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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나무 Feb 03. 2024

여행은 기다림에서 시작한다.

1. Istria, Toscana, Pulia






여행도 중독입니다.

보통은 여행을 떠나기 직전에 다음 여행지의 항공권과 숙소를 예약하곤 합니다.

1년에 두 번, 한 달씩 여행을 하니 약 7개월 전에 준비를 하는 것이지요.

맞습니다.

나는 뭐든 미리미리 계획하는 트리플 J랍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파리에서 돌아와 석 달이 지나도록 다음 여행 계획에 대한 예약을 해놓지 않아 초조함이 커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파리 여행 브런치 39편을 쓰던 65일 동안 마음이 편치 않았지요.

이번에도 마일리지로 항공권을 구입하기 때문에 늦으면 좌석을 확보할 수 없는 이유도 있었습니다.

대략적인 일정은 생각해둔 바가 있었기에 틈틈히 항공, 숙박, 렌터카, 기차, 발레 티켓까지 예약을 마쳤습니다.


이번 여행도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잘 가지 않는 곳들을 여행할 예정입니다.

그곳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려고 합니다.

말하자면 여행 예습의 일부를 공개하는 겁니다.

돌아와서 쓰는 브런치는 복습이고요.


크게 세 지역으로 나누었는데요.

이스트리아 반도 10일

이태리 투스카니 지방의 발 도르차 평원  13

그리고 남쪽 풀리아  10일입니다.

쉽게 말해 아드리아해에 접한 도시들과 이태리의 중심 평야 지역을 여행할 계획이에요.




이탈리아와 아드리아해 인접국 지도



이스트리아, 또는 이스트라(이탈리아어 Istria,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어 Istra)라고 불리는 지역은 아드리아해에서 가장 큰 반도입니다.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이탈리아 3개국이 공유하지만 면적의 90%가 크로아티아에 속합니다.

 


깃발 표시가 있는 곳이 이스트리아 여행 예정 지역



로마에서 비행기를 갈아 타고 이탈리아의 트리에스테에서 시작할 예정입니다.

트리에스테는 베니스와 가까운 북부 지역으로 이탈리아 최대 커피 브랜드 중 하나인 '일리(illy)'가 처음 생긴 곳입니다.

달그락거리는 컵 소리, 김이 모락모락 나는 우유에서 '쉬익'하고 거품이 만들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카페에서 카푸치노를 마시게 되겠지요.

그곳에 주세페 베르디 극장이 있더군요.

혹시 하는 맘에 홈페이지를 들어갔더니 마침 여행 날짜에 발레 지젤 공연이 있었습니다.

게다가 숙소가 올드타운의 중심이라 걸어갈 정도로 가까우니 예약을 마다할 이유가 없습니다.




트리에스테
주세페 베르디 극장



트리에스테에 머무는 동안 슬로베니아 블레드 호수에 다녀올 생각입니다.

전에 크로아티아를 여행할 때 루블라냐를 출발하여 두브로브니크까지 내려갔다가 자그레브로 돌아가는 바람에 아쉬움이 남았거든요.


그리고 수년 전 방송했던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의 촬영지였던 슬로베니아의 피란, 예술가 마을 그로즈난을 거쳐 풀라로 숙소를 옮깁니다.

항구 도시 풀라는 크로아티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로 기원전 177년에 로마인들이 옛 정착지를 정복했기 때문에 오늘날에도 매혹적인 구시가지에서 그 시대의 수많은 역사적 명소를 감상할 수 있는 곳입니다.


로빈의 유서 깊은 구시가지에서는 바다의 장엄한 전망을 감상하고 시계탑이 있는 메인 광장과 예쁜 카페가 있는 그림 같은 해안가를 산책하겠지요.

피란은 그곳에서 태어난 이탈리아 작곡가이자 바이올리니스트인 주세페 타르티니 광장이 중심입니다.

삼면이 다채로운 건물이 광장을 둘러싸고 있고 광장의 네 번째는 항구로 연결된 광장의 종탑에 오르면 피란은 물론이고 슬로베니아 이스트리아, 이탈리아, 크로아티아의 360°파노라마 풍경을 보게 될 겁니다.


