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북 18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나의 인생이 책으로 점철될 것이라고.
애월의 한 책방 필흔들을 보는데
아, 나는 본래 그런 사람이었지, 하고 느꼈다.
'쓰는 행위' 물리적인 행동으로
세상을 버텨내면서도
책 위에는, '생각'이 있을 것이라고.
책과 생각을 모두 오독하고 모독했다.
지나고 보면, 생이란... 그저
아무 책도 아닌 것을.
아무 책도 아닌 것을 우리는
미혹되고 만다.
언어란, 생각이라는 사실에 미쳐서도
깨닫질 못하는 것이
생의 숙명 같으다.
나는, 오늘 오후에
역시 홀수 글자의 단어... 가령
책,에 대해서 생각하고
언어로 옮기며
이 모든 것이 한자어 홀수 한 자인
'생'에 집중시킨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