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세이
“엄마가 강남에 사는 남자랑 만나래.”
“그래, 그럼 당장 강남으로 이사 가야겠다. 강남에 고시원은 있겠지?”
20대 중반에 들은 이야기입니다. ‘강남에 사는 남자를 만나’라고 엄마가 조언했다는 여자친구가 말하자, 남자친구는 ‘강남 고시원’으로 이사 가야겠다고 농담 삼아 답변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은 지 10년이 훌쩍 지난 지금, 그 여자친구 엄마의 말은 유명한 예언가 ‘노스트라다무스’의 뺨을 쳐도 될 만큼 훌륭한 조언(?)이었습니다.
2010년도에도 서민들이 월급을 모아 살 수 없을 정도로 강남 집값은 비쌌고, 2020년이 지난 요즘에는 일반 월급쟁이들이 도저히 살 수 없을 정도로 비싸졌습니다. 어찌 보면, 강남에 집 한 채를 소유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국내 상위 10% 이내에 드는 자산가일 것입니다. 10억 원을 가지고 있어도 강남에 집을 살 수 있을지 불확실하기 때문입니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가 ‘2022 대한민국 상위 1% 보고서’에서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 데이터를 토대로 국내 가구의 순자산 동향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그 결과 2021년 기준 대한민국 순자산(자산에서 부채를 뺀 금액) 1% 기준은 29억 2,010만 원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당시 제가 아무리 생각해도 평범한 회사원이 월급을 모아서 10억 원 정도의 집을 산다는 것은 상상할 수가 없었습니다. 시간이 지나서 대출(영끌)을 통해서 10억 원 집을 살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그때는 ‘월급으로만 집을 살 수 없다’라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물론, 제가 열심히 일해서 한 회사의 임원이 되고 대표가 되면 가능하다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최소 15~20년이 걸리겠죠.
‘50억 원을 벌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20대 중반이 넘어가는 어느 날, 퇴근하고 광화문 네거리에서 신호등을 기다릴 때 문득 ‘50억 원을 벌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생각이 내 머릿속을 채웠습니다. 이 질문에 유명한 사람이 돼서 강의에 수천만 원을 받는 강사가 되거나,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는 것과 사업을 해야 한다는 답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평범한 직장인이 50억 원을 벌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았습니다. 주식 등 재테크를 하는 방법도 있지만, 그것도 목돈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여겼습니다. 그래서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은 50억 원을 벌기 위해 모두 도전해 보자는 마음이었습니다.
우선 그중 가장 빨리 시도할 수 있는 일로 ‘사업’을 꼽았습니다. 강사가 되려면, 제가 유명해져야 했습니다. 베스트셀러 작가 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걸릴 뿐만 아니라 글에 대한 실력이 더 향상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업은 당장 시도는 해볼 수 있었습니다. 마침, 그때 정부에서는 창업 지원에 많은 자금을 투입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망해도 젊었을 때 망하자!’
‘망해도 젊었을 때 망하자!’ 사업을 시작할 때 이런 마음을 갖고 했지만, 경험도 돈도 없이 사업을 하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오랫동안 사업하면서 많은 돈은 벌지 못했으나 세상에 대해 소금 한 스푼 정도 ‘아주 조금’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사업을 위해 해야 하는 사소한 경험들도 쌓였습니다. 돌아보면 값진 경험이지만, 또래들과 비교해서는 삶의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50억 원을 가장 빨리 버는 방법은 ‘갭투자’ 같은 재테크가 아니었을까? 특히 ‘테슬라’ 주식이나 ‘비트코인’에 투자했다면 많은 돈을 벌었을 것입니다. 물론 주변에 사업을 해서 수십억 원을 버는 이들도 있습니다. 결국은 방법이 중요한 게 아니라 자신의 능력을 쌓고 운을 잡을 수 있도록 늘 노력하고 기회를 살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 제 개인적인 결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