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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휘웅 Feb 20. 2024

2024년 1월 와인시장의 미세한 변화들

2024년의 시장 집계가 시작되었다. 항상 바라는 것이지만 나쁜 예측은 틀리기를 바라고 좋은 예측은 꼭 맞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세상이 언제 우리 마음대로 돌아간 적은 없는 것 같다. 나쁜 예측은 꼭 맞고 좋은 예측은 틀리기 십상이다. 그래도 2024년에 많은 수입사들이 어려운 시간을 잘 버텨내고 새로운 성장곡선으로 접어들기를 기대해본다. 원래 1월 통계는 큰 의미를 두지는 않는다. 지금까지 1년 시장 분석을 해보면 1월의 추세는 오히려 그 전 해의 연장선에서 시장이 흘러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국 시장에서 계절의 변화는 설과 추석의 선물세트 시즌이 큰 흐름이라 보는 것이 좋고, 그 다음으로는 5월 가정의 달, 11~12월 연말연시 시즌으로 보는 것이 좋다. 1월은 설 시즌 경기로 보아야 하는데 데이터가 참담하다.


2000년~2024년 1월 기준 수입 물량과 금액 흐름(단위: 헥토리터, 금액: 달러)


2024년 1월에 통관된 과실주는 1.5리터 이하 병에 든 제품 기준으로 38,233헥토리터로 2023년 1월 대비 –24.05% 감소했다. 2023년 1월이 2022년 1월 대비 –10.91% 감소했고, 2022년 1월이 2021년 대비 –4.91% 감소했으니 3년 연속 1월은 감소한 셈이다. 2021년 물량과 비교해보면 전체적으로 –3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다. 1월은 시기적으로 수입이 감소하는 경향을 많이 보여주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는데, 1월이 전년 대비 물량이 감소하는 횟수는 2000년 이후 무려 11번이나 된다. 특히 최근 10년 사이에는 6번으로 1월은 감소하는 것이 정상인 달로 보는 것도 무방할 것 같다. 2024년 1월의 물량 수준은 2020년에 약간 미치지 못한다.


금액에서는 39,927,001달러가 수입, 2023년 대비 –12.13%를 보여주고 있다. 금액은 2023년 1월이 2022년 대비 -.32% 감소로 2022년과 거의 동일했으나 이번에는 감소하였다. 선물세트 등의 요인이 있어서 물량 면에서는 레드 와인이 61.56%, 화이트가 26.22%, 스파클링이 11.07%로써 레드가 상당히 많이 들어왔다. 금액에서는 레드가 61.08%, 화이트가 20.47%, 스파클링이 16.46%를 보여준다. 여기까지는 통상적인 통계자료다. 그렇다면 제목에서 말하는 “미세한 변화”라는 것은 무엇인가?


1. 뉴질랜드 화이트 섹터 1위

통계자료가 발표되고 차트를 보았을 때 나도 내 눈을 의심했다. 과거에는 시장 점유율 1%밖에 되지 않던 뉴질랜드 와인이 1위를 했다는 것은 나에게 의미심장함을 넘어 충격적인 결과라고 생각된다. 나쁜 방향이 아니고, 소비자들이 대중적으로 화이트를 많이 찾고 있으며 이는 시장에 긍정적인 시그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뉴질랜드 와인은 2023년 1월 대비 36.8% 성장하였다. 시장과는 전혀 다르게 움직이는 셈이다. 지금까지도 뉴질랜드의 물량 성장률은 경이로웠는데, 2020년은 116.35%, 2021년 134.09% 등 100% 이상을 보이다가 2022년에 0.9%로 급감 뒤 다시 2023년부터 36.77%, 그리고 올해 이 수치(36.8%)의 성장을 보여주었다. 이 것이 시사하는 바는 중저가 화이트 와인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고 이 수요는 시장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점이다. 와인이 명확하게 대중주의 영역에 들어섰음을 반증한다.


2. 주춤하는 프랑스 스파클링 물량

금액에 있어서 여전히 프랑스 스파클링(샴페인 중심)의 압도적 위치는 변함이 없다. 그러나 물량이 2023년 대비 –36.47% 줄었다. 이는 약간의 착시로 보아야 하는 것이, 2023년 1월은 전년 대비 96.27% 증가하여 그 이후는 감소가 나타날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금액도 –15.83% 감소하였는데, 프랑스 스파클링이 1월에 금액 감소한 경우는 2000년 이후 2004년, 2009년, 2011년 세 번 밖에 없다. 즉, 프랑스 스파클링의 수입 금액이 줄어드는 경우는 매우 드문 경우라는 것이다. 이 수치가 설명하는 바를 아직 예단하는 것은 위험하나, 현재 수에즈 운하를 둘러싼 정세 불안이 그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정세 불안은 많은 배들이 희망봉으로 돌아서 오는 바람에 수입 기간이 극단적으로 늘어나고 비용도 천정부지로 솟았다고 한다. 이 부분은 2024년 와인 시장에서 새로운 변수로써 시장에 악영향을 줄 것이 분명하다. 가격 상승에 따른 물량 감소 등을 예견해볼 수 있다. 어느 경우든 시장에 그렇게 좋은 신호는 아니다.


3. 이탈리아의 약세

충격적이기는 하나 이탈리아 와인이 극단적으로 줄어들었다. 1월달에는 그래도 조금씩 늘어나는 모습을 보여준 이탈리아 와인은 2024년 1월 5,280헥토리터 수입으로 2023년 10.741헥토리터 대비 –50.85%로써 정세 불안에 따른 선적물량 도착 지연 등 요인을 생각하더라도 꽤나 큰 물량 감소라 보아야 한다. 금액 면에서도 2021년~2023년까지는 700만 달러를 넘었으나, 2024년 1월에는 485만 달러로 감소하였다.(4,850,881달러, 감소율 –37.27%) 이탈리아의위치가 여전히 물량 기준 시장 점유율 13.81%, 금액 기준 시장 점유율 12.15%로써 톱3 내에 포함되어 있기는 하나, 금액 면에서는 일단 칠레의 11.8%에 근접하여 프랑스와 미국이 상위권을, 이탈리아, 칠레가 중간군을 차지하는 형태를 보여주는 것 같다. 기본적인 원인은 프랑스 스파클링과 비슷하나, 그 이외의 저가 가격대에서 칠레나 스페인 등 다른 국가와의 경쟁, 화이트에서 뉴질랜드산에 상대적 열세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영향을 주지 않았나 판단된다.


2024년 1월 시장 상황이 여러 대외적인 요인, 시장 내부의 불안요소 등에 따라서 불안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나, 시간이 계속 흐르면서 업계 내부의 위기 관리 방법들이 속속 등장하지 않을까 본다. 부디 이 어려운 시기가 잘 지나가고 모두가 행복한 시간이 빨리 오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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