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휘웅 Jan 22. 2024

화이트 와인 시장 분석

과거에는 한국 수입와인시장에서 화이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았다. 그래서 대부분의 분석에서도 외부에 존재했다. 스파클링의 경우 프랑스 샴페인의 비중이 너무나 크기 때문에 다른 국가에 대한 분석이 무의미한 수준이었다. 레드의 경우는 소비자들의 성향이 풀보디, 미디엄보디, 과실향을 좋아하는 경우, 올빈을 좋아하는 경우 등 다양화 되어 있고 국가별, 지역별 특징들이 세분화되다 보니 지금까지 다양한 분석이 되어왔다. 그러나 지금 이 글을 읽는 본인들도 가만히 생각해보자. “나의 화이트 와인 취향은 무엇인가”


의외로 화이트 와인에 있어서 소비자들의 성향은 한쪽으로 확정 지워지거나 고정되어 있지 않다.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을 좋아한다고 해서 캘리포니아나 프랑스의 샤르도네를 싫어하는 것도 아니다. 적어도 와인 초심자들에게 있어서 화이트 와인은 내가 원하는 공간이 딱 정해진 것이 아닌, 넓은 평원과 같은 시장인 것이다. 레드에서 시작한 소비자들은 일반적으로 화이트 시장으로 넘어오며, 여기서 깊이가 더해지면 스파클링의 세계에 더 깊게 빠진다. 스파클링은 의외로 소비자들의 접근성이 좋지 않은데, 뚜껑을 열 때 초심자나 여성들은 크게 뻥 소리가 나거나 기포가 흘러나올까 싶어 경계하거나 두려워하는 경향이 상당히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이전의 전체 와인시장 규모로 성장한 화이트 와인 바닥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한 번 살펴보자. 화이트는 야금야금 시장 점유율을 높여 왔다. 2020년 기준 19.37%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 했던 화이트 와인은 2023년 24%까지 끌어올렸다. 4년 사이 무려 5%나 점유율을 높인 것인데, 레드 와인의 시장 점유율이 2020년 69.42%에서 2023년 60.21%까지 낮아진 점을 본다면 레드 와인을 마시던 많은 소비자들이 화이트 와인으로 옮겨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다음으로 시장의 트렌드를 살펴보자. 그림1과 그림2에서 2023년에 화이트 와인은 물량 기준 –20.96%, 금액 기준 –13.07%로 상당히 줄어들기는 하였으나 전체 시장 감소 규모인 물량 –25.2%, 금액 14.26% 감소보다는 상대적으로 덜한 감소율을 보여주었다. 이는 화이트 와인의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도 한 몫을 하는데, 수입 물량을 12병 기준으로 나누어 계산한 가격 인덱스 기준으로 보자면 레드 와인이 84, 스파클링이 139인데 반해 화이트는 68로써 상대적으로 가격이 매우 저렴하다고 볼 수 있다.

그림1  화이트와인 물량 기준 추세

그림 2 화이트와인 금액 기준 추세


이중 뉴질랜드 와인의 성장세는 특히 눈에 띄이는데, 2023년에 유일하게 성장한 국가다. 뉴질랜드의 가격 인덱스는 71로 전체 평균 68에 비해서는 일부 높은 면이 있으나 여성 고객들의 선호와 함께 접근성이 좋은 가격 등(1만원 이하 초저가 와인 시장도 있으므로 이를 고려해야 함)을 무기로 국내 시장에서 선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림3  뉴질랜드 화이트 수입 추세


화이트 와인 시장은 특별한 시장 지배자가 없다는 것도 특징이다. 그림 4에서 살펴볼 수 있는 것과 같이, 이탈리아, 프랑스, 뉴질랜드, 칠레가 4강을 이루고 있으며, 그 아래를 미국과 스페인이 따르는 형태다. 특히 뉴질랜드의 화이트 시장 점유율은 놀라운 수준인데 칠레를 넘어서서 3위에 올랐다. 이탈리아가 18.73%이나 여기에는 모스카토 다스티의 비율이 꽤 차지하고 있기에 이탈리아 화이트가 시장에서 압도적 1위라고 이야기 하기에도 무리가 따른다. 그에 반해 프랑스는 고가의 화이트가 많이 수입되고 있기에 금액 점유율은 30.9%에 이른다. 프랑스 화이트 와인의 가격 인덱스는 129로써 샴페인에 육박한다. 이는 고급 화이트에 대한 슈요가 샴페인에 필적하며 상당한 수준으로 수입되고 있음을 반증한다.


그림 4 화이트와인 2023년 국내 시장 점유율 분포(물량)


이처럼 특별한 강자가 없는 화이트 시장은 현재 춘추전국 시대이며, 각 국가별로 지향하는 시장이 명확하기에 이 수준의 시장 안분이 이루어질 확률이 높다고 본다. 다만 변수로 볼 수 있는 것이 달콤한 맛의 이탈리아 모스카토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도 여전하기에 뉴질랜드가 어느 정도의 칠레 화이트 시장을 뺏어오느냐, 그리고 이탈리아 모스카토 선호도가 영원할 것인가에 대한 수준으로 살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고급 시장에서 미국의 약진도 눈여겨 보아야 한다. 미국의 화이트 와인 가격 인덱스는 101로써 다른 국가에 비해서는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즉, 프랑스 화잍의 경쟁자는 미국이라는 것이다. 고급 시장이 계속 커지고 있는 현재 와인 시장 상황에서 앞으로 고급 화이트 시장의 경쟁을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뉴질랜드, 프랑스, 이탈리아, 미국, 이 4개 국가의 시장과 함께 칠레가 어떻게 현재 시장 규모를 유지할 것인지 등 화이트 와인이야 말로 앞으로 시장의 주도권을 측정하는 중요한 지점이 될 것임에 분명함을 밝히며 글을 마무리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한국에서 고급 와인 소비자 고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