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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인웨이 Jul 22. 2024

인공지능 판을 바꾸려는 애플

[7월 4주차]#애플 #애플 인텔리전스 #AI


안녕하세요. 서진욱 기자입니다.


올해 초 애플의 총체적인 위기를 정리한 뉴스레터를 보내드렸는데요.([141호] 애플 '위기론' 총정리) 당시 우려가 무색하게도 최근 애플을 향한 기대감이 부풀고 있습니다. 주가가 연일 오르며 세계 기업 시가총액 1위를 되찾았죠.


급반전을 이뤄낸 계기는 지난달 '애플 인텔리전스' 발표였는데요. 아직까지는 기술와 사용성의 괴리감이 큰 인공지능 시장을 애플답게 공략하겠다는 큰 그림을 제시했습니다. 그 중심에는 막강한 디바이스 인프라와 플랫폼 경쟁력이 있죠. 이번 레터에서는 애플 인텔리전스를 중심으로 애플의 상황을 극적으로 바꾼 요인들을 알아봤습니다.




각종 악재 휩싸였던 애플, 세계 시총 1위 되찾다

급반전 이끈 애플 인텔리전스… "아이폰 판매량 폭증할 것"

애플, 실용적이고 프라이빗한 AI 제시하다

AI 업그레이드 통해 플랫폼 강화 노리는 애플

늘어나는 인도 아이폰 판매… 중국 부진 상쇄하나


/자료=구글 금융.


각종 악재 휩싸였던 애플, 세계 시총 1위 되찾다


애플이 이달 15일 장 중 237.23달러를 찍으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습니다. 이후 가격 조정이 이뤄지며 19일 224.31달러로 거래를 마쳤는데요. 시가총액 3조4376억달러(4783조원)로 전 세계 기업 중 1위입니다. 2위 마이크로소프트(3조2730억달러)와 격차가 229조원에 달합니다.


올해 초 애플은 모호한 AI 전략, 중국 아이폰 판매 감소, MR(혼합현실) 기기 비전프로 혹평 등 악재에 휩싸이며 마이크로소프트에 시총 1위를 내줬는데요. 얼마 뒤 AI 반도체 열풍으로 급등한 엔비디아의 추월까지 허용했죠. 그런데 불과 6개월 만에 애플을 향한 평가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6월 이후 애플의 주가 상승률은 17%에 달하는데요. 같은 기간 마이크로소프트와 엔비디아는 5%, 8%씩 오르는 데 그쳤죠.



급반전 이끈 애플 인텔리전스… "아이폰 판매량 폭증할 것"


애플의 급반전을 이끈 주인공은 지난달 10일 공개된 '애플 인텔리전스'입니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다양한 AI 기술을 운영체제에 접목하는 것으로 애플의 AI 전략 그 자체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애플 인텔리전스의 자세한 내용은 조금 뒤에 정리하고, 아이폰 판매량에 미칠 영향부터 알아보겠습니다.


9월 출시되는 아이폰16 시리즈는 애플 인텔리전스를 최초로 탑재한 'AI 아이폰'이 될 예정인데요. AI 효과에 힘입어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판매량을 기록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이 아이폰16 출하량 목표치를 아이폰15보다 10% 늘어난 9000만대로 잡았다고 보도했죠. 대신증권은 연말까지 아이폰16 판매량을 6000만대로 예상했는데요. 지난해(아이폰15)보다 500만대 늘어날 것이란 추산입니다.


2021년 출시된 아이폰13. /사진=애플.


모건스탠리는 더 나아가 2026년까지 아이폰 판매량이 5억대에 달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을 내놨습니다. 기존 전망치인 2억3500만대보다 배 이상 큰 규모인데요. 애플 인텔리전스가 아이폰 사용자들의 교체 수요를 자극해 판매량 급증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죠. 모건스탠리는 이런 근거를 바탕으로 애플 목표주가를 273달러로 올렸습니다. 모건스탠리 분석이 적중한다면 애플 시총은 4조달러(4조1862억달러)를 넘어서게 됩니다.


아이폰13의 교체주기가 도래하는 점도 호재입니다. 2021년 출시된 아이폰13은 6개월 만에 1억대에 육박하는 판매량을 올린 역대급 흥행작입니다. 출시 3년인 지난 올해부터 아이폰13 사용자들의 제품 교체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애플 인텔리전스는 교체 수요를 자극하는 매력적인 유인입니다. 기존 모델 중 아이폰15 프로만 애플 인텔리전스를 지원할 예정이기 때문에 아이폰13 사용자들에겐 제품 교체가 유일한 선택지죠.


크레이그 페더리기 애플 수석부사장이 지난달 10일 WWDC 2024에서 애플 인텔리전스의 보안 정책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애플 유튜브.


