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 파운데이션(Fondation Louis Vuitton)
친구가 "한번 들린 자리를 다시 올 때 그전보다 더 많은 것을 배운다"라고 했다. 이 도시를 다시 방문했을 때 조금 더 쌓은 경험을 베이스로 확실히 더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여기.
프랑스 파리에서의 마지막 날, 릴(Lille)로 나가기 전에 루이비통 파운데이션 갤러리에 방문하기로 마음먹었다.
먼저 파리 북서쪽의 아클리마타시옹 정원(Jardin d'Acclimatation)을 지나야 루이비통 재단의 갤러리에 찾아갈 수 있다. 레 사블롱(Les Sablon) 역에서 마음의 여유를 갖고 천천히 걸으면 된다.
굉장히 차분한 동네다. 많지는 않아도, 여행객도 꽤 보인다.
파리에서는 오랜만에 혼자 카메라를 들고 나왔기 때문에, 잠깐 전화를 하며 걸었다. 그래서 정확히 몇 분 정도 걸었는지는 모르겠는데 Google Maps에 따르면 천천히 15분 정도 걸었을 것 같다. 걷다 보니 보인다. 루이비통 갤러리.
정말 본 적 없는 구조의, 최소한 내 기준에서는 완전히 처음 보는 스타일의 건축물이다.
언뜻 조개 같기도 하고, 언뜻 출항하는 배의 모습을 닮기도 했다.
유리와 목조, 모던함. 거 참 독특하다.
가까이서 보면 이렇게 볼 수 있다. 철제 구조물과 목조 구조물이 서로 얽혀있는 모습에 유리가 덮고 있는 모습. 그리고 넓은 동물원 유원지 정원 옆에 위치한 헤리티지 재단의 갤러리.
해체주의 건축 대가인 프랑크 게리(Frank Gehry)와 루이비통의 만남. 6년의 공사기간을 거쳐 2014년 완공됐다. 스페인의 빌바오 구겐하임 뮤지엄도 프랑크 게리의 설계 아래 7년 만에 완공된 바 있다. 이 분의 설계로 완공된 건물은 어디서든 랜드마크가 될 수밖에 없다.
세계 최고의 헤리티지 그룹, LVMH. 바로 이전 프랑스 방문이 2013년이었는데 그 당시엔 이 갤러리가 없었다. 밖에서 구경하는 겸 20분가량 서성였다.
학생 할인을 받았다. 여권을 보여줬었는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아마 웬만한 곳에서 여권 상의 나이 인증으로 학생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여담으로 베르사유 궁전, 정원은 국제 학생증으로 할인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간혹 프랑스 내의 대학생만 가능하다며 거절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참고하자. 다만 프랑스 교육기관의 입학 허가증을 pdf 파일로 들고 있으면 가능하다. 할인 폭이 큰 경우가 있으니 지갑을 지키기 위해선 철저히 준비하는 것이 좋다.
입장 직후 보이는 것은 인포메이션 데스크와 기념품 샵 등 별로 없다. 다만 높은 층고와 아름다운 곳에서 풍기는 분위기, 그리고 기념품 샵에 어쩔 수 없이 발이 끌린다.
프랑크 게리의 룸 입구에서 바라보았다.
스튜디오는 갤러리 룸 입구 맞은편 계단 2층으로 올라가면 된다. 짐/가방 보관소 바로 위에 위치한다. 짐 보관은 무료다.
Fish Lamp. 복합 미디어란다.
스튜디오는 그렇게 크지는 않지만, 프로젝터가 비치고 있는 2개의 벽면과 Fondation Louis Vuitton 갤러리 모형 등의 여러 볼거리가 있다.
요 근래 1년 정도 조소를 많이 보고, 사진을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 두 종류에 눈과 발이 더 오래 머문다.
루이비통 갤러리 여기저기에 경비원 분들이 많이 계시지만, 노란 거울 벽 혹은 기둥 뒤에 휴대전화를 만지고 있는 경비원.
20분, 이유는 없다. 가만히 보다 여러 방향에서 둘러보다 전시관을 나왔다가도 발이 이끌려 또 보다 보니 20분은 이 작품에 할애한 것 같다.
그냥 분위기에 압도되고 작품 하나하나의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
관람객분들이 없는 시간을 틈타 다른 각도에서 촬영했다.
갤러리 이동 중 볼 수 있었던 작가 도록(Brochure) 테이블, 그리고 독특한 코끼리 컬러의 의자.
갤러리별로 톤 컨셉이 있다. 생각보다 다크한 갤러리가 있는 편인데, 보통은 프로젝션 비디오 아트가 설치돼있다.
날이 조금 흐려서 사진 속 하늘이 쾌청해 보이지는 않지만, 덕분에 부드러운 빛으로 Frank Gehry의 건축물 프레임을 밝게 비춰주고 있는 모습이다.
갤러리 루프에서 옆에 위치한 아클리마타시옹 정원을 바라볼 수 있다. 부지가 굉장히 넓고 바닥에서 미세한 물을 뿜어 올리는 일종의 미니 분수를 설치해 어린이들이 좋아할 법한, 놀이공원형 유원지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곳이다. 참고로 성인이 재미있다고 느낄만한 어트랙션은 없는 듯하다.
내려오는 길, 옥상에서 바라보는 갤러리는 프레임 소재의 적절한 조합(스틸 + 나무)으로 튼튼해 보이면서 동시에 스틸의 찬 느낌을 상쇄시켜주는 듯했다.
갤러리에 있는 동안 친구에게 번개 연락이 와서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는 못하고 사촌 동생들에게 선물 줄 LV연필들과 내가 쓸 것들을 조금 사고 나왔다.
온라인으로도 구매가 가능하다. 아이폰6 & 7 케이스가 정말 예쁘고 가격이 비교적 괜찮은 편이었지만, 아이폰을 사용하지 않아서 굉장히 아쉬웠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