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1. 캐디와 CEO의 포옹
Chapter1. 캐디와 CEO의 포옹
몇 년 전 우연히 읽게 된 이 책이 내 인생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궁극적으로 인생에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던 나에게 하나의 길을 보여준 사람. 지금까지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던 이름 빌 캠벨에 관한 책이다. 태평양 건너 실리콘밸리 혁신가들의 코치이자 가장 친한 친구라고 불린 사람, 지금은 살아있지도 않은 이 사람이 이렇게 큰 의미로 나에게 다가올지 몰랐다.
이 책이 나에게 남긴 질문은 다음과 같다. 매우 안타깝지만 나는 이 질문에 아직 답하지 못하고 있다.
"당신과 함께 일한 사람들 중 훌륭한 리더로 성장한 사람은 몇 명인가?"
이 책의 카테고리는 자기계발서가 아니다. 사람의 잠재력을 발현시키는 타인계발서다.
다른 사람의 성장을 견인하는 계발서라니!
빌 캠벨
실리콘밸리의 위대한 코치라는 별명을 가진 이 사람에 대해서 세상에 알려진 게 별로 없다. 어린 시절 운동선수를 했고 풋볼팀 코치였던 그는 39세의 나이에 코치를 그만두고 한 회사에 취직한다. 그리고 애플의 임원, 인투이트의 CEO, 구글의 자문까지 하게 된다. 어떤 능력을 가진 사람이기에 그런 커리어 발전이 가능했을까? 책을 몇 장 넘기기도 전에 나의 머릿속은 질문들로 가득 찼다.
2016년 4월 캘리포니아의 한 풋볼 경기장, 7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윌리엄 빈센트 캠벨 주니어를 추모하기 위해서 사람들이 모였다. 이날 모인 사람은 래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 마크 저커버그, 셰릴 샌드버그, 팀 쿡, 제프 베조스, 밴 호로위츠 등 미국의 기술산업을 이끄는 리더들이었다. 아마 그 어떤 자리도 이 정도 레벨의 산업의 리더들이 모두 모이는 자리를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거기 모인 모두가 빌은 자신의 코치이자 가장 친한 친구라고 이야기한다.
이 책을 집필한 조너선 로젠버그와 에릭슈미트는 구글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빌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고 괴짜 스타트업에서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과 브랜드로 성장하는데 빌이 자신들을 이끌었다고 이야기한다. 다시 또 큰 물음표가 생긴다. 도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능력치라고 하면 둘째가라면 서러울 천재급인 사람들이 이렇게 표현하는 것일까? 빌 캠벨 당신은 도대체 누구인가요?
Chapter1. 캐디와 CEO의 포옹
새로운 상황에 맞닥뜨릴 때마다 우리는 '빌이라면 무엇을 했을까?'라고 스스로 물어보곤 했다.
#1. 비즈니스맨이 되다.
유년시절 풋볼선수에서 시작해 풋볼 코치로 커리어를 이어가던 그는 스포츠에서 가장 필요한 적자생존, 냉철함과는 거리가 먼 공감과 연민이 깊은 성격을 가진 사람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의 공감과 연민이 깊은 성격은 오히려 비즈니스 세계에서 더 유용하게 쓰였다.
그는 적지 않은 나이에 광고대행사에 입사했다. 운동을 하던 그 열정을 그대로 회사에 쏟았고 이는 곧 성과를 보이기 시작했다. 성과를 인정 받아 애플의 마케팅 담당으로 이직한다. 그는 애플에서 매킨토시 출시 담당을 맡았고 우리가 아는 그 유명한 광고를 집행하게 된다. 조지오웰의 소설 1984를 패러디한 광고다. 빅 브라더라고 쓰인 큰 대형 스크린을 한 여성이 소리를 지르며 달려가서 망치를 들고 깬다. 그러고 나서 애플의 맥킨토시가 "1984년은 <1984년> 같지 않을 것"이라고 하면서 광고가 끝난다. 이 광고를 스티브잡스가 너무나 좋아했지만, 이사회의 반대가 심했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묻자 빌이 이렇게 말했다. "Let's run it"
이 광고는 당시 슈퍼볼 게임에서 가장 유명한 광고가 되었다. 이렇게 능력을 인정받은 빌은 그 뒤로 애플에서 분사한 클라리스라는 회사의 CEO가 된다. 그리고 그를 만나는 직원들은 모두 빌을 코치라고 부르게 된다. 한 예로 빌이 회사를 떠났을 때 몇 명의 직원들이 광고를 냈다고 한다. 그 광고글은 다음과 같다.
