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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nurfavoritesong Aug 11. 2019

비가 오지 않는

비린내가 사라지지 않는다 비 오는 날을 좋아한 적이 있다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낭만적이라고 생각했다 일주일에 한 번씩 규칙적으로 몸이 몸을 찾는다 빗방울이 강이 되고 바다가 된다고 가르쳐주었던 선생님은 지금 여기에 없다 배워야 할 것이 늘어간다 물고기는 어떻게 숨을 쉬나요 아가미를 열고 입을 빠끔 거려 본다 숨이 쉬어지지 않을 줄 알았다 착각이었다 짠물의 끈적임은 불쾌하다 민물로 떠난다 몸을 찾아간다 어느새 또 일주일이 흘러버린 것이다 몸을 섞고 하이파이브를 하려다 손이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일단은 껴안기로 한다 허리를 감싸 안아줄 팔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본다 19세기 지중해 어부의 그물에 잡히면 핑크색 페인트가 칠해진 집에 들어갈 수 있다 비 오는 날이 다시 낭만적일 것이다 비가 오기 시작한다 금세 그칠 소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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