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바를 좋아하는 마음
이것은 돼지바이다. 돼지바는 나를 모른다. 그래도, 나는 돼지바를 알고 싶다. 돼지바를 좋아하는 일이 원래 그렇다. 혼자 좋아하고 혼자 궁금하다. 나는 왜 돼지바를 좋아하는가. 궁금함은 답답함이 된다. 답답함은 조급함이 됐다.
유심히 보면 과자가 은근히 듬성듬성 붙어 있다.
옆면은 더 가관이다.
딸기-존이 형성되어 있다.
눈을 감고 먹어도, 딸기맛의 옅어짐을 통해 지금까지 얼마나 먹었는지, 앞으로 얼마나 더 먹을 수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 딸기 시럽을 넣다가 말았다는 뜻이다.
최초의 관심은 겉면의 과자였다. 바삭하게 생겼다. 하지만 눅눅하다. 까마쿤과 비교된다. 겉면을 봐서는 그렇게 대단하진 않다. 안도감으로 실망을 감춘다. 이 정도면 좋아해도 될 것 같다. 그러다가 딸기 시럽을 알게 된다. 포장의 그림과 다르다.
딸기 아이스크림과 비교된다. 딸기 시럽만 봐서는 그렇게 대단하진 않은 것 같다. 안도감으로 실망이 감춰지지 않는다. 이 정도인데 좋아했나 싶다.
어느새 내가 좋아하던 돼지바는 없다. 바삭바삭한 아이스크림이라기엔 눅눅하다. 딸기 아이스크림이라기엔 밍밍하다.
돼지바를 알고 싶었다. 알게 된 것은 과자였다. 알게 된 것은 딸기였다. 나는 왜 돼지바를 돼지바로 보지 못했을까. 궁금함은 답답함이 됐다. 답답함은 조금함이 됐다. 조급함은 그렇게 좋아함을 갉아먹었다. 이해의 시도는 좋아함의 분해였다. 파편화된 돼지바는 더 이상 돼지바가 아니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쁜 것이 있다. 하지만, 그대로 보아야 예쁜 것도 있다. 돼지바가 그렇다. 돼지바는 과자 아이스크림이 아니다. 돼지바는 딸기 아이스크림이 아니다. 돼지바는 돼지바이다. 바삭함으로, 딸기맛으로 환원하지 않아야 한다.
있는 그대로의 돼지바를 좋아하는 것, 이것은 돼지바를 좋아하는 내가 해야 할 일이다. 돼지바가 나를 좋아하는지와는 무관하게, 돼지바를 좋아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