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봇에 관한 몇 가지 잡념들
얼마 전 랩 미팅 시간에 개인 프로젝트를 랩원들에게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해당 시간에 발표한 챗봇 및 대화형 UI (conversational UI) 관련된 생각 혹은 잡념들을 간단히 적어보고자 합니다. PT 때처럼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흘러갑니다.
나아가 챗봇 관련 다양한 자유롭고 잡스러운 생각들을 공유하면 좋을 거 같습니다.
잘못된 내용 수정 및 부가적 설명들은 너무 매우 환영합니다.
한동안 나름 업계와 학술계에서도 핫했던 "Chatbot" 혹은 "챗봇"
일부에서는 대화형 UI (Conversational UI) 혹은 Agent-based UI 로도 부릅니다.
- 챗봇은 말 그대로 앱 혹은 서비스 중심의 업계형 표현 같고,
- 대화형 UI는 "대화"라는 포맷을
- 에이전트 UI는 "인간-컴퓨터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한 것 같습니다.
향후 글에서는 "챗봇"으로 통일하겠습니다.
기술동향을 설명하는 가트너의 하이프 사이클을 한 번 봅시다.
챗봇과 관련된 기술들로는 Natural-Language Question Answering, Conversational User Interfaces, Virtural Persoanl Assistant 정도가 되겠는데요,
가트너는 2016년에 각각 기술의 달성 시기들을 Natural-Language Question Answering는 2~5년 사이를, Conversational User Interfaces와 Virtural Persoanl Assistant는 5~10년 사이를 예측했습니다.
챗봇을 플랫폼으로 접근하는 것은 messenger as a platform으로 보는 관점과 일치하는 거 같습니다.
이렇게 플랫폼으로써 챗봇을 접근하는 것은 인터페이스로 챗봇을 접근하는 것과는 조금 다른 소리 같습니다.
본 글에서는 플랫폼으로서의 챗봇보다는 인터페이스적 관점에서 챗봇을 접근해보고자 합니다.
챗봇의 인터페이스도 굉장히 많은 토픽들이 있을 텐데요, 크게 아래 3가지 정도로 구분해볼 수 있을 듯합니다.
- 물리적 인터페이스
- 자연어 처리 및 생성 기술 (NLP)
- 인간 - 컴퓨터 인터렉션 관련 사용자 경험
1. 물리적 / 외형적 인터페이스
물리적 인터페이스는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사용하느냐의 문제인데요,
Quartz와 같이 기존의 "피드"의 포맷을 벗어나 "대화"라는 포맷을 사용한 예가 물리적 인터페이스의 사례일 텐데요, 말 그대로 서비스가 대화형 "포맷"을 차용한다는 것입니다.
대화형 인터페이스가 한 때 붐이었던 때가 있었던 거 같아요.
그래픽 없이 대화만으로 진행되는 게임 "Lifeline"은 정말 신선했던..
(간단해 보이지만 사용자가 어떤 대답을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니 게임 이면에는 무수한 가능성의 시뮬레이션 프로세스가 내재되어있겠죠..)
2. 자연어 처리 관련
두 번째 챗봇의 인터페이스 관련 영역으로는 자연어 처리(NLP)와 관련된 기술적 영역이 있겠습니다.
인간이 텍스트 혹은 스피치 형태로 전달하는 자연어를 이해하고 이에 따른 적당한 반응을 제공하는 기술이죠.
아마존의 echo, 페이스북 M, X.ai 등 virtual agent는 당연히 이러한 자연어 처리 기술이 바탕이 되겠죠?
아래와 같은 Intelligent Assistant Landscape를 보는 것도 어떤 분야들이 여기에 연관이 되어있는지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거 같아요.
3. 인간 - 컴퓨터 인터렉션과 관련
마지막으로는 인간 - 컴퓨터 인터렉션과 관련된 사용자 경험이 있을 텐데, 제가 최근 관심을 갖고 있는 주제이기도 합니다.
사람의 말에 대해 기계가 어떠한 방식으로 반응을 하는가와 관련된 문제입니다.
# 로봇의 페르소나 혹은 성격을 어떻게 형성할 수 있을까요?
많은 사례들의 경우 로봇들은 인간을 모방하려고 합니다.
