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말 새벽 5시 쌀쌀한 아침 공기를 마시며 장비를 챙겼다. 12kg의 배낭을 메고 산길을 올랐다. 묵묵히 돌길을 따라 오르다 보니 경사가 가파르지기 시작했다. 산 정상을 바라보며 구불구불한 산등성이를 아득히 멀게 몇 차례 돌았다. 나자빠진 양의 사체 몇 구를 넘어서야 했고, 뼈만 남은 소의 두개골도 지나쳤다. 정상까지 마지막 600미터 고지를 앞둘 때까지 달랑 일행 여섯 뿐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런 험한 길을 골라 돌아간 것이었다. 아침 8시에 출발해 저녁 6시 퀸스타운 시내로 들어왔다. 기진맥진했다. 몸은 힘들고 지쳤지만, 산 중턱 구비구비 펼쳐진 자연의 거친 웅장함은 가히 장관이었다. 정상 꼭대기에 앉아 센 바람을 맞으며 내려다본 와카티푸 호수의 모습은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정상에 선 쾌감과 그 목표를 달성했다는 뿌듯함, 그것을 할 수 있었던 정신적 육체적 건강함에 감사했다.
똑같은 12kg의 배낭도 천근처럼 무거울 수 있다. 돌부리에 발이 엉킬 때마다 불평할 수 있고, 바위 뒤에서 식은 샌드위치를 씹으며 그냥 돌아가 버릴까 하는 유혹에 빠질 수도 있었다. 선택지는 언제나 두 개, 그 선택은 언제나 네 몫이다.
매일 우리에게 저절로 떠오르는 모든 생각의 70% 이상이 부정적인 것이라고 한다. 아침에 눈을 뜨면 제일 먼저 무슨 생각이 드는지 살펴보라. 자기 전엔 또 어떤 생각이 가슴을 채우는지를.. 그 생각에 너를 그대로 맡겨두면 불안, 걱정, 화, 조바심, 우울, 무기력함에 휘둘린다. 시도 때도 없이 밀려드는 생각의 파도에 힘없이 내맡기는 대신 그 생각의 조종간을 네가 먼저 꽉 잡아야 한다.
네 생각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이것이 모든 것의 시작이다. 좋은 생각을 하고 좋을 말을 하면 좋은 행동을 하게 된다. 그렇게 너는 매일 조금씩 좋은 사람이 된다. 앞으로의 산행이 얼마나 멀고 길 건, 네가 진 배낭의 무게가 아무리 무거워도 네 생각이 밝으면 힘든 산행을 즐길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다. 즐겁고 유쾌하면 얼굴에 빛이 나니 네 발걸음이 가벼워질 것이다.
그렇게 너는 네가 생각하는 사람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