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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휘웅 Jul 25. 2024

2024년 상반기 와인시장 분석과 전망

2024년도 절반이 지났다. 어려운 시장 상황에는 지난 반 년이 1년 아니 10년처럼 느껴진 이도 있을 것이다. 현재 와인 시장은 겨울이라 할 수 있다. 시장 화복의 조짐은 쉽게 보이지 않고 있으며, 구조조정의 깊이는 예상보다 더 크고 깊다. 그리고 그 크기와 깊이는 숫자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무거운 마음과 희망의 마음을 섞어서 상반기에 대한 정리를 해본다.


사실 정보(24년 상반기(1~6월) 기준)


그림1. 수입 물량/금액 추세(1~6월만 비교)
그림2. 최근 5년간 분기별 수입 금액/물량 추세

물량: 216,589헥토리터

금액: 214,734,646달러

전년 대비 동일 기간 물량 증감률: -19.81%(낙폭 증가)

전년 대비 동일 기간 금액 증강률: -18.17%(낙폭 증가)

증량기준  레드, 화이트, 스파클링, 기타 주류 비율: 58.86% : 27.51% : 12/27% : 1.36%

금액기준  레드, 화이트, 스파클링, 기타 주류 비율: 56.10% : 21.09% : 19.62% : 3.19%


그림3. 국가별 물량 기준 시장 순위(상반기 기준)


그림4. 국가별 금액 기준 시장 순위(상반기 기준)


그림5. 국가별 가격 인덱스 추이(전체 금액을 박스 단위인 12로 나누어 박스당 달러 평균가를 나타내는 것, 박스당 평균가격으로 이해할 수 있음)


시장 침체의 원인


가장 큰 것은 소비자들이 와인을 많이 찾지 않는다는데 기인할 것이다. 소위 ‘술을 덜 마시는’ 소버 큐리어스(Sober Curious) 추세는 MZ세대 소비자들에게 많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꼭 한국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세계적인 현상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2차를 가지 않는 술 문화, 과음하지 않는 술 문화 등 사회 전반적인 흐름이 지속되고 있으며 메가 트렌드로 자리잡을 확률이 높다. 인구 구조의 변화 역시 와인 소비 시장의 추세를 설명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다음으로는 소득격차와 가벼워진 주머니 주제라 볼 수 있다. 와인의 대중화는 분명히 이루어져 있다. 현재 대한민국 국민 중에서 와인을 한 병 정도 마셔본 국민이라고 본다면 그 비율은 상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렇다면 와인은 대중주인가? 한국 시장에서는 절대 그렇지 않을 것이다. 1만원대가 저렴한 와인이라 하지만, 맥주나 소주 가격에 비하면 절대로 저렴하지 않다. 와인은 대표적인 경기 소비재(경기의 호황/불황에 따라 선택적으로 소비하는)라 볼 수 있다. 소득 격차가 커질수록 고소득층은 더 고급 와인을 소비하나, 저가 와인을 구매하는 소비자는 가벼워진 주머니로 아예 소비를 포기하는 일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수입 절차 단계에서는 24년 초부터 불거진 수에즈 운하 등의 정세 불안, 그리고 중국의 경기 하락에 따른 재고 밀어내기 수줄과 이에 따른 컨테이너 확보 어려움(한국에 도착하는 선편 확보의 어려움) 등의 문제와 함께 환율(달러 1,300원대)의 문제는 수입사들의 고민을 늘릴 수밖에 없었다. 가격을 올리기도 어려우나 오르는 원가 부담은 고스란히 경영에 반영된다. 오른 단가는 다시 소비자들이 주머니를 닫게 만들고, 이는 다시 경영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시장 침체의 악숙환이 되는 셈이다.


