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봄소리 Apr 21. 2022

기업별 특징과 컬쳐핏이 궁금하다면?

대기업, 공기업, 스타트업 기업별 특징과 컬쳐핏

세상에는 수 많은 회사가 있습니다. 여러분이 취업하고 싶은 회사의 기준은 무엇인가요?
김나이 커리어엑셀러레이터는 '성장, 연봉, 워라밸, 의미, 재미, 인간관계'와 관련된 6개의 질문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얘기 합니다. 모든 것이 완벽하게 갖추어진 회사를 찾기 불가능하다면,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에 따라 회사의 선택 기준이 달라질 수 있죠.


하지만 대부분의 취업 정보 사이트에서는 위에 언급된 가치에 기반한 기준을 찾기 어렵습니다. 대부분 지역별, 직업별, 산업별, 기업별로 나뉩니다. 이 중에 가장 불확실하지만 절대적인 기준으로 언급되는 것이 바로 '기업별'의 기준이 아닐까 합니다. 대기업, 공기업, 스타트업에 대해 대부분 고정관념처럼 언급되는 수식어가 있습니다.  '연봉이 높은 대기업', '안정적인 공기업', '혁신적인 스타트업'. 하지만 저는 기업별의 구분과 선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컬쳐핏(Culture Fit)'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문화를 기반으로 사람들의 가치와 행동이 영향을 받기 때문에 컬처핏이 잘 맞는지에 대한 판단 여부가 회사와 업무의 적응에도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대기업, 공공기관, 스타트업을 직접 경험하면서 제가 느꼈던 각 기업별 컬처핏의 특징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지극히 개인적이지만 진솔한, 저도 경험하기 전까지는 잘 몰랐던 이야기입니다. 물론 같은 회사에서도 누구와 어떤 업무로 일하느냐에 따라, 경험의 차이가 많이 다르기 때문에 저의 이야기에 모두 동의하지 않는 분도 계실 겁니다. 하지만 기업별 특징과 컬처핏이 넓은 시야로 볼 때 공통되는 점도 분명 있다고 생각됩니다. 기업별 컬쳐핏이 궁금한 분들에게 저의 경험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대기업 탐구생활 


대기업 탐구생활은 삼정전자 재직 경험을 위주로 얘기하겠습니다. 삼성전자는 삼성 그룹 안에 여러 계열사 중에 하나이죠. 그리고 삼성전자 내에서도 무선사업부, 생활가전사업부 등 제품에 따라 사업부가 나뉩니다. 삼성전자, 삼성 SDS, 제일기획이라는 삼성 내 계열사는 다 같은 대기업이지만 실제 업무 진행에 있어서는 결국 삼성전자는 인하우스, 삼성 SDS는 SI 업체, 제일기획은 에이전시라는 특징을 갖습니다. 인하우스는 내부적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발전시키는 기업을 의미합니다. 삼성전자처럼 규모가 큰 기업에서는 모든 과정을 직원이 처리하기보다는 외주를 활용하거나 계열사와의 협업을 통한 업무 진행이 많습니다. 제가 삼성닷컴 서비스의 UX 디자인을 담당했을 때, 삼성닷컴의 개발은 삼성SDS가, 디자인은 제일기획과 함께 진행했습니다. 같은 대기업도 계열사의 설립 목적과 이해관계에 따라서 많이 달라집니다.


대기업에 재직하면서 연봉과 복지 외 제가 크게 느낀 장점은 내가 만드는 제품이 전 세계 많은 사람들에게 미치는 큰 영향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리고 글로벌 회사이기 때문에 해외 연구소 파견 업무 등 특별한 경험도 갖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상부로부터의 지시 위주로 업무가 진행되고, 분업화된 회사 시스템에 길들여진다면 새로운 도전을 업무적으로 진행하는 것에 대한 한계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평소 좋아하던 예술 문화에 사회적으로 도움 되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새로운 의미를 찾아 서울문화재단으로 이직을 하게 됩니다.

 대기업 조직의 운영 소프트웨어 - 위에서 아래로 '지시', 아래에서 위로 '논리'로 움직인다. (김성준저, 조직문화통찰 p.263)


