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 전절제 (3)
12/28 수술 3일 차
보호자 없이 혼자 자고 깰 수 있을 만큼 몸이 나아졌다. 라인도 뺐다.
갑상선 환자의 루틴인지, 새벽 4시 반에 꼭 채혈을 하러 오신다…….. 강제 기상 새벽 4시 반.
그래도 전날 오후부턴, 컨디션이 많이 돌아와서, 혼자 오후 내내 돌아다니고, 경성크리쳐도 2편이나 봤는데도, 9시 정도였다. 그래서 일찍 자둔 덕에 그나마, 4시 반에 깨도 상쾌했다.
그리고 6시쯤인가, 전공의가 온다…….(이봐요, 퇴근은 몇 시고 출근은 몇 시요..????) 손발 저림 체크…. 아무튼 그땐 괜찮았는데,
아침 먹고 일어나서 좀 움직이니, 손발이 엄청 저린다;;;;;
8시 20분쯤 담당 교수님껜 손발이 너무 저린다고..(양치기 소년처럼 몇 시간 만에 번복하고..) 머리도 약간 지끈 거리는 느낌인데,
다시 라인 꼽고, 다시 칼슘 IV를 맞으니, 나아진다. 그리고 왠지 돌아다녀야 어지러움과 지끈함이 없어질 것 같아서 병동을 몇 바퀴를 돌았는지 모른다.
오늘은 머리를 감고 싶었는데…. 다시 바늘이 팔에 박혀버렸다…….
아무튼, 내가 이러고 있는 동안, 우리 집은 전쟁이다.
첫째가 열감기를 극복하는 동안, 엄마 없는 형을 간병하던 만 4세 둘째가 고스란히 옮았고..ㅠㅠ
얘는 더 어려서인지 열이 안 떨어져, 독감이 의심되어, 이모님과 친정엄마, 남편이 돌아가며 간병을 하고 결국 오늘 오전 얘는 a형 독감을 판명받고,
페라미플루를 맞추려 했는데… 동네 소아과에서 얘 혈관을 못 잡아서, 결국 사촌 소아과에 sos를 해서 발등에 라인을 꼽고 페라미플루를 맞혔다…. 하..ㅠㅠ
남편이 내 병실에서 한번 코피를 흐렸는데, 집에 가서도 코피를 또 흘렸단다………….
수술 3일 차,
목소리는 나는 말을 하고 있는데 상대방이 힘겹게 알아듣는다. (커피 주문하다 깨달음… 나만 떠든다는 걸..)
아이들과 영상통화를 하면, 목이 붓는 느낌이라, 영상통화는 힘들다..ㅠㅠ(전날 밤 목소리를 쥐어짜서 아픈 아기들이랑 통화했는데…. 어젯밤부터 목이 너무 아파서 내내 얼음찜질..)
손발 저림이 1주일 이상 있을 거라는데, 이 기분 나쁨이 싫다.
이것만 빼면, 목의 붓기는 많이 사라져서, 정말 목은 수술 전보다 가벼워진 느낌이고,
무엇보다 눈이 불편하던 게 많이 사라졌다.
그리고 메티와 나도가드가 없어도, 컨디션이 꽤나 괜찮다.
밥은 2일 차까진 내내 죽을 먹었는데, 병원밥이 정말 맛이 없어서…. 절반도 못 먹었다. 오늘 아침부터 일반식을 먹었는데도 1그릇을 못 먹겠다.
몸무게를 재고 싶다. 나는 살이 빠져야 정상일 것 같은데.. 이 찌는 것 같은 느낌… 뭘까….
내내 5인실에 3인 정도가 있어서, 2인실로 옮기지 않았는데, 오늘은 거의 만석이다.
앞에 오늘 입원한 중년부부가, 엄청 시끄럽다.
남편이 와이프에게 사물함 번호 세팅했다고 알려주는데, 번호가 444란다…
뭐라고 해석해야 할까.
내일은 퇴원날인데,… 더 좋아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