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yoohwan Nov 09. 2020

매일 살 생각 #01

이사하면서 구입한 물건들, 구입하고 싶은 물건들

이사를 했다. 5년 전 서울에서 인턴을 하게 되면서 신림동 작은 원룸에서 자취를 시작했고, 두 번째 집은 그보다 조금 넓어진 옥탑방이었다. 세 번째 집에서는 근처에 살던 친구와 함께 봉천동 옥탑방에서 살았다. 누군가와 함께 살다 보니 그 공간을 온전히 내 취향으로 꾸미는 것은 불가능했다. 어느 정도 포기하고 살아야 되는 것들도 있었고 나는 그게 못마땅했다. 친구도 그랬겠지. 올 6월부터 나는 네 번째 집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전세난 속에서도 어렵게 지금의 집을 구할 수 있었다. 나의 첫 번째 투룸, 혼자 살아보는 비교적 넓은 공간.


나는 이 공간을 내 취향으로 가득가득 채우고 싶었다. 이사 가기 전부터 가구 하나도 아무거나 두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 값비싼 가구와 조명, 소품들로 모두 채울 수는 없지만, 적당선에서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아끼지 않고 채우고 싶었다.


이때부터 머릿속에서는 무엇을 살지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했다. 이사 가기 전부터 예약 발송으로 가구를 주문했고, 처음으로 비싼 조명들도 직구를 통해 구입해보았다.(이럴 때 실행력 무척 빠른 편) 가전도 평소 갖고 싶었던 건조기부터 내 마음에 드는 예쁜 냉장고와 티브이까지 지출은 11월인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내 평생 이렇게 많은 돈을 단기간에 써보기는 처음이었다.


그중 내가 아직도 살까? 말까? 고민하는 또는 이미 사버린 물건 몇 가지를 소개해보려고 한다. 이미 써보신 분들은 자유롭게 댓글을 남겨주셔도 좋겠다. 이를테면 소비를 잠재워주는 '생각보다 별로예요'라는 후기라던가..



1. 임스 체어 (Eames Chair)


유리섬유 (Fiberglass) 소재의 임스 체어. 1950년 찰스 레이 임스 디자이너는 유리 섬유로 쉘 체어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에펠탑 모양으로 철사를 휘어 용접한 다리 위에 쉘을 올리는 타입의 임스 체어는 디자인 일대에서는 혁신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며 빈티지 컬렉터들 사이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100~200만 원까지 가격대가 꽤 있는 의자이기 때문에 구매가 망설여지는 의자이다. 하지만 화이트톤으로 꾸며진 우리 집에 컬러 포인트를 주기에 이만한 의자도 없다고 생각한다. 특히 파이버글라스 즉 섬유 유리의 임스 체어는 1940년대 이후 단종된 상태라 플라스틱의 임스 체어보다는 가격이 배는 비싸다. 임스 체어는 다리의 종류가 많은데 그림에 나온 다리는 DSS라는 타입이다.



2. 디터람스 턴테이블 (Diater Rams Turn Table)


'Less but better' 적은 것이야말로 더 많은 것. 디자이너들의 디자이너 디터람스의 디자인 철학을 고스란히 반영한 턴테이블. 경쟁업체에서는 백설공주의 관으로도 불렸다고 한다. 디터람스는 이 제품으로 브라운사에서 확고한 자리매김을 하게 된다. 투명한 아크릴 덮개와 흰색의 외관이 부드럽고 단아한 느낌을 준다. 목재, 철판, 플라스틱의 다양한 소재를 사용했지만 마치 원래 하나였던 것처럼 간결하고 깔끔한 인상을 준다. 이 턴테이블이 어떻게 1950년대 디자인이란 말이지? 지금 만든 제품이라 해도 전혀 이질감이 없다. 그래서 그런지 여전히 빈티지 마니아들에게 사랑받는 제품이라고 한다. 200만 원대가 넘지만 없어서 못 팔 정도. 나는 있어도 못 산다.



3. 발뮤다 가습기 (BALMUDA Humidfier)


소형 가전계의 애플이라 불리는 발뮤다. 사실 이사를 하면서 발뮤다의 공기청정기 더 퓨어를 구입했었다. 더 퓨어 가격도 내 기준 비싼 축이였지만 29cm에서 리퍼 제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었다. 시각적으로도 아름답고 실생활에서도 유용한 제품을 만들겠다는 포부답게 디자인이 상당히 예쁘고 실용적이기까지 하다. 날이 건조해지는 이때쯤 지름신이 찾아오는 이 백자 같은 가습기는 발뮤다 레인이라는 제품. 젖은 수건이 마르고, 컵에 담긴 물이 자연히 줄어드는 자연 증발 원리를 이용한 기화식 가습기로 초음파 가습기처럼 외부에 물방울이 맺히는 현상이 전혀 없다. 급수 방식도 특이한데 상단 유기 EL 디스플레이에 물을 부어주면 끝난다. 컨트롤 방식도 애플의 아이팟처럼 원형 다이얼을 돌려주는 방식으로 직관적이고 쉽다. 단점으로는 필터 교체 비용이 년마다 발생하고 기화식 가습기의 특성상 제때 관리를 하지 않으면 냄새가 심하다. 그리고 직접 구매하여 사용 중인데 생각보다 크기가 너무 크다. 지마켓 빅스마일데이를 맞이하여 쿠폰과 마일리지까지 영끌하여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었다.(자랑)


4. 토리베 가위 (TORIBE Scissors)


아무래도 이 글에 어울리는 물건은 아니지만, 그린 물건이 생각보다 많지 않아 추가해본다. 이사를 하면서 수많은 룸 투어, 인테리어 관련 영상을 찾아봤는데 많은 분들도 이미 아실 '디에디트 라이프'라는 채널을 자주 시청했다. 콘텐츠 중 디에디트 대표님이 가위를 비싼 가격에 구매했다는 내용이 있었는데 그 가위가 바로 이 토리베 가위이다. 가위까지 비싼 걸 사야 되나?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가위는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물건이다. 특히 주방에서.그러니 좋은 가위를 쓰면 삶의 질도 따라 올라가지 않겠는가?


토리베 가위는 좋은 주방가위의 정석이란다. 100% 스테인리스 소재이고 절삭력도 당연히 우수하여 두꺼운 고기나 식재료도 거뜬하게 잘라낸다고 하는데 (고기 자를 때 잘 안 잘리면 겁나 짜증 나는데 그럴 일은 없겠다) 아직 구매하지는 않았지만, 살생각에 잠 못 이루고 있으므로 조만간 질러야겠다.


주방에서 사용할 그릇과 냄비 프라이팬, 조리도구까지 이번에는 좋은걸 사서 오래도록 쓰고 싶다. 그릇은 세트보다 하나하나 마음에 드는 걸 골라 모으는 재미를 느끼도 싶고 조리도구나 커틀러리도 이음새 없이 튼튼한 스테인리스를 사서 망가질 걱정 없이 사용하고 싶다. 하나씩 알아보고 천천히 구매할 예정이다.


주방용품도 기회가 되면 따로 포스팅을 해봐야겠다!

오늘의 살 생각은 여기까지 해야겠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