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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irette Nov 10. 2017

2015 인도차이나 3개국 여행 - 태국 #1

제 1부 미소 짓는 태국

방콕의 밤


여행의 시작은 언제나 두근두근.



흔히 말하는 '동남아'에는 두 번 정도 온 적이 있었다.

교회에서 진행하는 해외 단기 선교팀에 두 번 참가해서, 필리핀과 말레이시아를 간 적이 있다.

하지만 그것은 여행이 아니었다.

교회 용어로 '사역'하러 갔던 것이고, 쉬는 날에도 여행이라기보다는 이끄는 대로 따라다닌 것에 불과했다.


에어아시아 X의 인천 - 돈 므앙 직행편. 추락 사고가 일어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라 솔직히 무서웠다.

그래서 이번 여행은 꽤 욕심을 부렸다.

태국에서 라오스를 거쳐 베트남까지,

즉 방콕에서 루앙프라방을 지나 하노이까지를 계획하면서 무려 육로로 국경을 넘고자 했던 것이다.


과연 내 앞에 어떤 모험이 펼쳐질 것인가.

그리고 나는 과연 이 여행에서 인연을 만날 수 있을 것인가.


두근거렸다. 기대 반, 그리고 공포 반으로.



무사히 공항에 도착. 택시 바가지가 심하다는 소리에, 버스를 타고 숙소로 가기로 했다. 우선 공항버스부터.

방콕의 밤은 어둡지 않았다. 하나같이 낯선 풍경들.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았다.

숙소로 향하는 낡디 낡은 3번 버스. 태국 국왕의 정책 덕분에, 무려 무료였다! 자연스레 나오는 타이 스마일.

구글맵과 gps 덕분에 정확하게 내릴 수 있었다. 중심가가 아닌데도 잠들지 않는 거리 풍경이 인상적이었다.



의외로 놀랐던 것은, 생각보다 덥지 않다는 점이었다.

더운 계절에 찾아와 더울만한 일만 하곤 했으니 그런 선입견이 있었던 것이겠지.


오히려 첫날 팬티 바람으로 잠들었다가 쌀쌀한 새벽 공기로 인해 감기에 걸리기도 했었다.


여하튼 두리번거리는 것은 그만두고 빨리 숙소로 찾아가야 했다.

더 지체했다가는 체크인을 못할 수도 있다.


숙소로 가는 골목길은 인기척이 하나도 없었다. 사장님이 깨어 있어서 다행이었다.




숙소는 쌈센 소이 1에 위치한 뱀부 게스트 하우스(Bamboo Guest House).
위치는 여기   ->
   https://goo.gl/maps/dFnvssH1mQt

일부러 카오산 로드에서 조금 떨어진 곳으로 잡았다.

쌈센 쪽 숙소들이 확실히 조용하고 숙박비는 더 저렴한 편이라는 추천이 많았다.

짜오프라야 강도 가깝고. 맛있는 가게들과 가성비 좋은 마사지 샾도 있다고.


목조 건물에 바닥 먼지도 좀 있는 낡은 숙소였지만 방 넓고 숙박비 저렴해 만족스러워한 기억이 난다.

에어컨이 필요 없을 정도로 시원하기도 했고.


뭐, 불만이 있었을 수도 있지만. 기억나지 않으니, 없다고 생각하자.

글을 쓰는 지금의 나처럼 이때에도 배가 고파서 허덕이고 있었으니 아마 가방을 던져두고 바로 야식을 사 먹으러 나갔을 듯싶다.



슬슬 파장 분위기였는데, 다행히 우리 주문까지는 받아 주셨다. 여행객들은 하나둘씩 귀가하고 있었다.

간단한 메뉴들이지만, 배고픈 우리에겐 진수성찬과 다름없었다. 지금 봐도 맛있어 보인다.




숙소로 돌아와 씻고 자는 것으로 긴 하루를 마무리했다.

너무 들떠서 그랬는지, 나름 여행을 이끌어야 한다고 긴장을 했던 것인지.

제대로 잠들지 못하고 감기 몸살 기운을 한가득 끌어안았다.


그러고 보면 여행 첫날 컨디션이 엉망인 건 정말 내 전매특허인 것 같다.

아플 때도 있고, 정신이 없어 휴대폰 같은 물건들 잃어버리기도 하고.

과도한 긴장감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최근에는 여행도 잦아지고 삶에 여유도 생기고 해서

예전보다 그런 실수들은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생각해보니, 그렇게 모험에 가까웠던 내 여행은

어설프고 투박했던 만큼 내 삶에 큰 희열로 다가왔던 것 같다.


오늘 쓰는 이 여행기로 다시 떠나는 방콕.

첫날밤의 두근거림으로, 내일의 여행기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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