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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 Jul 30. 2023

누군가 날 힘겹게 한다면. (feat. 게임이론)

내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호구가 되어선 안돼.


경제를 들여다볼 때, 편하게 읽는 블로거 한 분이 계시는데 주말엔 사적인 글을 쓰시기도 한다. 이번에는 주변에서 나를 힘들게 하는 이유와 그 원인들을 완전히 T의 입장에서 쓴 글이 있는데 공감돼 갖고 왔다. 조금 더 쉽게 각색을 해보았으니, 원글은 아래 링크를 참조!


(내 기준에서는 너무 흥미로워서 일요일 아침부터 컴퓨터 켜서 앉아서 타이핑 중 ㅎㅎ)




https://blog.naver.com/ranto28/223167280545



1944년, 폰 노이만과 모르겐슈테른이 게임이론과 경제적 행동(Theory of Games and Economic Behavior)이라는 책을 저술했음.


사람은 기본적으로 이기적이고, 손해와 이익에 따라서 움직인다는 게임이론의 이론적 기초가 된 책.


게임이론은 어떤 행동의 결과가 나의 행동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게임과 같이 상대방의 대응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상대가 어떤 대응을 할 때, 나의 이익을 최대화하는 합리적인 행동을 찾아가는 이론으로 발전함.


더 단순하게 표현하자면!


'네가 생각한 걸 나는 알고 있지, 하지만 너도 이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조차 나는 안다'



명절날, '늦게 출발하면 길이 막히니 새벽에 출발하자'라고 내가 생각하듯 다른 사람들도 똑같이 생각할 테니 한 번 더 꼬아서 '다들 똑같이 새벽에 출발하겠지? 난 그렇다면 아예 전날 출발하거나 아예 늦게 출발해야지'라고 상대 수를 감안해 몇 수 앞을 읽는다는 것. (문제는 모두 전날 밤 출발하여 모두 막히는 경우가 많다는 것)



1980년, 미국에선 게임이론 모의 시뮬레이션 대회를 개최함. 서로 다른 전략으로 200회의 게임을 진행 /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프로그램이 승리. 양쪽이 모두 협력하면 3점 / 한쪽이 협력하고 한쪽이 배신하면 5점과 0점, 양 쪽 모두 배신하면 1점. 이 대회에서 토론토 대학의 '팃포탯' 프로그램이 504.5점으로 1등을 차지함.


팃 포 탯(tit for tat)은 '상대가 치면 나도 친다'는 뜻

우리나라 표현으로 눈에는 눈 / 이에는 이와 비슷 ㅋㅋ


참지 않긔


이 전략을 일단 상대에게 협력함. 계속 협력하면 나도 계속 협력함. (계속 서로 3점씩 먹는 평화로운 상태)

그러나 상대가 배반하면 나도 즉시 배반함(!) 배반한 상대가 마음을 바꿔 다시 협력하면 나도 즉시 협력함.


중요한 건, 상대가 배반 후 다시 마음을 돌려 인정하고 협력의향을 밝히면 뒤끝 없이 다시 협력한다는 것이 기본 원칙.


더욱 중요한 건, 상대가 배신하면 반드시 보복한다는 나의 대응 전략을 상대가 확실히 알도록 행동을 명확히 하는 것.



요약하자면.


1. 상대에 의해 내가 보복을 했었지만 화해 요청이 온다면 너도 고생해 보라며 감정 풀이를 하면 안 된다는 것.


2. 깔끔하게 회복하되, 다시 배신하면 더 강력한 보복을 할 것이라는 걸 명확히 알려줄 것.


펭수도 참지 않긔


남에게 무조건 잘해주고, 선의를 대하고 피해를 받아도 웃고 넘어가는 것이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반증. (내가 먼저 피해 입히지는 않되, 피해를 받았다면 나 역시 확실한 대응과 보복을 해 쉬운 사람이 아니라 표현해야 된다는 것)


이 이론에 비빌만한 경쟁이론은 나오지 않았고 강대국의 기본 대응 방식으로 유효하게 사용되고 있음.


관련해서 이 게임이론을 실제 간단한 게임을 통해 알려주는 url도 있어 갖고 온다. 꽤 시간이 걸리지만 흥미로우니 시간 되는 주말에 보시길.


https://osori.github.io/trust-ko/






철저히 T의 입장에서 분석된 글이긴 한데 (너 티발씨야?) 나는 이런 글들이 아주아주 흥미롭다.

왜 그럴까 했더니, 평소 그렇게 믿어왔던 생각들이 수학적으로 증명이 되면 좋아하는 것 같다.


인간관계에 대한, 특히 회사에서의 내 스탠스는 '만만하게 보이지 않기'였다. 사람은 간사하게도 누군가 조금이라도 만만해 보이면 무시하고 예의 없이 대하게 된다.


정말 선한 사람이라 하여도, '저 친구는 만만해 보이지만 나는 선하니 잘 대해줘야지'와 같은 동정의 마음이 되기 쉽다.(당장 지금 본인 입장에서 동정을 갖는 누군가를 떠올려보라)


만만하지 않다는 걸 드러낼 여러 수단들이 꼭 필요하고, 그건 저마다 방법을 찾아나가야 되는 과정이라고 본다.(나만의 만만하게 보이지 않기 방법에 대해서는 나중에 포스팅해도 재밌겠는데?)



각설하고, 위 글에서 하나 더 배운 것은 그렇다고 평생 원수로 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누군가 나를 한 번 배신하면 or 피해를 입히면, 그 즉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다시는 보지 않겠다는 마음이 있었는데 마냥 그럴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살다 보면 세상은 좁은 편이라, 누군가와 등을 졌을 때 꽤 많은 손해를 얻기도 한다. 내 마음도 불편해지고. 물론 그를 대하는 나의 표정과 마음가짐은 전과 다르겠지만 그냥 티 내지 않고 똑같이 대해주기.


결국 게임이론은 평생 같은 팀도, 적도 없다는 수학적 증명으로 해석한다.


주변에서 날 힘들게 하는 사람이 있다면 분명하게 나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면 단호하게 한 번은 반드시 표현을 할 것. 좋은 사람과 호구는 분명하게도 다르다.


남을 불편하게 하기 싫어서 싫은 소리 하기 싫어서 참다가 궁극적으로 나를 다치게 하는 건, 나의 가족/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신의를 저버리는 일이다.


주변 사람들이 나를 힘겹게 할 때, 이 수학적 증명이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 쓴소리를 뱉는 내 모습이 결코 잘못된 점이 아니라는 증거가 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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