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민규 Sep 04. 2020

세바시 무대에서 배운 것



바로 그 세바시?

코로나가 조금은 잠잠했던 7월 말, 세바시 작가님께 불쑥 섭외 연락을 받게 되었다. 

세바시에 대한 첫 기억을 떠올려 보면 2013년 무렵까지 거슬러 간다. 너무도 유쾌한 김창옥 님의 강연을 보았던 게 첫 기억이다. 그 당시엔 세바시에서 올라오는 거의 모든 영상을 보았던 것 같다. 그 후로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알게된 분들이 세바시에 나오게 되어, 신기한 마음으로 지켜보기도 했다. 


연락을 받고 한동안 얼떨떨했다. 《회사 말고 내 콘텐츠》 가 출간되고서 두어 달 동안 페이스북 친구 신청이 몇 백건이 됐었다. 처음에는 메세지도 드리고 했지만, 나중엔 그럴 수가 없어서 누가 페친이 된지도 모르고 있었다. 세바시 작가님께서는 그 쯤 친구 신청을 해주셨었고, 한동안 내 담벼락을 지켜보셨다고 한다. 


 《회사 말고 내 콘텐츠》를 출간하고 내게는 두 가지 멀티유니버스가 펼쳐졌다. 출간 후 여러 제안을 받음과 동시에 코로나 시국이 큰 제약으로 다가왔다. 너무도 비슷한 시기에 절묘하게 겹쳐서 참 정신이 없었다. 책을 통해 여러 제안을 받았지만, 코로나 때문에 취소가 되었고 연기가 되었다. 코로나 시국을 면밀히 지켜보며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빠르게 준비하고 펼쳐 나가야 했고, 또 진행이 가능한 일들은 조심스럽게 진행을 했다. 그렇게 정신없이 9개월이 훌쩍 지났고, 이제는 다음 책을 준비하고 있는데 감사한 제안이 온 것이다. 바로 그 세바시 무대라니.



무려 세바시, 대체 어떤 원고를 써야 하나

세바시 팀과 온라인으로 처음 인사를 나누고 회의를 했다. 말씀을 자세히 들어보니, 경기콘텐츠코리아랩에서 오랫동안 진행해 온 '창의세미나S'라는 프로그램을 세바시와 콜라보해서 진행하는 조금 독특한 무대라고 해주셨다. 그래서 강연 시간도 기존 창의세미나S와 마찬가지로 '30분'이 주어졌고, 이에 맞추어 준비를 하게 되었다. (강연 영상은 편집되어 9월 말 쯤에 '15분' 분량으로 세바시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 된다고 한다.)


원고 작업을 시작했다. 약 30분 분량, 무대는 무려 '세바시'. 내 이야기를 어디서부터 시작하고, 어떤 메세지를 꺼내야 할 지 고민이 깊었다. 또, 세바시 구독자 분들이 모두 내 책을 읽으신 게 아니기 때문에 훨씬 더 넓은 이야기를 해야 했다. 그렇게 강연 전날까지 세바시 작가님과 서너 차례의 원고 피드백을 받으며  당일 새벽 4시에 원고를 마칠 수 있었다. 




실시간 촬영이라구요?

라이브 촬영 당일이 됐다. 경기콘텐츠코리아랩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으로 강연을 진행하고, 뒤 이어 Q&A를 진행하게 됐다. 2.5 단계 격상으로 현장에는 나를 포함해 10명 미만의 세바시 팀 분들이 계셨고, 강연/강의 자리에서 경험하지 못한 고요한 분위기였다. 넓은 공간에서 카메라 렌즈만 바라보고 30분을 강연하는데, 손에 들린 큐시트를 볼 수가 없었다. 긴장한 탓이기도 했고, 큐시트를 한 장씩 넘기면서 진행하려면 시선이 자꾸 아래를 향하게 될 것 같아서 꼬일 것 같았다. 


별 수 없이 카메라 렌즈만 바라보고 연습한대로 그대로 직진을 해야 했다. 중간 쯤부터는 내가 잘 하고 있는지 아닌지 알 길 없이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준비한대로만 진행할 수 밖에 없었다. 맘 졸이면서 강연을 마치고, 아나운서 님과 실시간 댓글을 확인할 때서야 마음이 조금 놓였다. 약 250여 분께서 시청해주시면서 질문이 빠르게 올라가고 있었다.  긴장이 풀린 나머지 아나운서 님께서 첫 질문으로 "소감이 어떠시냐"고 물어주셨는데, "아무 생각이 안 난다"고 대답을 해버렸다.



세바시 팀에게 배운 것

세바시 작가님께서는 원고에 대해서 매우 다면적인 피드백을 해주셔서 상당히 좋았다. 청중, 메세지, 시의성, 연사를 잘 드러낼 수 있는지 여부,  《회사 말고 내 콘텐츠》 책 이야기, 콘텐츠 가드닝 이야기. 고려 사항이 정말 많았는데 그 모든 것들을 헤아리고 피드백을 주셔서 준비에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세바시 팀 분들도 너무 호흡이 좋으셔서 현장에서 원고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또, 매니저님께서는 Q&A시간에  사전 설문을 통해서 '콘텐츠 코칭'을 진행해보자고 제안을 해주셨는데, 그것도 반응이 무척 좋았던 것 같다. 탁월한 기획이었다. 괜히 '세바시'가 아니라는 걸, 실시간 촬영으로 충분히 느끼게 됐다. 아무래도 녹화 강연과는 강도 높은 긴장감이 흘렀을 텐데, 다시 한 번 세바시 팀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질문을 보면서,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내 콘텐츠'만들기에 관심이 높으시다는 것을 깊게 체감했다. 여기서 착안해서, 그동안 방만하게 운영하던 '소식지'성격의 뉴스레터를 조금 다듬어서 Q&A 형식으로 매월 2-3가지의 질문에 답변하는 걸 주 콘텐츠로 삼아 보려고 한다.  (뉴스레터 구독은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37841 에서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모처럼 뛰어난 분들과 유쾌하게 협업을 해서 즐거웠고, 또 그간의 '회사 밖 항해'를 깊게 돌아볼 기회를 얻어서 충만한 경험이었다. 



서민규

- 책 《콘텐츠 가드닝》 ,  《회사 말고 내 콘텐츠》  저자

- 콘텐츠 기획자, 콘텐츠 코치


커리어의 궤도를 이탈하고 콘텐츠를 자전축으로 삼고 있는 창작자. 창작 경험이 개인의 변화와 성장을 가져다 준다는 믿음 아래 콘텐츠 코치로 일하고 있다. 더 많은 이들이 새로운 방식으로 창작을 경험하고 콘텐츠를 기를 수 있도록 교육과 코칭을 통해 돕고 있다. 


all about 서민규 

인스타그램페이스북

'창작자로 일하기' 뉴스레터

프로그램 소개

매거진의 이전글 “회사 없이도 커리어가 가능할까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