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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one Mar 11. 2019

유튜브 세대의 소비 선언 #1

밀레니얼-포스트 밀레니얼의 커뮤니케이션

목차

#1: 서문 & 0. 모바일 네이티브와 꼰대 https://brunch.co.kr/@kimstone/127

#2: 1. 유튜브 세대에게 커뮤니케이션이란 https://brunch.co.kr/@kimstone/129  

#3: 2. 그 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https://brunch.co.kr/@kimstone/130

#4: 3. 지금 시대의 외로움이란 무엇인가 https://brunch.co.kr/@kimstone/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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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요즘 아이들”이 유튜브를 어떤 의미로 소비하는지에 대해 관찰한 개인적인 의견을 쓰려고 한다. 내 손윗 세대가 소통하는 법과 내 손아래 세대가 소통하는 법은 전혀 다르다. 어른들이 ‘외롭다’라고 느끼는 감정은 아이들이 ‘외롭다’라고 느끼는 감정과 전혀 다르다. 사람을 직접 만나야 외롭지 않다고 느끼는 어른들과, 사람을 만나도 외로운 아이들은 전혀 다른 시대에 서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소위 포스트 밀레니얼들은 유튜브를 통해 정보를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정서 교류를 더 많이 하고, 사람을 만나서 덜 외롭다고 느끼는게 아니라 자신이 소비할 대상이 있어야 덜 외롭다고 느낀다. 이런 식으로 나의 바운더리 바깥에 있는 대상을 관찰할 때 필연적으로 내 바운더리를 확인하게 된다. 나는 주로 정보를 습득하기 위해 유튜브와 같은 온라인 채널을 활용하고, 사람을 만나야 덜 외롭다고 느끼는 세대라는 뜻이다. 


따라서, ‘온라인 채널을 주로 정보를 습득하기 위해 접근하고, 사람을 만나야 덜 외롭다고 느끼는’ 사람이 아니라면, 아래 서술된 내용은 그저 하나마나한 말일 수 있음을 미리 못박아둔다.  



0. 모바일 네이티브와 꼰대 

나는 유튜브를 잘 보지 않는다. 따라서 나는 이 시대에 이르러 이미 ‘늙은이’가 되었다. 나의 무식하고도 무례한 이해에 따르면, 30초면 읽어내릴 내용을 뭐하러 생판 모르는 남자 얼굴을 3분 동안 보며 명확하게 주어 술어 호응이 맞지도 않는 주절거림을 들어야 하는 것인지,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한국인의 구술은 세대를 막론하고 대부분 주어술어가 맞지 않는다.) 따라서 금시대의 유튜브 열풍도 이해하지 못하고, 모바일 네이티브 세대의 사고방식도 이해하지 못한다. 또래집단의 압력에 세상이 무너지는 10대 시절을 이미 수십년을 떠나보낸 꼰대 세대이므로 당연하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나는 그런 젊은이들이 상당수 접하는 플랫폼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고, 모두가 잘 알다시피 IT업계의 트렌드는 내가 처음 월급을 받기 시작한 때부터 지금까지 미친듯이 빠르게 바뀌었으며, 그런 트렌드를 미리 이해하지 못하고 회사는 바로 뒤쳐질 것이란 공포 앞에 서있다.  


내가 성인이 되었을 때 내 손에 쥔 핸드폰은 갓 태어난 새로운 도구였다. 초콜렛폰으로 잘 나가던 LG전자의 시대가 스마트폰의 시대로 완전히 넘어가기까지 10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나는 프리챌이 하루아침에 망하고 싸이월드 미니홈피가 세상을 점령하는 것을 목도했으며, 마이스페이스는 접하지도 못하고 페이스북으로 넘어갔고, 잠깐 한국을 떠난 사이에 카카오스토리가 흥했다가 핫한 플랫폼의 자리에서 내려가는 것을 목격했다. 

내가 처음 사원증이란 것을 받아들었을 때는 MSN 메신저 아이디를 공유하고 팀원들에게 인사드리는 것이 예의였는데, 이것이 대행사와 일할 때는 네이트온으로 넘어가고, 그리고 어느샌가 네이트온과 MSN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카카오톡이 그 자리에 섰다.

 온라인 시장은 내가 처음 커리어를 시작했을 때 지마켓과 옥션이 거래액 1천억대를 넘기면서 흥했지만 지금은 15조를 넘겼다. 나의 주 검색엔진은 엠파스였지만 엠파스는 10년도 되지 않아 폐쇄되었으며 실질적으로 엠파스 엔진이 유저들에게 유의미했던 기간은 그의 절반에 불과하다.   


썰이 길었다. 아무튼 이런 상황에서 모두가 왜 지금은 유튜브 시대가 되었는지, 왜 지금의 젊은이들은 (밀레니얼을 비롯해 포스트 밀레니얼까지) 이전 세대와 다른 양상을 띄는지, 그리하여 차세대 플랫폼은 무엇이 될 것인지에 대해 논하고 고민한다. 다음 세대의 플랫폼은 필연적으로 지금의 밀레니얼과 포스트 밀레니얼이 결정지을 것이며 따라서 우리는 그들을 이해해야 한다는 거대한 미션 앞에서 점잖게 “업계인”의 시각을 풀어낸다.  


그런데 이런 젊은이들을 바라보는 시각 가운데 방 안에 틀어박혀 핸드폰과 랩탑만 붙들고 타인의 소셜 플랫폼을 읽어내리며 우울에 잠겨있다고 보는 시선은 이제 좀 진부하다. (실질적으로 세대론을 논할 때 자살율, 우울감, 관계성 등을 관측한 바에 따르면 우울한 건 사실이지만!  https://www.theatlantic.com/magazine/archive/2017/09/has-the-smartphone-destroyed-a-generation/534198/) 우울하다고 해서 지금 세대의 핸드폰을 압수할 수는 없는거 아닌가? 최근 스마트폰 끊기, 인터넷 없는 곳으로 가기, 앱 줄이기 등 다양한 스마트폰 멀리하기 행위들이 시도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이 모든 행위들은 결국 다시 스마트폰을 접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런 것들을 시도한 사람들은 결국 온라인에 그 결과를 보고한다.) 


 따라서 그들을 단지 외롭고 우울한 세대라고 단정 짓고 끝나고 싶지 않아서, 그들에게 온라인 플랫폼의 소비가 어떤 의미인지 관찰하고 싶었다. 그래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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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편: 유튜브 세대의 소비선언 #2: 유튜브 세대에게 커뮤니케이션이란 https://brunch.co.kr/@kimstone/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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