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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다이 Dec 24. 2023

아이에게는 맥시멀리스트

아이에게는 반대로 가는 나의 삶 지향점 

나는 몇 가지 항목을 제외하고는 미니멀리스트를 지향하는 사람이었다. 


집에 놀러 온 지인들이 자주 하는 말은 1) 집이 어쩜 이렇게 깨끗한 것이냐 2) 정말 물건이 많이 없다. 


나는 지저분한 편이긴 하지만 (내 회사 락커는 터지기 일보직전이어서 문 닫는 것 조차가 어렵다), 마음만 먹으면 정리정돈을 매우 깔끔하고 깨끗하게 하는 편이었고 (남편이 항상 말한다, 마음만 먹으면 너무 잘하는데 그 마음을 먹는 것까지 오래 걸리는 타입이라고) 우리 집은 물건이 많이 없는 채, 필수품목으로 깨끗이 유지되고 있었다. 깨끗한 집을 오랫동안 유지하면서 내심 뿌듯했으며, 이러한 미니멀리스트를 계속 유지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아이가 태어나고 나서부터는 이게 불가능한 것이라 것을 깨달았다. 


우선 아기의 옷. 첫 몇 달은 지인들에게 선물 받은 옷으로 지냈다. 100일 이후부터는 아기가 아이가 되더니 정말 급성장을 하고, 옷은 한 달 지나면 작아지기 일쑤였다. 또 발달시기마다 필요한? 장난감은 왜 이렇게도 많은지. 저번주에 장난감을 10만 원어치 당근을 했다. 또한 어릴 때부터 책을 노출해주고 싶었던 나는 블루래빗, 오감발달 등등 온갖 책들을 사재기하기 시작했고 두둥 책장은 내 책, 아기의 책들과 함께 터져나갈 것 같았다. 


친구들에게 몇 번이나  당차게 "나는 아이에게 과소비하지 않을 거야"라고 말했던 나였다. 중고로 물건들을 사면 뭐 하나,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지출은 이미 과소비를 넘은 상태로 가고 있었고, 우선 구매하는 것을 홀딩하였다. 순간 들었던 생각은, 지금은 물건이지만 나중에는 이러한 충족욕구가 아기의 교육, 환경으로 이어지면 큰일 나겠다였다. 정말 아이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잘 판단하고, 그리고 정말 아이가 원하는 것+경험으로 채워줘야 한다. 아니면 정말 인생자체가 '과소비'로 그치지 않을까. 


정말 아이가 하루하루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과 고민이 든다. 아기를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지면서 잠깐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이 조금 더 나아질 수 있도록 기여해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든다. 



                                          터질것 같은 장난감 박스가 5개나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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