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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지 Dec 27. 2024

산타가 우리 집에 왔어요! 첫 크리스마스 이벤트 성공기

우리 집에 온 첫 산타클로스

몇 주 전, 서빈이가 내게 물었다.

“엄마, 우리 집엔 왜 산타가 안 와?”


아이들의 이런 질문은 부모에게 참 묘한 감정을 남긴다. 크리스마스의 마법을 믿고 싶어 하는 아이들의 마음과 그 믿음을 지켜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 나는 서빈이에게 말했다.

“아니야, 우리 집에도 산타가 올 거야.”


그날 이후로 우리 부부는 작은 크리스마스 이벤트를 준비했다. 스타필드 백화점의 산타에게 보낼 편지를 쓰는 이벤트에 참여했다. 아직 글을 쓸 줄 모르는 서빈이는 그림으로 마음을 전했다. 그림 속에는 산타와 썰매, 그리고 선물이 가득 담겨 있었다. 나는 그걸 보며 속으로 다짐했다.

'우리 아이들에게 진짜 산타를 보여주자.'



드디어 크리스마스날 아침. 서빈 아빠가 산타 복장을 준비해 집 밖으로 나갔다. 선글라스와 수염, 장갑까지 완벽히 갖춘 모습으로 돌아와 문을 두드렸다.

“똑똑.”


아이들이 눈을 비비며 문 앞으로 나왔을 때, 서빈이의 표정은 정말이지 잊을 수가 없다.

'드디어 산타가 우리 집에 왔구나!'


그 표정 하나로 크리스마스 이벤트는 성공이었다.

아빠 산타는 커다란 선물을 두 아이에게 건넸다. 똑같은 시크릿쥬쥬 화장대였다. 나는 아이들에게 물었다.

“산타랑 사진 찍어볼까?”


아이들은 신나게 산타 옆에 앉아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찍고 나니 산타는 다시 떠날 시간이었다. 서빈이와 나희는 배꼽 인사까지 하며 문 앞까지 배웅했다. 문이 닫히자마자, 서빈이는 펄쩍펄쩍 뛰며 나에게 달려왔다.


“엄마! 산타가 진짜 왔어!”


남편은 문밖에서 산타 옷을 갈아입고 퇴근한 척 집으로 들어왔다. 그러자 서빈이가 아빠에게 자랑하듯 외쳤다.

“아빠! 산타가 우리 집에 다녀갔어!”



서툴지만 최선을 다해 아이들을 위해 산타가 되어준 아빠, 산타의 존재를 믿으며 행복해하는 아이들, 그리고 그 모습을 지켜보며 웃는 나. 이 크리스마스는 우리 가족에게 특별한 추억으로 남았다.

우리 집에는 진짜 산타가 왔다.

그 산타는 가족의 행복이라는 따뜻함을 선물해 주고 갔다.

그리고 내년에도, 그다음 해에도 산타는 다시 찾아올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크리스마스의 마법을 오래도록 믿을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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