So Long Coach
빌, 우리는 당신의 리더십, 비전과 지혜, 우정과 정신을 그리워할 거예요.
당신은 우리 스스로 서는 법을 알려주었습니다.
당신 덕에 우리는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당신이 더 이상 우리의 팀을 코치할 수 없을지언정, 우리는 당신이 우리를 자랑스러워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할 겁니다.
#2. 사람을 성장시키는 사람
빌은 리더십과 사람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다른 방법을 이야기했다. 사람들은 각기 다른 스토리와 다른 배경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즐겼다. 그리고 각기 다른 방법으로 사람들을 성장시키는 방법을 알았던 것 같다.
애플에서 스티브잡스가 쫓겨날 때 유일하게 반대한 사람이 빌이었고 그 뒤로 둘은 친한 친구이자 코치가 되었다고 한다. 그 뒤로 빌은 구글의 에릭 슈미트부터 페이스북의 셰릴 샌드버그까지 수많은 CEO, 리더의 코치가 되었다. 그중에서 에릭 슈미트는 15년간 빌의 영향이 구글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 영향은 직접 어떻게 하라고 지시를 내리는 것과는 아주 거리가 멀었다고... 그리고 그가 없었다면 오늘날의 구글은 없었을 거라고 말이다.
#3. 1조 달러 코치
그가 왜 1조 달러의 코치인가? 원래 이 책의 원서 제목이기도 하다. 스티브잡스와 일 하면서 파산 위기에 몰린 애플 시가총액을 몇천억 달러 규모로 키워냈다. 래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 에릭 슈미트와 일하면서 작은 스타트업을 구글이라는 IT 공룡기업으로 키워냈다. 이 두기업의 기업가치면 합치더라도 1조 달러가 되기 때문에 그가 1조 달러 코치라고 불리는 이유다. 빌은 자신의 성과를 극대화하기 원하는 개인이 아닌 팀을 코칭했다는 점에서 다른 코치와 차별점이 있다. 빌은 리더와 팀 모두를 코칭하면서 정답이 없는 비즈니스 난제를 해결하는 최적의 팀워크를 만드는 일을 했다. 빌은 리더들에게 다른 사람을 코칭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그 모습을 통해 더 훌륭한 리더가 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어려운 상황을 맞닥뜨릴 때마다 그들은 "빌이라면 무엇을 했을까?"라고 스스로 물어보게 했다.
#4. 대체 불가능
점점 더 궁금해진다. 그가 한 코칭의 핵심이 무엇이길래 개인도 아닌 조직 전체가 변화했다는 것일까?
'세상에 코치 빌은 단 한 명뿐이다.'라고 그를 경험한 많은 이들이 이야기한다.
벤 호로위츠는 이렇게 말했다.
"빌을 너무 많이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 누구도 빌이 될 수 없거든요. 하지만 저는 더 나은 사람이 되는 법을 빌에게 배웠습니다. 그리고 더 높은 수준의 정직성과 사람, 그리고 관리를 더 잘 알게 되었어요."
나는 앞으로 몇 개의 시리즈로 빌 캠벨의 코칭의 비법에 대해서 연재하고자 한다. 그리고 나는 어떻게 그처럼 성장할 것인지에 대해 나만의 전략을 세워봐야겠다. 물론 세상에 빌은 한 명이고 누구도 그처럼 될 수 없지만 말이다. 그러나 나는 나처럼 될 수 있으니까 뭐 해볼만하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