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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나몽 Nov 11. 2016

기억하라.  

나치 친위대의 프랑스 양민학살지 오하두흐 쉬흐 글란




대한민국만큼 아픈 역사.



프랑스 중서부 도시인 오하두흐 쉬흐 글란(Oradour-Sur-Glane)이라는 마을에는
독일 나치 친위대의 프랑스 양민학살지 중 하나였던 유령마을을 보존하고 있다.

이 지역에 머문 지 4년이 되어가지만 학교가 아니었으면 전혀 몰랐을 바로 옆 침묵의 마을.
수비앙 뚜와 SOUVIENS-TOI(기억하라).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실렁스 'SILENCE'(침묵)이라는 낡은 팻말이 나무 아래 조용히 놓여있었다.
그곳은 매우 고요했고, 공기는 무척 무거웠다.
어제부터 쏟아지던 겨울비는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그쳤고,

그로 인해 더욱 차가운 공기를 머금은 마을 속으로

천천히 걸었다.




뼈대만 남은 앙상한 건물들과 그 속에 남아있는 다 타버린 그들의 흔적이
지금 이곳의 흔적으로 자리 잡아 이 서늘하게 고요한 마을을 지키고 있었다.


  " 나치군은 1944년 6월 10일 이 마을 교회에 여성과 아동을 가둔 채 독가스를 풀고 불을 지르는 등 주민들을 잔혹하게 학살했다. 이 사건으로 성인 남자 190명, 성인 여자 245명, 만 15세 이하 어린이 207명 등 642명이 숨졌다. 남자들은 헛간에 감금시킨 후 수류탄으로 몰살시키고, 여자와 아이들은 교회에 감금시킨 뒤 불을 질러 죽였다. 밖으로 나오려고 시도하는 사람들은 모조리 기관총으로 사살했다. 학살에서 생존한 주민 가운데 지금까지 살아 있는 인원은 6명에 불과하다.


전쟁이 끝난 후에도 프랑스 당국은 이 사건을 후세에 전하기 위해 마을을 폐허 상태 그대로 보존하고 있으며, 같은 이름을 가진 마을을 인근에 새로 만들었다. ‘유령 마을’로도 불리는 오라두르 쉬르 글란은 지금도 학살 당시 모습을 그대로 남겨두고 희생자들을 기리고 있다." _[동아일보 파리 전승훈 특파원 기사 발췌]

뼈대만 남은 건물 안에는 대부분 다 타고 남은 자동차들이 세워져 있었다.

아마 집들의 차고였겠지.



앙상하게 남은 건물들 사이를 지나다니다 보면 무언가 무거운 공기가 계속 짓눌리는 느낌이 든다.



여성과 아동들을 가두고 독가스와 불을 질러 잔인하게 학살했던 교회 내부의 한쪽.

이때 마침 배터리가 나가 교회 천장을 찍지 못했지만 교회 천장 역시 무너져 뻥 뚫려있었다.


메인 칠드런 스트리트에 있는 누군가가 매달려 타 죽은 것 같은 흔적.


어린이들을 비롯한 이곳에 살던 주민들이 함께 묻힌 공동 무덤.

모든 것이 다 가슴 아프고 비통한 역사지만 특히나 이 무덤 앞에서는

마음이 더 먹먹해지는 듯했다.


나는 대단한 애국심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내한 몸 바쳐 싸울 의지가 있는 독립투사의 정신도 없는 사람이다.

하지만 유럽에 살면서 언제나 느끼는 것은

그들은 사소한 자기 잘못은 참 인정 안 하지만(물론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역사적인 큰 문제나 잘못들은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고 인정하고 기억하고 사과할 줄 안다는 것.

그것은 우리가 필히 본받아야 하는 자세라고 느낀다.

이곳을 돌면서 억이 막히게 가슴 아픈 역사의 흔적들이,

전쟁으로 인한 옆 나라와의 갈등과 대립이,

자꾸만 머릿속을 휘졌고 있었다.


겉 핥기로 마무리 되는 듯한 이상한 이 글,

사진과 함께 내 감정만 있는

중요한 메세지는 없는 것 같은 글


이런저런 생각들이 입속을 간지럽히지만 두서없이

내뱉기가 쉽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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