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하지만 성실해야하는 일을 하느라 시간을 쏟아붓고 있다.
재미에 비해 해야할 일이 너무 많고 보람도 없다. 이걸 다 끝내고 나서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는가도 의문이다.
아니, 이 일이 끝나면 에너지를 소진한 상태여서, 정작 해야하고 하고 싶은 일은 한동안 못하게 될 것 같다. 며칠 전에도 좋아하고 해야할 일을 결국 하지 못하고 넘어갔다.
이런 인식과, 예감 때문에 집중이 잘 안된다.
꾸역꾸역 앞으로 나아간다. 꾸역꾸역의 속도는 나를 쫓아오는 절망보다 조금 앞서가는 정도이다.
지난 밤에는 결말 없는 소설을 읽었다. 바벨의 도서관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