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용주 Nov 27. 2015

큐레이션시대, 플랫폼 Vs 지적자본

고객가치, 플래폼보다 '지적 자본' 즉 '제안 능력'이 열쇠 

정가제 이후 변화와 출판산업에 대한 평가들이 분분하다. 출판사는 정가제 시행 이후 전반적으로 매출이 급갑하고 수익이 감소했다고 입을 모은다. 정가제의 최대 수혜자는 온라인 서점을 비롯한 서점들이라는 분석과 평가도 나온다. 그런 가운데 교보문고가 대대적인 매장 리뉴얼에 들어가 책을 파는 공간에서 책을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공간으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어 화제다. 교보문고의 벤치마킹 대상은 일본의 츠타야 서점.


이런 시기에 맞춰 일본 츠타야 서점의 CEO 마스다 무네야키의 책『지적자본론 』이 출간되었다.  ‘츠타야서점’을 운영하는 주체는 ‘컬처 컨비니언스 클럽’(이하 CCC)이다. CCC는 출판 불황의 시대에 책을 핵심으로 한 콘텐츠 산업과 오프라인 매장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홀로 승승장구 하고 있다.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인터넷 플랫폼이 강세를 보이는 플랫폼의 시대에 그들은 교통이 불편한 도심 외곽과 지방 도시에 서점과 도서관을 운영해 수백만 명의 사람들을 불러 모아 화제가 되었다.  


마스다무네야키의 이야기를 다룬 <지적 자본론>과 <라이프스타일을 팔다> 

『지적자본론 』은 ‘츠타야서점’을 기획해 성공시킨 마스다 무네아키의 경영 철학이 오롯이 담긴 책이다 .

그의 경영 철학을 관통하는 두 가지 키워드는 ‘고객 가치의 창출’과 ‘라이프 스타일 제안’이다. 모두가 플랫폼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시대에 그는 지적자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지적자본 시대의 핵심은 ‘제안력’이며,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디자인’이라고 강조한다.  


『지적자본론 』에 따르면 전후 자본주의 사회를 크게 3단계로 나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자본주의 사회는 부족한 물자를 요구하는 ‘퍼스트 스테이지’, 

-안정된 상황 속에서 다종다양한 상품을 원하는 ‘세컨드 스테이지’, 

-넘쳐나는 물건과 서비스 속에서 고유한 취향(스타일)을 선망하고 ‘제안’을 필요로 하는 ‘서드 스테이지’


자본주의는 이런 단계를 거쳐 진화한다는 분석이다. 저자는 이미 시대의 흐름은 3단계인 '서드 스테이지'로 옮겨 왔는데도 대다수의 기업들은 여전히 ‘세컨드 스테이지’에 눈높이를 맞추고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빠르게 변하는 소비 사회에서 살아남으려면, 변화를 현실적으로 받아들이는 감각이 필요하다. 단지 시대와 업계를 탓하다가는 방향을 잃는다. 지금 대한민국의 출판계가 그런 형국이다. 


책에서는 ‘서드 스테이지’의 특성을 ‘기획(디자인)’을 핵심으로 ‘제안’을 창출해 내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서드 스테이지’의 고객들은 단순히 ‘제품’ 또는 부족한 물자를 원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과잉된 상품 속에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원하고, 특별한 의미와 감성을 바란다. 따라서 미래의 기업은 ‘제안’과 ‘기획’을 통해 고객 가치를 창출해 내야 하며, 모든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켜야만 한다. 수많은 플래폼 기업들은 이제 서서히 지적자본을 바탕으로 한 제안 기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츠타야서점’의 브랜드 파워다. 

       

츠타야 서점 동경 T사이트 / 사진 출처  urtrend.net

오늘날의 소비 사회는 더욱 진보하고 있다. 주위를 둘러보면 금세 알 수 있을 테지만 지금은 플랫폼이 넘치는 시대다. 인터넷상에도 수많은 플랫폼이 존재해 사람들은 시간과 장소에 조금도 구애받지 않고 소비 활동을 전개한다. 이것이 ‘서드 스테이지’, 우리가 현재 생활하고 있는 시대다. 이미 수많은 플랫폼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단순히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고객의 가치를 높일 수 없다. 따라서 ‘제안 능력’, 즉 ‘지적자본’이 필요하다. (……) 소비 사회가 변하면 기업의 기반도 바뀌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그것만으로는 ‘제안’을 창출해 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 앞으로 필요한 것은 ‘지적자본’이다. 지적자본이 얼마나 축적되어 있는가, 하는 것이 그 회사의 사활을 결정한다.―본문에서 

서점은 서적을 판매하기 때문에 안 되는 것이다. 이게 무슨 말이냐고 화를 낼지도 모른다. 서적이 제안 덩어리라면, 그것을 판매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느냐고. 그리고 서점은 서적을 판매하는 상점인데 만약 서적을 판매하기 때문에 장사가 안 되는 것이라면 서점 사업은 역시 사양 산업이지 않느냐고. 그렇지 않다. 고객에게 가치가 있는 것은 서적이라는 물건이 아니라 그 안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제안이다. 따라서 그 서적에 쓰여 있는 제안을 판매해야 한다. 그런데 그런 부분은 깡그리 무시하고 서적 그 자체를 판매하려 하기 때문에 ‘서점의 위기’라는 사태를 불러오게 된 것이다.―본문에서

츠타야가 위탁 운영하는 다케오시립도서관 /사진 출처 :  endeva.tistory.com

츠타야의 CEO 마스다 무네아키는 ‘서드 스테이지’에서는, 참신한 기획을 통해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할 수 있는 디자이너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마스다 무네아키가 끊임없이 도전해 온 혁신의 구체적인 결실이 바로 ‘다이칸야마 츠타야서점’이고, ‘다케오 시립 도서관’이다. 


책에서 소개된 츠타야의 행보를 통해 우리는 플랫폼의 미래가 지적 자본 즉 큐레이션 능력에 달려 있음을 확인 할 수 있다. 수많은 상품과 유통의 플랫폼들이 고객들에게 가치를 제대로 전달하려면, 상품 그 자체보다 제안에의 중요성을 깨닫고, 콘텐츠를 바탕으로 한 제안력 즉 지적 자본을 강화하고 이를 현실화 할 디자인력을 높이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