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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타 Mar 04. 2024

취업을 위한 멘탈리티 가지기

개발자가 바라보는 창업과 취업을 위한 마음가짐의 차이

나에게 창업이란 경험은 어릴 때부터 나를 괴롭혀온 꿈이었다. 그 꿈은 절반쯤은 나의 의지라고 보기 힘든 꿈이라는 것을 알지만 ‘나만의 회사’를 만들겠다는 어린 마음과 결합해 언젠가는 도전해 보아야지 라는 마음가짐을 만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기회가 왔고 그것이 좋은 기회든 나쁜 기회이든 해내 보겠다고 결심했다. 스타트업에 공동창업자로 합류하게 된 것이다.


창업자의 마인드로 접근한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모든 것을 내 손으로 한 땀 한 땀 만들어 가야 한다는 의미다. 작은 조직에서 많이 일해보아서 아무런 규칙도 없는 환경에 익숙하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오산이었다. 보통의 자신감과 확신이 없이는 어쩌면 하루 하루도 버티기 힘든 자리라는 것을 내 손으로 일을 저지르고 나서야 깨달았다. 창업자가 되겠다는 것은 아주 큰 책임을 가지는 일이다.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닌 내가 모든 것을 결정하고 실행해야 한다. 내가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은 자유로움이기도 하지만 항상 그런 자유에는 책임이 뒤따른다. 제품이 팔리지 않는 것도 내 탓이고 제품에 문제가 생겨도 내 탓이고 여튼 내 탓이다. ㅇㅇ팀장님이 시켰으니 내 탓은 아니라는 그런 도망칠 구석은 없다.


창업이란건 이런 엉망인 현장을 매번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갑작스럽게 찾아온 퇴사. 퇴사는 예상하지 못한 시점에 찾아왔다. 나는 분명 3년을 생각했지만 회사의 상황은 내가 예상하지 못한 쪽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그렇게 1년 반 정도의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창업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그러고 나서 푹 쉬고 이번엔 평범한 팀원으로써 회사에 기여하고픈 마음으로 지내고 있던 차, 우연히 A님과의 커피챗에 의해 나를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A님과 마셨던 커피)


A님 또한 스타트업 공동창업자로 오랜 경험이 있으신데 그렇다 보니 구직에 있어 생각지 못한 점에서 어려움을 겪는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바로 마음가짐이었다. 사실 처음 취업 할 때부터 나는 마음가짐에 취약했다. 조직 생활에서 오히려 나는 나만의 기업가정신, 나만의 누군가 시키지 않은 책임을 갖는 편이었다. 회사에서 팀원으로써 어떤 마음가짐이어야 하는 지에 대한 이해는 부족하기도 했고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다. 그저 나 정도면 충분히 열심히 하는 팀원이라고, 이 정도면 나름 회사에 기여하고 있지 않나 이렇게 생각하는 편이었다. 그런데, 막상 내가 일을 시키는 입장이 되어 보니 달랐다. 함께 일하기 편한 사람이란 무엇일까? 조직에서 누군가 채용할 때 그 사람에 바라는 것이 무엇일까?


구체적인 예시로 설명하자면, 개발자의 기술 스택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볼 수 있을 것 같다. 한창 컴퓨터에 대해 공부하다 보면 최신 기술, 내가 학습해서 익히고픈 기술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실제 회사에서 쓰는 기술들은 그렇지 않다. 낡고 오래되었는데, 자주 유지보수할 필요는 없어 가끔 누군가가 작업해서 살짝 고쳐놓는 정도로 오래도록 쓰이는 코드들이 참 많다. 회사 입장에서는 그런 잘 작동하는 프로그램을 굳이 새롭게 만들 이유는 없다. 그런 프로젝트를 업계 용어로 레거시 프로젝트 라고 부르기도 하고 그런 레거시를 구성하는 화려하지 않은 기술을 ‘boring technology’ 라고 부른다. 욕심 많은 신입 개발자라면 그런 프로젝트에 거부감이 들기 마련이다. 최신기술이 너무나 많고 배워야 할 것들도 산더미인데, 옛 버전의 언어 혹은 라이브러리를 사용하게 되는 것이 싫은 마음이 들 수 있다. 나도 그랬다.


하지만, 내가 공동창업자로 합류해서 가장 최신의 기술을 사용해서 제품을 만들어도 그 제품은 그렇게 많이 팔리진 않았다. 그리고 내가 아무리 최신 기술을 사용해도 기술은 매일매일 발전하고 1년만 지나도 내가 사용하기로 결정한 기술들은 구식이 되어버린다. 이 점이 허탈하기도 하고 반대로 내가 기술을 바라보는 시각을 넓히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고객이 사용하기에 큰 불편함이 없다면 기술이 최신이 아니어도 전혀 상관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오래된 기술을 쓰는 회사가 좋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회사에서 사용하는 기술에 너무 깊은 의미부여를 할 필요도 없다. 오히려 회사의 환경을 즐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제약사항 안에서 좋은 해결책을 찾아내는 것이 개발자로써 내가 해야 할 일인 것이다.


사실 멘탈 강화를 위해서는 달콤한 것들이 필수다


내가 일하고 싶은 회사 혹은 당분간은 나를 고용해서 사용해줄 회사가 있다면 나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회사의 이익을 발생시키는 일이다. 회사 내에서 나에게 맡겨진 책임의 크기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어쨌든 내가 회사의 대표도 아니고 나는 회사가 나에게 바라는 일에 최선을 다하면 그 뿐인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회사에 지원한다면 회사는 나의 이런 마음가짐을 궁금해한다. 지원자의 지식, 기술적인 역량을 체크하는 면접 이외의 대부분의 면접의 질문은 사실 마음가짐을 묻고자 하는 질문이다. 이전에 구직할 때는 면접 예상 질문들을 준비해도 그저 내 입장에서 솔직하게 답변하려 했지 회사에 합격하기 위한 답변에 대해서는 공감하지 못했다. 이번에 구직을 준비하면서 면접의 예상 질문들을 찾아보고 답하는 과정에서 깨달은 것은 생각보다 면접은 정답이 정해져 있는 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누구나 맞추지 못하는 것은 그 답변이 내 진심에서 나와야 하고 또한 나의 경력과 잘 어우러진 답변이어야 면접관도 그 답변에 공감하고 함께 일하고 싶은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론은 최근에 열심히 구직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 :)

마음가짐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고 있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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