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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hyun Lee Sep 08. 2017

Big data 바다에서 살아남기

Big data 바다에서 UX는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TRICIA WANG : The human insights missing from big data



최근 흥미로운 TED 강연을 보았다. Technology ethnographer TRICIA WANG'The human insights missing from big data'가 주제인 TED 강연이었다. 연사가 언급한 ‘Thick data’의 워딩이 흥미로워 Thick data에 대해 구글링을 하다가 강연자의 Medium 글 : Why Big Data Needs Thick Data도 읽게 되었다. Medium 글은 TED 강연보다 Thick data에 대해 조금 더 깊은 내용을 다룬다.


글 & 강연 내용을 간략히 정리하자면, 최근 제품을 디자인할 때 Big data를 이용해 사용자를 분석하는 일이 많아졌다. Big data는 결과적인 수치들을 통해 사용 패턴을 나누는 데는 용이하지만 사용자가 어떻게 big data의 결과에 도달할 수 있게 되었는지를 설명 해 주진 않는다. 제품의 사용 맥락을 파악하기 위해 Big data를 보완하는 수단으로 사용자를 주도면밀하게 관찰한 Thick data가 필요하다.

Thick data는 사용자의 양적인 데이터와 연관된 질적인 데이터를 뜻한다. 강연에서는 질적인 데이터를 언급할 때 Ethnography research를 주로 이야기하지만 UX 디자인에서 사용하는 사용자 인터뷰, UX 방법론들도 Thick data 영역에 포함된다고 생각한다.



예전에 기존 앱을 바탕으로 새로운 신규 앱을 기획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적이 있다. 신규 앱의 UX 방향성을 잡기 위해 User voice를 근거로 클라이언트를 설득하는데 클라이언트가 실제 앱 data 수치를 이야기하면서 User research의 결과가 실제와 다르다고 이야기했다. 기존 앱의 data이기 때문에 신규 앱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는 게 우리의 입장이었으나, 앞으로 모수가 적은 사용자 인터뷰를 근거로 data를 분석하는 클라이언트를 설득하는 게 점점 어려워질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data는 객관적이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아무리 사용자 인터뷰를 통해 '사용자는 이렇다'라고 이야기해도 10명의 사용자가 이야기한 것보다 100만의 사용자가 실제 사용한, 눈에 보이는 정확한 data 결과를 믿게 된다.


기존 서비스를 운영 & 발전시키는 일이 많아지고, 다양한 data 분석 툴(google analytic), SQL)을 통해 앱 내 사용자의 행동 패턴을 분석하기 쉬워졌다. 실제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data가 중요해지면서 상대적으로 user research의 영역은 덜 중요하게 되어버렸다.  


그렇다면 UX의 입지가 작아지는 이런 추세에서 UX 디자이너인 나는 어떤 대비를 해야 할까? UX 디자이너의 전문 영역을 계속 키우는 게 맞을까? 아니면 더 늦기 전에 data를 공부해서 서비스 기획자로 전향해야 할까? 계속 UX 디자이너의 타이틀을 가져가는 게 맞는 것일까? 이런 미래 방향성에 대한 갈피를 못 잡고 궁금증만 늘어나면서, 과거의 내가 왜 UX 디자인을 업을 선택했는지 살짝 원망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이런 고민들을 좀 내려놓게 되었다. 어차피 막연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발만 동동 구르고 있어도 해결되는 건 없으니까. 화면 기획을 하지 않는 과제를 하게 된 것도 영향을 받았다. 화면이 사라지니, "사용자 중심" 설계가 더 중요하게 되었다. 대화를 설계할 때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해서 스피커가 적절한 답변(선택지를 제공할 것인지, 자동으로 다음 Task를 수행하게 할 것인지 등..)을 제공하고 사용자가 스피커의 답변을 들었을 때 드는 느낌을 고려해야 한다.  


Big data가 중심이 되었을 때 UX 디자이너로서 남아있으려면 사용자의 본질을 파악할 줄 알아야 한다. Data로 설명할 수 없는 사람들의 감정, 숨은 의도를 고려해 디자인을 알 줄 알아야 한다. 말이 좀 거창 해지는 것 같지만, 화면이 사라질수록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사람들과 어떻게 커뮤니케이션을 하는지 관찰하는 습관을 잊지 않아야 한다.

사용 경험을 디자인하기 위해 실제 사람들과 더 많이 소통하고 다양한 경험을 시도해야겠다. 처음 UX 디자이너를 꿈꿀 때 다짐했던 것들인데 '일'이 되면서 사용자를 생각하는 마음가짐은 퇴색되고 결과물만 바라보는데 열중했었나 보다.



https://www.ted.com/talks/tricia_wang_the_human_insights_missing_from_big_data?utm_campaign=tedspread-b&utm_medium=referral&utm_source=tedcomshare

https://medium.com/ethnography-matters/why-big-data-needs-thick-data-b4b3e75e3d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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