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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마약사 정혜진 Feb 08. 2019

알레르기 비염 어떻게 해야하나

비염은 약물요법이 가장 효과적이다.

#알레르기비염 #항히스타민제 #지르텍 #코세척 #피지오머


내가 처음으로 비염이 있다는 걸 알게 된 건 사회초년생으로 근무약사로 일하던 때이다. 취미로 수영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코가 막혀 병원에 갔더니 비염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이게 내 비염의 시작이었다.


미세먼지 지수를 매일매일 확인하며 그날 그날 조심하는게 보통 사람들의 일과가 되었지만 약국환경은 그렇게 청정하지가 못하다. 미세한 가루약이 날리는 약국환경은 그야말로 알러지 유발 최적의 환경이다. 더욱이 소아과 인근 약국은 가루약을 갈아서 분포해야 하는게 주업무이니 ... 더이상 말이 필요가 없다. 또 아픈 아기를 들고 업고 병원 약국을 오가는 엄마들이 기다릴까봐 팔과 다리에 모터를 달고 일하는게 소아과 인근약국약사들의 모습이다.

어쨋든 서두가 길었지만 그렇게 나는 직업병, 비염을 얻었다.

내 비염은 아이를 낳으면서 심해졌다. 소위 임신을 하게 되면 내가 아닌 이종의 생명체를 한 몸에 지니게 되는거라 면역상태도 좀 변화가 있다. 없던 비염이 알러지원과는 무관하게 호르몬의 영향으로 생기기도 한다.  임신기간동안 비강세척을 하며 무사히 잘 지내고 출산후 육아피로가 더해져 비염이 심해졌었다.


피로와 비염이 무슨 상관관계가 있을까


비염이 있는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콧물과 재채기가 막 터져나오기전에 알러지원이라는 원인유발물질과 접촉이 되어야 한다. 사실 우리 신랑같이 건강한 사람이라면 거들떠도 보지않을 한낱 꽃가루 따위에 격렬하게 면역반응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꽃가루나 집먼지 진드기, 책장에 켜켜이 자리잡은 먼지 등등 여러가지 것들이 내 코를 건드리게 되면 슬슬 시동이 걸려오기 시작한다. 거기에 찬바람을 쐬거나 매운 고추향이라도 코끝을 스치게 되면 그야말로 최악이다.


알러지원들이 코점막에 닿게 되면 이를 적군으로 인식한 우리몸은 면역계에 시동을 걸고 IgE면역글로불린을 만들어내 잠자는 비만세포에 깃발을 꽂는다.  비만세포에 꽂힌 면역글로불린은 알러지원을 용케 잡아내 비만세포를 부르르 떨게 해 히스타민, 트립타아제 등 염증유발물질들을 쏟아내게 한다. 히스타민은 모세혈관투과성을 높혀 분비물을 늘리고 혈관확장 작용을 일으켜 콧물과 코막힘 등의 괴로운 증상을 유발해 낸다. 이 때 호산구와 같은 면역세포들이 코로 몰려오면서 그 반응은 더욱 격렬해진다. 피로하면 이런 연쇄반응이 더 자주 그리고 찬바람이나 강한 향과 같은 자극원에 대한 역치가 낮아지게 된다.


비염동지들이여,  피로하지 말자!


그러면 비염이 있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

복잡하고 어려운 건 싫어하는게 트렌드여서 매우 쉽고 효과도 좋은 걸 제안해야 하는데...

알레르기 비염을 설명할 때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죽을 정도 심각한 병은 아니나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고 설명한다. 필자도 많이 그런다. 재미없는 말이란 걸 알지만... 그리고 알레르기 비염 진성 환자들은 이런 말에 콧방퀴도 안뀐다. 왜?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기 때문에 ...  이미 적응이 되어버린거다.  슬프게도 ㅠㅠ


알레르기 비염 치료의 3가지 원칙이 있다. "알러지원을 피할것, 약을 복용할 것, 병원의 면역요법을 받을 것"이다. 알러지원 제거가 가장 근본적인 치료에 가깝다고 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참 어렵다는거... 그리고 알러지원을 지속적으로 노출시키면서 반응을 둔감화시키는 면역요법은 호불호가 나뉜다. 치료기간도 길고 환자순응도가 떨어지고 특히 6세미만 소아나 임부는 금기이다. 결국 알레르기 비염에 있어 가장 중요한 치료법은 약물복용이다.  비염진성환자 분들 모두 그럼 그렇지 라고 생각할 수 있다. 알레르기 비염은 먹는 약이나 코에 뿌리는 국소치료제 등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약사와 상의하고 구매할 수 있는 약이 다양하게 있다.


가장 잘 알려진 약이 항히스타민제이다.  히스타민이 수용체에 결합하는 것을 방해하여 알레르기 반응을 막는다.  1세대. 2세대로 나뉘며 1세대 약물은 개발된지가 오래가 되어 그만큼 많이 사용되어 왔다. 약국에 와서 감기약 먹으면 너무 졸리다,  어지럽다, 일을 못하게 쳐진다 등 이야기를 많이 한다. 보통 이때 감기약에 들어있는 콧물약이 1세대 항히스타민제 종류이다. 이렇듯 1세대 항히스타민제는 뇌의 진입막을 유유히 통과해 들어가 원치않는 졸음과 같은 부작용을 나타낸다.  2세대 항히스타민제는 1세대에 비해 이러한 중추에 작용하는 부작용이 덜하고 작용시간도 길어 보통 1일 1회정도만 복용해도 된다. 오래된 1세대보다 연구도 많이 되고 여러 장점이 있어 알레르기 비염에 1차 치료제로 2세대 항히스타민제를 추천한다.

즉 우리가 비염이 있다면  세티리진(지르텍),로라타딘(클라리틴) 등과 같은 성분의 2세대 항히스타민제를 선택해 복용하면 된다.   대표적인 상품명을 같이 넣었지만 약국에는 동일 성분의 보다 저렴한 가격의 제품들이 많이 정말 많이 있다.  약을 선택할 때는 '안전,효과,가성비'를 모두 고려해야 한다는 거 잊지마시고... 적어도 난 약국에서 이러한 부분을 늘 염두하며 상담에 임한다.

알레르기비염반응과 치료제


즉 비염 증상이 폭발하는 때가 예상 가능한 상태라면 미리미리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한다.  예를 들어 꽃가루가 날리는 3월이다라고 하면, 증상이 없더라도 사전에 미리 복용하고 일정기간 지속적으로 복용하는게 도움이 된다.


인생은 타이밍이다.
비염도 타이밍에 맞추어 약물로 조절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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