의 신작이 개봉합니다. 


알라 아바시가 할리우드 시스템에 들어가 찍은 첫 영화가 되겠습니다. 


<어프렌티스>



도널드 트럼프의 젊은 시절 이야기라고 합니다. 


저는 왠지 폴 토마스 앤더슨의 <마스터>가 떠오릅니다.


물론 <마스터>와는 결이 다른 영화가 되겠지만, 감독이 감독인 만큼 저는 기대하고 있습니다. 


<어프렌티스>는 다 만들어진 시스템 안에 감독이라는 볼트 하나로 들어간 것이 틀림없어 보이기는 합니다. 


그렇게 보이는 결정적인 이유는 <성스러운 거미>와 <어프렌티스> 영화 제작 기간의 텀이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할리우드의 제작 시스템에서는 <성스러운 거미>를 만든 알라 아바시 감독이 <어프렌티스>에 적격이라 판단했을 것입니다.  이미 짜여진 판이 알라 아바시가 투입되었다는 것이 감독 맘껏 연출한 <마스터>와는 차이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기대하고 있습니다. 


할리우드의 시스템에 알리 아바시 입김이 불어 넣어졌을 때 어떤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질지 말입니다. 


알리 아바시에게 할리우드는 독이 아닌 집행검이 될 거라 믿습니다. 


그런 의미로 <어프렌티스>는 이미 명작이자 걸작입니다.


그렇기에 안 보고도 이렇게 리뷰를 쓸 수 있는 것입니다. 




그만큼 ‘알리 아바시’ 감독이 좋고, 좋고 참 좋습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 9월 9일  월 _ 2024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