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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심 Apr 02. 2020

결국 책을 읽을 수 밖에 없는 한가지 이유

나만 이러진 않을 것이다

나는 1인 창업을 했다. 그리고 창업의 길은 내가 예상한 것 보다 많은 혹독한 선택의 기로들을 매일같이 마주하게 한다.


정답없는 무수한 선택지에서 어떤 결정이 더 큰 이익을 줄지 혹은 내가 원하는것을 얻게 될지 이리재고 저리재 본다. 결정이 어려운 이유는 결과는 선택 후에나 알 수 있기 때문이란걸 새삼 떠올린다.


직장인일때는 상사가 있었다. 그 상사는 내가 걸어가야할 길을 이미 걸어본 사람이다. 그래서 이 길 앞에 무엇이 있는지 컴컴한 길을 걷는 내게 길잡이 역할이 되어준다. 하지만 혼자서 창업을 하고는 그럴 수가 없다. 길을 알려줄 상사도 넘어지면 받쳐줄 인프라도 없다. 주위에 나처럼 IT 스타트업을 해본 사람은 극히 드물고, 있다 하더라도 내 사업을 이해하고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은 외국에서 고등학교 동창을 만날 확률 만큼이나 희소하다


우연히 10년 전에 알고 지냈던 형님을 만났다. 어느새 30대가 되어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다. 근데 그 규모가 상상을 초월한다. 예전에는 소주잔 기울이며 시시콜콜한 얘기를 주고 받으며 몇 시간이고 떠들던 사이였다. 하지만 더 이상 내가 주거니받거니 대화를 나누기에는 너무 먼 상대처럼 느껴졌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딱 나만큼의 상대와 대화를 할 수 있구나. 나보다 앞선 사람은 실제론 내 눈앞에 있지만 그 사람은 나와 대화를 할려면 뒤돌아 봐야 하는구나. 그런데 사람은 뒤돌아보길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나보다 나은 사람과 대화하고 싶고 그 사람한테 배우고 싶은 것 처럼 상대방도 그렇겠구나.


내게 길을 알려줄 선배, 시간을 아끼지않고 내게 조언해줄 사람은 책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책을 읽어야했고 앞으로도 그래야겠다고 다짐했다. 저자가 내 개인적 질문을 받아 줄순 없어도 내 질문에 필요한 대답을 내가 책에서 찾아 낼 순 있기 때문이다. 400페이지 내에 내 질문에 해당하는 대답만 찾아내면 7시간 독서에 들인 시간은 그걸로 충분한 보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책을 읽을 수 밖에 없다.


복잡한 세상에 모험을 떠난 사람이라면 그리고 아직 목적지에 다다르지 않은 사람은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다. 그런 사람은 책을 읽을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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