크로아티아의 리예카, 모토분, 포레치, 로빈 그리고 슬로베니아의 코페르, 이졸라도 돌아보려고 합니다.

그 지역들은 모두 가까운 거리에 있지만 대중 교통을 이용하기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므로 렌터카를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블레드 호수와 블레드 성
로빈
그로즈난

          


작년 봄, 토스카나주의 발 도르차 지역을 짧게 다녀온 터라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그러므로 이번에는 12일 동안 넉넉하게 머무르며 넓은 평원에 사이프러스가 그림처럼 펼쳐진 카스틸리오네 도르시아와 같은 전형적인 중세 마을들을 돌아보려고 합니다.



투스카니 발도르차 평원 지역



당연히 영화 글레디에이터에서 막시무스의 집으로 촬영된 제나 보르보리니 마리아 에바, 비탈레타 예배당, 바뇨 비뇨니, 포지오 코빌리 농가를 트레킹하고  몬테풀차노, 와인과 올리브가 지천인 판자노 인 키안티 , 산 지오반니 발다르노에도 다녀올 생각입니다.

동이 트거나 새벽녘의 안개가 드리운 평원, 구름이 많은 날의 노을과 별이 쏟아지는 들판도 걸어볼 겁니다.

테라스에 앉아 책을 읽으며 그 지역 와인도 마셔야겠지요.


수백 년 동안 대기 현상으로 인해 천천히 그리고 냉혹하게 무너지고 있는 시비타 디 반뇨레초는 오늘날 거의 사람이 살지 않아 죽어가는 도시로 알려진 고대 도시입니다.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도로를 통해서 유일하게 접근할 수 있지요.

산 지미냐노와 아씨아노, 그리고 씨시 대성당의 아름다운 컬러를 다시 보러 가고 싶습니다.

페루자, 피엔차, 아레초, 오르비에토 역시 빼놓을 수 없지요.

이 지역 역시 자동차가 없으면 거의 불가하기에 피렌체에서 렌트를 할 예정입니다.        




막시무스의 집
비탈레타 예배당
바뇨 비뇨니
포지오 코빌리 농가 트레킹 코스
시비타 디 반뇨레초
판자노



마지막 풀리아주는 이탈리아 동남부 지역으로 바리가 중심 도시입니다.

동쪽으로 아드리아해, 동남쪽으로 에게해, 남쪽에는 이탈리아의 장화의 뒷굽에 해당하는 살렌토 반도가 있지요.



풀리아 지역




바리를 기점으로 스머프 마을로 유명한 알베로벨로와 레체, 모노폴리, 마테라, 유명한 동굴 레스토랑이 있는 폴리냐노 아 마레, 화이트 시티 오스투니, 로코로톤도 등의 작은 해안 도시를 둘러 보려고 합니다.

원추형 또는 피라미드 모양의 지붕 모양의 석조 건축 트룰리들이 1500개 이상 모여있는 알베로벨로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곳이지요.

여행 안내서에도 소개되어 있지 않은 예쁘고 아기자기한 작은 마을들을 거닐며 꽃 한 송이, 풀 한 포기에 눈길을 주는 시간은 아름답고 평화로울 거라 짐작합니다.




바리
알베로벨로
폴리냐노 아 마레
화이트 시티 오스투니



다가오기만 하고 도착하지 않은 게 무엇인지 아십니까?

바로 내일입니다.

내일은 늘 오늘이니까요.


나는 후회없는 삶을 합니다

그것은 거의 집착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내 삶을 가치있고 행복하게 책임져줄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나라고 믿습니다.

나이가 들면 주름살이 생기고 아픈 곳도 하나둘씩 늘어나는 건 당연한 이치입니다.

한탄만 하고 있을 시간이 없다는 얘기지요.


여행은 내 인생 최고의 유일한 사치입니다.

그러나 앞으로 몇 번이나 할수 있을지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또 다시 계획을 세우고 떠나는 것이죠.

좋은 사진 몇 장 얻을 수 있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을 가져보면서요.

  



투스카니 몬티키엘로 숙소 전경
몬티키엘로 숙소에서 보이는 파노라마 사이프러스 앤 지그재그 하이킹 코스

  


'오늘이 제일 젊고 여행은 언제나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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