엑스 마키나처럼 완벽하지 않아 반감을 살 때가 많습니다만..
저는 이런 사례들을 볼 때마다 궁금한 것이 우리는 로봇에게 무엇을 기대하는가에 대한 것입니다.
우리는 로봇이 인간 같기를 기대하는 걸까요?
로봇을 무조건적으로 사람처럼 만들려고 하기보다는 사용자를 먼저 파악하는 게 맞지 않나 하는 주장입니다.
로봇을 굳이 사람처럼 만들지 않아도
로봇은 로봇 그 자체로 우리와 공존할 수 있지 않을까요?
몇 년 전에 일본 여행 중 처음으로 실물로 봤던 페퍼는 정말 너무 귀여웠습니다 ㅜㅜ
페퍼가 우측의 사람 같은 모습이었다면 친근했을지..
# 개인 성향에 따라 개인화된 로봇이라면?
또 하나 영화 <인터스텔라>의 사례를 들어보죠.
작대기 4개로 움직이던 TARS 기억나시죠?
외관은 매우 딱딱한 로봇인데, (유연하게 구르기는 하지만..) 우리는 TARS를 딱딱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 TARS를 되살리면서 유머 수준을 조절하던 장면 기억나시나요?
로봇이 나에게 맞는 성격으로 개인화되면 정말 멋질 거 같단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로봇 혹은 챗봇의 성격 personlity와 말투 tone of voice로 주제를 좁혀보고자 합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궁금한 질문입니다.
로봇 혹은 챗봇의 말투 tone of voice 는 어때야 할까요?
로봇 혹은 챗봇은 어떤 성격 personality 혹은 캐릭터 character 가 적합할까요?
먼저 어조 혹은 말투에 대한 정의를 먼저 살펴볼게요.
어조란 특정 글쓰기 혹은 말하기 스타일을 묘사하는 단어 ("words used to describe writing or speech style")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마케팅적 측면에서 브랜드의 tone of voice는 이미지 형성 차원에서 굉장히 중요한데요,
tone of voice를 매우 잘 실천하고 있는 브랜드로는 MailChimp가 있습니다.
MailChimp는 Content Style Guide를 통해 그들의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유지합니다.
정말 정말 MailChimp의 Content Style Guide는 정말 정말 모든 마케터들이 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례..
위 그림이 MailChimp 스타일 가이드에서 정의하는 그들의 보이스인데요,
사람 같고, 친근하고, 하지만 직설적입니다. 그 외에 다양한 보이스 정의를 보면 MailChimp 원숭이와 원숭이 성격이 합쳐져 경쾌한 MailChimp 캐릭터가 그려지지 않나요?
이렇게 tone of voice는 단지 "글"의 문제가 아니라 브랜드 및 서비스의 "이미지" 그리고 "캐릭터"를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챗봇 혹은 로봇 인터페이스를 설계함에 있어서도 이러한 마케팅적 요소가 충분히 고려가 되어야 사용자 경험을 충분히 증진시킬 수 있을 거 같아요.
# 해외 챗봇 대사는 누가 쓸까?
그렇다면 유명한 해외 챗봇 관련 서비스의 글을 쓰는 작가들이 궁금하지 않나요?
그냥 직원이 쓸 것 같지는 않은데요..
구글의 경우 픽사의 스토리 텔러였던 Emma Coats가 직접 대사를 작성합니다. (Wired 기사)
그녀는 챗봇의 페르소나 혹은 캐릭터가 다음과 같아야 한다고 얘기합니다.
"You, the person interacting with it, are the hero,”
it's the "fun, trusty sidekick": Slinky Dog, not Buzz or Woody.
픽사 만화에서 주인공은 우디나 버즈였지만 챗봇의 상황에서 주인공은 사용자죠.
챗봇은 재미있고 믿음직한 토이스토리의 Slinky Dog이구요.
작가들은 새로운 챗봇의 디자이너입니다.
그저 GUI가 디자인의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이 챗봇에서는 더욱 극명해질 것 같습니다.
저는 챗봇 인터페이스의 주요 특징이 Personality-based UI라는 것을 주장하고 싶네요.
앞으로 몇 차례에 걸쳐 챗봇 및 agent interface에 대해 더 논의해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