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단은 우리 곁에 있는 산이다!
이상하게 유튜브를 보며 빈둥거리는 시간은 있어도 운동할 시간은 늘 부족합니다. 젊었을 때는 숨쉬기 만으로도 충분했지만(?) 50을 넘으면서 운동이 절실해졌습니다. 하루에 3000보 정도 걸었던 적이 있습니다. 다리근육이 쫙 빠져서 가늘어지는 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다행히 요즘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때문에 하루에 최소한 8000보 정도는 걷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그건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움직임일 뿐, ‘운동'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합니다.
그러던 차에 우연히 ‘계단은 우리 곁에 있는 산이다.’라는 말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계단 오르기가 좋다는 것은 알고 있었고 이전에도 꽤 시도한 적이 있긴 했어요. ‘계단은 오르라고 있는 것'이라고 마음에 새겨 놓고 계단이 보일 때마다 오르려고 했지요. 하지만 마음이 조금 풀어졌었거든요. 그때 또 저 말을 접하게 된 거죠.
계단 오르기는 등산과 매우 유사한 운동 효과가 있다고 하더군요. 왜 사람들이 나이 들면 등산을 하나 했는데, 알고 보니 등산이 참 좋은 운동이었습니다. 몸 전체의 근력을 강화하고 심폐 기능을 개선하는 데 탁월하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저같이 휴일에는 집에 처박혀 넷플릭스나 유튜브와 벗하는 유형의 사람에게는 산까지 가는 일이 해외여행 가는 것만큼이나 부담스러운 일이거든요. 사람들이 많은 곳에 가면 기가 빨리는 체질이라서요. 그런데 그런 산을 출퇴근길에 매일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니 꽤 괜찮은 느낌이었습니다. 저희 집 근처의 지하철 역 계단은 상당하거든요. 가늘어진 다리도 조금 두꺼워질 것 같고요.
게다가 강도 높은 유산소 운동이라 지방을 아주 효과적으로 태워준답니다. 저는 살을 빼기 위해 헬스클럽에 다니는 것이 효과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안 가요. 안 가거든요. 결국 저는 집밖으로 나갔을 때 최대한 움직이고 돌아와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는데, 그것에 최적인 것이 계단 운동이었습니다. 물론 쉽지 않습니다. 지하철에서 지상으로 올라올 때마다 거의 매일 갈등합니다. ‘오늘은 그냥 에스컬레이터를 탈까?’ 그때마다 넉넉해진 배를 한번 힐끗 보고는 계단으로 향하지요.
고급 헬스클럽에는 '천국의 계단'이라는 운동기구가 비치되어 있는데 아주 인기입니다. 지하철에서, 회사 건물에서 계단을 만나면 그 ‘천국의 계단'을 떠올리려고요. 따로 별도의 운동 시간을 내지 않고도 출퇴근길이나 일상 속에서 계단을 오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운동량을 확보할 수 있을 테니까요.
오늘 하루, 길을 가다가 계단을 만나면 ‘산'이라고 생각하세요. 그걸 오르면 혈압과 혈당이 내려가고 몸 안의 지방이 연소한다고 믿어봅시다. 그러면 조금은 건강해지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