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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승욱 Oct 04. 2022

ROAS, 어느 정도 나와야 잘 나오는 걸까요?

300% 이상 나와야 한다? 1000%, 2000%면 베리 굿?


[대표적인 질문과 일반적인 대답들]

마케팅을 하다보면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듣는 질문들이 몇개 있어요. 대표적인 질문 하나가 아래 질문이 아닌가 싶어요. "ROAS가 어느 정도 나오면 잘 나온다고 할 수 있는 건가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의 방향성은 일반적으로 크게 2가지로 나뉘는 듯해요. 첫째는 "업계에 따라 정말 달라서 알 수가 없다." 라는 답변입니다. 틀린 말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경험없는 주니어도 충분히 할 수 있는 말이기도 하죠. 어딘가 지식과 경험 또는 인사이트가 묻어나지 않고 불친절한 대답입니다. 둘째는 "일반화 할 수는 없지만 300% 이상은 나와야 한다."라는 답변입니다 (예로 300%라고 적었을 뿐, 답변해주는 사람에 따라서 저 수치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300%는 어디서 갑자기 등장했을까요? 정말 아무런 증거도, 논거도 없는 답변일 뿐입니다. 답변한 사람 개인의 경험에 근거했을 수는 있겠지만, 이걸 일반적으로 대입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되겠죠.


문제는 꽤 많은 사람들이 약간은 부족하고 또 틀리기도 한 이 대답들을 정답처럼 수용한다는 사실입니다. 마케팅 지망생들, 또는 이제 막 마케팅을 시작한 주니어들, 나아가 내부에서 마케팅을 시작하려는 사업장의 대표님 또는 리더분들이요.



[2가지 썰을 풀어드립니다 : ROAS에 대한 이해도 높이기]

그래서 ROAS를 이해하시는데 도움이 될만한 2가지 썰을 풀어볼까 합니다.


#첫번째 썰, ROAS가 높다고 마냥 좋은 것은 아닙니다.

자, 한 가지 상황을 가정해 보겠습니다. 어떤 사람이 포트폴리오에 ROAS 1,000%를 달성했다는 성과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이런 포트폴리오나 레퍼런스를 듣고 "와~ 대단한 사람인데!" 라고 바로 혹하셨다면... 이 글을 끝까지 보시길 권장드려요.


혹! 하는 ROAS 성과를 들으셨다면, 반드시 사용한 예산도 체크해보셔야 해요. ROAS 1,000%라고 하면 대단해보일지 모르지만, 광고비를 1,000원 사용하고 10,000원 매출이 난 사례들이 생각보다 적지 않기 때문이죠. 심지어 그마저도 단일 캠페인의 성과가 아니라 다른 광고의 어시스트가 있었기 때문일 수도 있으니, 단순히 ROAS만 보고 성과를 판단해서는 안됩니다.


이어서 다른 상황을 가정해보겠습니다. 우리 팀의 지난 분기 ROAS가 200% 였는데, 이번 분기 ROAS는 300%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 분기 대비해서 효율이 많이 좋아졌네요. 그럼 마케팅이 더 잘 되고 있다고 볼 수 있을까요? 꼭 그렇지는 않아요. 아래와 같은 상황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지죠.


*여기서의 매출은 "결제액"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인 용례에 따라 표기했고, 회계상의 매출 개념과는 다릅니다.


분명 ROAS는 이번 분기가 높지만, 매출에서 광고비를 뺀 수익을 기준으로 보면 지난 분기가 비즈니스에 더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음이 분명해 보입니다. 또 다른 표를 살펴 볼게요.



광고비를 1천만원 쓸 때 비용 대비 매출 효율이 가장 높네요(A). 3천만원까지 쓰면 ROAS는 250%로 떨어지지만, 가장 많은 수익을 남길 수 있습니다(C). 수익과 매출 성장세를 모두 고려해야 한다면, 4천만원을 써서 8천만원의 매출을 내는 것이 전략적으로 가장 좋은 선택지가 됩니다(D). 똑같은 4천만원을 남긴다고 하더라도, 탑라인이 B는 6천만원이고, D가 8천만원이기 때문이죠. 


위의 설명은 이해를 돕기 위해 여러가지 요인들을 고려하지는 않고 단순화한 내용입니다. 그래도 ROAS라는 하나의 지표만을 두고 광고 효율의 좋고 나쁨을 판단할 수는 없다는 것을 이해하시기에는 부족함이 없습니다.


첫번째 썰은 이쯤에서 마치고 이제 두번째 썰로 넘어가겠습니다.



#두번째 썰, 광고비 외에 원가 등의 다른 비용도 고려해야 합니다.

제품을 팔 때 ROAS는 판매가 기준으로 산정이 됩니다. 근데 판매가가 그대로 기업의 이익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쇼핑몰을 운영한다고 해볼게요. 그럼 광고비 외에도 첫 구매 유도를 위한 할인율이 적용되고, 택배비도 나갑니다. 당연히 제품의 원가도 빼야죠.


ROAS 300%의 효율로 2만원짜리 상품을 1개 판매한 상황을 가정해볼게요. 아래 표를 봐주세요.



광고비 외에 주요 비용을 모두 고려하니, 남는 돈은 없습니다. 오히려 적자네요. 이런 경우에는 ROAS가 500% 이상은 나와 주어야 합니다. 이해를 쉽게하기 위해 재구매율은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재구매까지 고려하면 마케팅을 더 정교하게 할 수 있겠죠.


*첨언 : 위의 사례에서 300%의 ROAS가 무조건 잘못된 목표치라고 할수도 없습니다. 달성가능한 현실적인 수치로, 전략적으로 적자를 감수하고 성장세를 만들어 가는 것이 비즈니스의 목표라면 오히려 잘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마무리]

두 가지 썰이 모두 끝났습니다. 여지껏 여러 상황을 들어 말씀드렸던 내용의 요약과 결론입니다. 


1) ROAS는 일반화할 수 없습니다.

2) 그러니 평균적인 ROAS도 없습니다.

3) 단순히 업계에 따라 다르기만한 것도 아닙니다.

4) ROAS는 OMTM(One Metric That Matters, 가장 중요한 하나의 지표)이 아닙니다. ROAS를 절대적 지표로 해석하지 마세요. 반대로 ROAS를 비즈니스를 고려하지 않은 무의미한 지표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습니다만, 그건 또 너무 극단적인 생각입니다.

5) 비즈니스 상황과 목표, 사용한 광고비, 마케팅 전략과 세부적인 실행 액션, 제품의 원가 등 다양한 요소들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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