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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잔지바르 Apr 05. 2022

브런치 글쓰기를 시작하며

첫 페이지를 열며

처음 브런치에 가입하고 글을 써야지 써야지 했던 것이 벌써 몇 년이 지났고, 어느새 내 나이도 마흔이 다 되었다. 마흔, 늦었지만 이제라도 지난 여행과 삶의 기억들을 하나씩 끄집어 내 그 순간의 기억과 감정들을 하나씩 글로 써 내려가 볼까 한다. 



한 때는 '글'을 쓰는 것이 취미였던 적이 있었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노동'으로써의 '글'이 아닌 그냥 나 자신을 위한 글, '노동'이 아닌 순수한 '작업'으로써의 글을 썼던 그때가 가끔 생각난다. 그러다 어느 순간 나를 위한 글쓰기를 멈췄다. 그게 언제부터였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글을 쓴다는 것은 언제나 어렵다. 그래서 주변에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을 보면 항상 부럽다. 글을 잘 쓰는 것도 하나의 재주다. 그런 점에서 나는 글 쓰는 것에는 큰 소질이 없는 것 같다. 그래도 나는 글을 쓴다. 그럼으로써 마음을 정리하고, 속을 비워낸다. 


최근 여러 가지로 상황이 좋지가 않다. 열심히 한다고 일을 벌였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설상가상 여러 가지 힘든 상황에 놓인 고난의 시절이다. 마음이 복잡하다. 뭔가 답답하고, 잘 풀리는 것이 없는 요즘. 그래서 나는 다시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이곳 브런치에다가.



앞으로 어떤 글을 쓸 것인가? 딱히 정해진 것은 없다. 그런데 주로 여행과 관련한 글을 적게 될 것 같다. 2005년 1월 태어나서 처음 인도로 해외여행을 떠났다. 그리고 이후에도 여행은 끊이지 않았다. 지도를 보니 참 많은 곳을 다녔다. 그래도 아직 못 가본 곳이 더 많다. 


몇 개 국가, 몇 개의 도시를 다녀왔는지는 세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딱히 나에게 의미는 없으니까. 나는 주로 갔던 곳을 또 가는 버릇이 있다. 한 번 가보았던 곳은 익숙해서 좋다. 주로 동남아가 그렇다. 혹은 한번 떠나면 길게 떠난다. 3개월 동안 인도 여행을 다녀온 적도 있고, 미국과 아프리카를 갔을 땐 1년 넘게 한국을 비우기도 했었다. 



딱히 누군가에게 소비되기 위한 목적으로 글을 쓰진 않을 것이다. 글을 계속 써 내려가다 보면 독자가 생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독자에게 친절한 작가는 아니다. 그냥 내 멋대로 생각나는 대로 쓰고 싶은 것을 써볼까 한다. 


잠비아에 있을 때 한 달에 한 번씩은 꼭 수도인 루사카에 가서 영화를 봤다. 영화 자체보다는 영화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영화를 관람하는 그 시간이 좋았다. 극장 안 불이 꺼지고 영화가 시작되면 내가 잠비아에 있다는 현실을 잠시 망각할 수 있었다. 영화관에 불이 꺼지고 영화가 시작되면 마치 미국이나 한국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러다 영화가 끝나고 불이 켜지면 다시 힘든 현실이 펼쳐졌다. 나는 그때의 그 기분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여행과 관련한 글을 쓰려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글을 쓰는 동안에는 여행 당시의 기억을 회상하며 잠시나마 그때로 돌아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주기적으로 연재를 할 생각은 없다. 그냥 그저 내키는 대로 글을 써내려 갈 생각이다. 


기억이 새록새록하지만 17년 전 처음 떠났던 인도 여행을 앞으로 사진과 함께 써내려 가볼까 한다. 다행히 사진이 아직 고스란히 남아 있다. 글을 쓰는 잠시나마 23살 그때의 나를 느끼고 싶다. 물론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많이 다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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