2. 공공기관 탐구생활 


공공기관은 개인의 이익이 아니라 공적인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기관입니다. 공기업, 준정부기관, 기타공공기관으로 세분화되며 종류가 다양하죠. 정부 산하인지, 지역 산하인지에 따라서도 운영 주체에 대한 이해관계자가 달라집니다. 예술의 전당은 문화체육관광부, 세종문화회관은 서울시, 서초문화재단은 서초구에서 만든 공공기관들이죠. 정부의 출연·출자 또는 정부의 재정지원 등으로 설립·운영되기 때문에 어떤 기관의 재정 지원으로 운영이 되느냐에 따라 운영 방침이나 기관장의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정권 및 기관장의 변화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공공기관은 결국 시민을 위한 서비스 제공을 목적으로 갖기 때문에 민원에 중요하게 대응합니다. 그리고 행정 위주로 업무 진행이 되기 때문에 사업 운영과 관리가 주 업무인 경우가 많습니다. 감사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프로세스가 규정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공공기관에서는 정부의 정책의 흐름을 잘 알 수 있습니다. 정책은 산업의 발전과 연결되기 때문에 산업 전망을 정책을 통해 미리 내다볼 수 있죠. 그리고 행정 업무가 익숙해지면 큰 변화 없이 반복됩니다. 세금으로 운영이 되기 때문에 회사의 실적 탓으로 회사가 망하는 일은 없으니 요즘처럼 불확실한 시대 공기업 취업이 인기 있는 이유도 이해가 됩니다. 사기업에 있을 때보다 공기업에서 더 개인주의적 성향이 더 많다고 느꼈습니다. 팀원끼리 실무적으로 밀접하게 연결되기보다는 서로 다른 사업관리를 진행하는 체계로 업무가 분배되기 때문에 신입사원이 덜 책임지고, 경력사원이 더 책임지기보다는 서로 다른 영역의 책임자가 되죠.


대기업에서 공공기관으로의 이직을 해보니 기업 특징에 따른 문화에 대한 차이뿐만 아니라, IT기업과 문화예술이라는 산업의 차이도 컸습니다.  공공기관 업무 특징에 대한 이해 없이 막연한 호기심으로 이직을 했었죠. 직접 문화 예술 활동을 하는 것을 즐거워했는데 공공기관의 직원은 회사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공식적으로 참여할 수 없는 제약도 있었습니다. 사업 관리와 행정 중심의 업무도 새롭고 도전적인 일을 좋아하는 저와 잘 맞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안정을 가장 큰 우선순위로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공공기관이 좋은 직장이 될 수 있을 수 있지만, 재미와 의미를 함께 찾고 싶은 저는 계속 안주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여 퇴사를 하게 됩니다.


3. 스타트업 탐구생활 


대기업과 공기업을 거친 제가 '모두의연구소'라는 스타트업에 입사하게 된 계기는 우연에 가까웠습니다. 입사하기 전 모두의연구소의 랩과 풀잎스쿨에 참여하면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것이 즐거웠던 연구원 중에 한 명이었습니다. 모두의연구소의 문화를 가꾸고 확장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제안을 듣고 평소에 생각해보지 못했던 역할이었지만, 스타트업이라면 성장하면서 누구나 고민하게 될 문화의 확장성, 시스템의 변화에 대해 해결 하는 중요한 역할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고 스타트업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스타트업의 가장 큰 특징은 불확실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역할도 뚜렷하게 하나로 정의하기 어려웠습니다. 조직문화, 인터널브랜딩, 홍보 등 전방위적으로 필요한데 비어있는 곳을 채워 가는 식으로 스스로 정의하고 만들어가야 했습니다. 직원 수가 30명에서 100명 가까이 증가됨에 따라서 경영지원 전반에 필요한 역할이 달라지고, 그에 따라 대응하고 진화해야 되었습니다. 새로운 도전과 변화를 매번 성장통을 겪으면서 진화해가는 스타트업에서 제가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 재직 시 느껴보지 못했던 사람들의 꿈과 열정을 뜨겁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람 하나하나의 영향력이 크고, 내가 하는 업무에 대해 회사와 내가 함께 확장해 나가면서 임팩트가 크게 느껴지는 것도 스타트업의 즐거움이라 생각합니다.  반면에 회사 규모가 작기 때문에 한 사람이 다루어야 할 영역이 다양할 수밖에 없고, 자기 주도적 성향이 없으면 적응하기 힘듭니다.  계속 요구되는 변화에 대한 의미를 스스로 발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회사 미팅 시간에 요술봉을 갖고 오기도 하고, 메타버스 공간에서 자율적으로 독서모임도 진행하는 스타트업의 수평적 문화


4. 직장 선택에서 중요한 컬처 핏 


인생에 있어서 정답이 없는 것처럼, 직장 선택에서도 누구에게나  동일한 정답은 없습니다. 똑같은 기준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서 장점도, 단점도 될 수 있죠. 대기업의 조직 구성에 대해 누군가는 부속품 같이 느껴진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내가 드러나지 않아서 오히려 좋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공공기관의 행정 절차를 답답하게 여기는 사람도, 익숙해지면 편하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겠죠. 또한 스타트업에서 시스템이 없다는 점에 대해서도 스스로 시스템을 만드는 것에 재미를 느끼는 사람에게는 불만이 아닌 보람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직장의 선택 기준에 있어서 본인의 성향과 컬처 핏, 그리고 가치관의 우선순위가 어떻게 기업의 문화와 잘 맞는지를 살펴본다면 더 즐겁고 슬기로운 직장생활이 가능하지 않을까요?



본 글은 HR 커뮤니티 인살롱 1기 필진으로 활동하며 작성했습니다. :) 
https://hr.wanted.co.kr/insights/company-culturefit/


매거진의 이전글 카카오가 모두의연구소를 선택한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