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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지옹주 Apr 14. 2024

내 마음을 위한 용기

마음을 만나다 No.1

어릴때 엄마는 늘 친구들에게 당하고 울면서 집에 오는 나를 귀여워 했던 것 같다. 

엉엉 울면서 집에 오면 

“ 우리 딸 참 착하네. 

남 괴롭히지 않고 상처주지 않는 사람이라서 엄마는 우리 딸이 참 이쁘다”

엄마는 베이비붐세대이다. 그 세대 특징처럼 

늘 다른 사람을 위해 희생하며 참고 인내하며 참는게 미덕이고 

내가 상처받더라도 남들에게 상처주지 않는 것이, 그것이 미덕이다 생각하셨던 것 같다. 

그렇게 나는 누군가에게 상처주면 안되는 착한사람! 콤플렉스를 가지게 된 것 같다. 

그래서 상처를 받았음 받았지 상처를 주면 안된다라는 생각으로 성장을 했다. 

암진단을 받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명상을 하게 되었다. 

나의 마음은 나를 괴롭히던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던 과거사가 떠올려졌다. 

마음에 억울함이 올라왔던 사건들이 하나씩 떠올려 졌다. 


프리랜서로 1~2년차는 정말 너무 일 하나가 아쉽고 일 하나하나가 긴장 그 자체였다.

그때 도와줬던 전직장 회사 동료가 있었다. 

그 동료의 도움으로 강의를 여러차수를 진행하게 되었다. 

프리랜서 초기에는 경험을 쌓아야 하는 시기라 강의가 안정적이지 않았다. 

냉탕과 온탕을 경험하며 결과가 좋지 않은 날은 한없이 우울해져 바닥을 파는 날도 있고

또 잘하게 되는 날은 성취감에 우쭐거림이 하늘을 찌르는 날도 있다. 

그 프로젝트는 정말 너무 힘든 강의 였다. 아니나 다를까 결과도 너무 안좋았다. 

남은 차수의 강의를 그 동료가 대신 강의를 진행하게 된 것이다. 

동료에게 너무 미안해서 전화를 했다. 

최선을 다한 강의였다. 하지만 결과가 좋지 않아 미안했다. 하지만 그 반응은 나에게 너무 큰 상처였다. 

“언니의 강의력 때문에 언니를 소개해준 내 입장이 너무 곤란해졌어” 

이어지는 말들은 너무나도 차갑고 나의 자존심은 바닥에 내동댕이 쳐지면서 짓눌려지는 순간이었다. 

그냥 손이 떨렸다. 하지만 아무 말 하지 못했다. 

성과가 안좋았으닌깐 

어릴때처럼 .. 또 난 혼자 집에 와서 너무 많이 울었다. 

암진단을 받고 과거를 버리는 명상에서 그 사건이 너무 후벼팠다. 

그랬구나 그렇게 힘들었구나. 

그 당시의 짓눌린 나의 감정을 사과받고 싶었다. 

내 마음을 위해 용기를 내서 전화를 했다. 


“00아 잘 지냈어? 

내가 사실은 유방암 진단을 받아서  요즘 몸과 마음을 살피고 있어 

그래서 명상을 하면서 내 안의 상처를 보듬어 주고 있거든 근데 너무 상처였던 기억이 있어서 

너무 시간이 지나서 당황스럽겠지만 나 그때 너무 상처였던 거 같애" 

라고 용기 내어 이야기 했다. 

돌아오는 답변은 예상은 했지만. 그 동생은 교과서를 읽는 것처럼 

“모든 소통은 일방적인건 아니잖아.  

나도 내 입장이 있을 건데 나한테 뭘 바라는거야?” 

그래서 나는 

“상처였다고 .. 함부로 내 감정을 무시한 니 태도에 사과 받고 싶어 전화 했어” 

그 이후에 .. 그 동료는 예상은 했지만 또 자기 말만 했다. 


아 대화가 안되구나. 싸움이 될 것 같았다. 계속 짖고 있길래 

정확히 짖고 있었다. 그래서  딱 잘라 이야기 했다. 

“앞으로 너랑 더 이야기 할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 행복해라” 

이러고 전화를 끊는 동시 나는 관계를 끊어냈다. 

내가 이렇게 나를 지켜낼 수 있다니 처음으로 용기 냈다. 

처음으로 나에게 상처 준 사람에게 왜 상처 받았는지 이야기 한 내가 너무 대견했다. 

나를 지킨 것이다. 내 감정을 지킨 것이다. 


그렇게 처음으로 손절을 했다. 

아니 미숙한 거리두기라 하자. 

미숙한 거리두기였지만 내 감정을 읽을 수 있었고 

내 마음을 지키는 사람들이 누군지 통찰력이 생겼다. 

미움 받아도 괜찮을 사람과 거리두기를 위한 용기를 낸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창가에 새소리와 나의 콧노래는 마치 노래 한곡을 완성하는 듯한 시간이었다. 

그 날을 잊을 수가 없다. 

미숙했지만 내 마음을 지키는 용기를 낸 날 


내마음, 이제 내가 지켜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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