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운영 중 중국인고객을 마주할 때마다 드는 의문에 대한 정답
20일을 장기로 머무는 고객이 있어서
숙소 청소를 다녀왔다.
중국인 고객이다.
게스트하우스를 오랜 기간 운영하면서,
그리고 이번 에어비앤비를 운영하면서
중국인 고객들에게서 거의 예외 없이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오늘도 그랬다.
'수건을 왜 하나도 쓰지 않지?'
'그렇다고 가져온 수건도 보이지 않는데?'
'잘 안 씻는 건가?'
'너무 더러운 거 아니야?'
궁금해서 여러 글들을 찾아봤다.
내 편견이, 내 생각이 맞는 것인지,
틀렸다면 진실은 무엇인지 궁금했다.
알게 된 진실은 다음과 같았다.
과거에는 중국인이 확실히 위생관념이 부족한 것은 맞았다고 한다.
한국인은 매일 샤워하는 게 당연시되지만 중국인은 그렇지 않았다.
과거에 잘 안 씻었던 이유는 물부족이라는 지역적 배경이 있다.
중국 북부 지방은 물이 매우 부족하고 귀해서
자주 씻고 싶어도 씻지 못했다고 한다.
중국의 수자원 총량은 세계 6위라고 하지만 1인당 수자원 점유량은
세계 88위밖에 되지 않는 것을 보면 물에 비해 인구가 참 많은 느낌이다.
이에 비해 북부 지방 사람들에 비해 중국 남부 지방 사람들은
하루에 몇 번을 목욕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잘 씻는 편이었다.
강수량도 풍부하고 하천도 많아서 예전부터 물이 풍족했다고 한다.
중국 북부 지역은 아직도 수원이 고갈되어 식수난을 겪는 곳도 많다고 한다.
중국인이 잘 씻지 않는 이유는 또 하나, 문화적 배경도 있었다.
오래전부터 '자주 머리를 감으면 복이 달아난다'는 속설도 실제로 있었다고 하고
너무 자주 목욕하면 피부의 유익한 유분마저 모두 씻겨나가서
피부가 쉽게 거칠어지는 등 건강에 나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이렇듯 중국인들이 안 씻는다는 편견은
지역적인 특성과 문화적 배경이 혼재되어 있는 충분히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
그리고 존중받기 충분한 것 같다.
다 그렇지도 않고...
우리나라는 기형적으로 전체 인구의 절반이상이 수도권에 모여사는 구조로
인구대비 물이 풍부해 물부족을 겪어본 일이 없다.
중국 북부지역의 가뭄을 실제로 겪어보지 않고는
더 이상 중국인들은 안 씻어서 더럽다는 말을 해서는 안될 것 같다.
나는 숙소를 운영하면서
정말 많은 국적과 문화의 사람들을 만났고
이제 어느 정도 그 나라 사람들이 보통 어떻게 묵고 나가는지도
머릿속에 조금은 일반화가 되어 있다.
편견이란 정말 쉽게 머릿속에 자리 잡게 마련인데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여행객들을 대해야겠다.
그나저나 나는 참 복 받은 사람인가 보다.
노심초사 걱정도 했는데
지금 묵고 있는 중국인고객들은
내가 그동안 겪어본 모든 중국인고객들에 비해
청결하고 깔끔하다.
일주일에 한 번 청소해 준다고 했는데
미안할 정도로 깔끔하고 정리도 잘한다.
이런 모습들을 보면
나도 얼마나 편견에 사로잡힌 사람이었나
반성하게 된다.
에어비앤비를 운영하면서,
숙소를 운영하면서,
다양성에 대해 제대로 배우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세를 배우게 된다.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