애플, 실용적이고 프라이빗한 AI 제시하다


애플은 ①온디바이스+클라우드 ②개인화 ③보안을 애플 인텔리전스의 차별점으로 내세웠습니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기기에서 모든 절차가 이뤄지는 온디바이스 방식으로 AI 서비스를 제공하되, 기기 성능을 뛰어넘는 요청은 클라우드 서버에서 처리하는데요. 사용자 요청의 개인적인 맥락을 파악해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똑같은 요청을 하더라도 상황에 따라 다르게 작동하는 거죠.


이 과정에서 활용되는 개인정보는 철저히 보호됩니다. 온디바이스 서비스의 경우 개인정보가 기기 밖으로 유출되지 않고, 클라우드 방식으로 처리할 때에도 애플의 비공개 서버(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트)에서 작업이 이뤄지죠. 내장형과 외부 데이터센터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입니다.


가장 큰 주목을 받았던 음성 비서 시리와 생성형 AI 챗GPT 연동에서도 개인정보 유출을 차단했습니다. 시리를 통해 챗GPT를 호출해도 요청 내용을 저장하지 않고 사용자 IP 주소를 숨깁니다. 상호 연결이 아닌 시리가 챗GPT 기능을 가져오는 수준의 작업이 이뤄지는 겁니다. 애플은 구글의 생성형 AI 제미나이와도 연동하기 위해 구글과 협의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애플 인텔리전스는 실용적이고 프라이빗한 AI를 지향합니다. 기술력을 자랑하기 위한 숫자를 나열하기보다는 사용자가 체감할 수 있는 기능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AI에 대한 거부감을 유발하는 보안 이슈도 애플의 방식대로 풀어냈죠. 어마어마한 기술이라지만 실제 사용성은 떨어지는 AI의 한계를 돌파하겠단 의지를 보여줬습니다.



AI 업그레이드 통해 플랫폼 강화 노리는 애플


시리의 챗GPT 연동을 두고 애플이 폐쇄 생태계 전략을 포기했다는 해석까지 나왔는데요. 오히려 AI를 매개로 애플의 플랫폼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담겼다고 생각됩니다. 온디바이스든 클라우드든 애플의 통제 아래에 있고, 외부 AI 서비스들의 경쟁을 붙일 수 있는 체계이기 때문이죠. 구글은 자사 검색엔진을 아이폰에 기본 탑재하기 위해 애플에 막대한 금액을 지불하고 있는데요. AI 영역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향후 일부 AI 기능을 유료화한다면 사용자들로부터 막대한 수익을 올릴 수도 있죠.


애플은 모바일과 PC 인프라, 운영체제, 앱 생태계를 모두 확보한 독보적인 기업인데요. 여기에 시리가 사용자 대신 앱 작업을 수행하는 에이전트로 진화에 성공한다면 AI 관문 역할까지 확보하게 됩니다. 별도 앱을 실행하지 않고 한마디 음성 명령만으로 숙소나 교통편 예약, 금융 업무 처리가 가능해지는 거죠. 이렇게 되면 시리는 AI 서비스와 기존 앱 생태계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절대적인 지위를 획득합니다.


팀 쿡 CEO는 "출시와 동시에 게임체인저로 거듭날 것"이라며 애플 인텔리전스에 자신감을 드러냈는데요. 애플의 막강한 플랫폼 경쟁력을 활용해 새로운 AI를 열겠다는 의지가 담겼습니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사용자를 애플 생태계로 끌어들이는 강력한 유인이자 이탈을 차단하는 새로운 해자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2023년 4월 인도 뭄바이에 개장한 애플스토어. /사진=애플.


늘어나는 인도 아이폰 판매… 중국 부진 상쇄하나


인도에서 들려온 희소식도 애플을 향한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입니다. 인도는 애플의 새로운 매출원으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023년 3월부터 2024년 3월까지 애플의 인도 매출은 80억달러(11조원)로 집계됐는데요. 전년보다 33% 늘어난 역대 최대치입니다. 고가 아이폰이 인도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죠.


인도 무선통신 가입자는 11억명으로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스마트폰 시장인데요. 경제성장으로 중산층이 급증하면서 고가 스마트폰 판매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점유율은 한 자릿수로 삼성전자와 중국 기업들에 비해 입지가 미미합니다.


애플은 인도 시장 공략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인도에 처음으로 애플스토어를 열었고, 인도 내 제조 공장 확대에도 나섰죠. 팀 쿡 CEO가 여러 차례 인도 시장의 중요성을 언급하기도 했죠. 인도에서 아이폰이 '부의 상징'으로 인식되는 만큼 중산층 급증에 따른 판매량 증대 효과가 기대됩니다.


물론 인도에서 성과를 지난해 726달러(101조원) 매출을 올린 중국과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다만 중국에서 판매 부진 우려를 불식하고 전체 아이폰 판매량 성장을 이끄는 원동력이 될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친미 모디 정권이 이어지고 있어 중국에 비해 국제정치 리스크가 훨씬 적다는 이점도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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