희망과 우려, 시장 전망


나는 길을 가며 재활용 쓰레기 수집장을 자주 살펴본다. 아무것이나 보는 것이 아니고, 병이나 유리 제품 모으는 곳을 집중적으로 본다. 여러 해 전에 비해서 와인 빈 병의 비율이 확실하게 늘어난 것은 틀림 없다. 와인이 대중화 된 것은 분명하며, 소비자들도 과거에는 와인을 특별한 날에 마시는 특별한 술에서 이제는 맥주나 소주와 같이 일상에서 즐길 수 있는 주류의 한 종류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코로나 팬데믹의 가장 큰 결과물은 시장의 팽창 보다는 소비자들이 와인을 대하는 인식을 특별한 고급 주류에서 평소에도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주류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와인 소비의 빈도가 줄어든 것일 뿐 소비자들의 와인 선택은 계속 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시장에서 기본 물량에 대한 수요는 여전하다고 보아야 한다. 내수는 천천히 늘어나거나 안정된 추세를 보여주는데, 오히려 공급자 관점에서 성장세를 과하게, 공격적으로 보아서 물량을 크게 늘린 것이 시장에 부담을 준 것이 주요한 원인중 하나일 것이다.


얼마전 기사에서 위스키의 수입이 크게 줄었다는 내용이 실렸다. 위스키 소비가 줄어든 원인중 하나로 지적된 것이 너무 치솟아버린 가격에 대한 것이 있었다. 소비자의 취향은 언제나 매우 빠르게 변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잠시 소비자의 사랑을 받았다고 해서 그 것이 영원하다 생각해서는 안된다.


나는 1.5리터 이하 과실주 시장 규모가 현재 인구추세와 시장 흐름을 고려할 때 1.4조~2조 사이를 오고 갈 것이라 생각한다. 2021년 시장 규모를 2조로 본 것에서 30% 가량 빠진 수치라 생각이 될 수 있으나 물가 상승률을 고려한다면 규모 상으로 50% 가량 줄어든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물량은 줄어드는 대신 고급화 방향으로 가고 있으나, 고급화도 소비 계층의 한계성(인구, 소득 등) 때문에 현재 거의 포화상태라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즉 시장의 성장을 이끄는 동력 자체가 많이 줄어든 상태라 볼 수 있다.


여기서는 성장 자체 보다는 안정화 단계로 접어들 확률이 높다. 즉, 지금 시장의 규모가 계속 유지되면서 레드, 화이트, 스파클링의 비율 변화, 고급 와인의 비율 변화 정도의 특징이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것이 의미하는 바는 시장이 안정화되어 예측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이에 따른 시장내 고객 쟁탈전이 더 가혹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2000년 이래로 와인 시장은 언제나 성장 지향으로 추세를 이끌어 왔다. 그러나 이제는 그 성장을 멈추고 물가 상승률과 소득수준 상승에 따라 자연스럽게 성장하는 시장의 시대(금액 기준 연평균 성장률 3~5% 이내)에 접어들지 않을까 예측해본다.


전망에 대한 간략 정리


긍정적 요인

2024년 2분기 물량/금액이 2024년 1분기 대비 각각 17%, 8% 증가

이전분기 대비 하락폭이 서서히 개선(물량 –26% > -14%, 금액 –22% > -15%)


부정적 요인

22년 > 23년 상반기 물량 감소폭이 –16.9%였으나 23년 > 24년 상반기 물량 감소폭은 –19.8%로 감소폭 증가, 금액 감소폭은 –18.2%로 전년 –9.4% 대비 증가

2023년 3분기부터 시작된 깊은 골짜기의 박스권을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


기타 전망

시장 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으며 올림픽 등 여러 스포츠 이벤트 등이 와인 매출에 영향을 줄 수 있음

뉴질랜드 와인 등 화이트 와인의 강세가 지속

가격 상승세는 꺾일 것이나 이미 너무 오른 가격은 시장 확산에 걸림돌

시장 회복은 24년 4분기일 것이라는 기존 전망은 유효

시장 규모는 2020년 수준의 박스권에 묶을 확률이 높음(물가상승률 등 감안 시장 규모는 1.2조~1.4조 수준으로 2021년 추정치 2조 대비 약 6천억 가량, 30% 감소. 수입물가 등을 배제하고 물량 기준으로 고려할 경우 40% 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

수입사간 경쟁, 유통 채널간 경쟁, 국가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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