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북페어에서 얻은 것 & 깨달은 것
저의 첫 북페어 3일이 끝났습니다.
솔직하게 어땠는지를 적어보려고 해요 :)
(사실 오늘 일어나서도 뭔가 홍대 무신사로 가야할 것 같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저는 0.5부스로 신청했습니다. 그리고 창가자리가 좋았는데 완전 구석자리여서 아늑하고 괜찮았죠.
옆 작가님이랑 편하게 대화하며 하고 싶었는데 아주 잘 맞는 것도 좋았고요♡
서울 퍼블리셔스 테이블에 온 작가님들이 아~주 많아서 다 구경하지 못해 구석까지는 못 올까 했습니다. 그렇지만 은근 옆작가님(이혜승 작가님)의 시선 강탈하는 엿과 하트로 덩달아 제 책까지 보시는 분들이 있어 다행이었습니다.
금요일은 손님이 은근 오셨고, 토요일은 아주 많았고, 일요일은 북적거렸지만 구매는 많이 안하시는 듯했습니다. 저도 손님 입장이 되어서 구경하고 좀 사고 싶어서 쫙 둘러봤습니다. 정말 열심히 파는 작가분들 보면서 열정을 배우고, 또 개성만점 책들이 많아서 행복하기도 했고요. (저도 나름 친절하게 게속 설명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아주 힘나는 일들이 많았습니다. 정리를 해보자면요.
1. 같이 으샤으샤 작가들!
옆 자리 작가님이 준 힘내엿을 받고 힘이 났습니다. 입과 마음이 달아지더군요 ^~^
대구 더현대에서 친해진 작가님들과 우연하게 친해진 작가님들과 편하게 이야기 나누고 친해질 수 있어서 좋았어요. 기대도 안했지만 독립출판 작가들 왜 이렇게 성격 좋은 것이야! 끝나고 같이 홍대에서 저녁먹고, 카페에서 커피도 마셔서 즐거웠어요.
2. 지인과 돈독해지는 시간
저를 모르는 독자분들과 대화하고 책을 홍보하고 이런 시간만 쭉 보내다가, 지인이 찾아와서 응원을 해주면 그렇게 힘이 나고 즐거울 수 없습니다. 게다가 빈손으로 오는 게 아니라 나를 위한 맛있는 음식과 꽃다발을 주니 행복했어요. 같이 사진찍고 (5권을 사면 찍을 수 있는 스티커사진이 있었습니다), 테라스에서 음식 먹고, 같이 구경하면서 재밌고 돈독해졌어요.
3. 청취자와의 만남
사실 북페어하면서 가장 마음이 훈훈해졌던 때였어요. 우연하게 찾아온 청취자가 어색하게 본인이 청취자임을 밝혔는데. 온라인에서만 보던 (그것도 일방적으로 청취자만 저를 알고, 저는 모르는) 분을 만나니 내적친밀감이 크더라고요. 물론 오래도록 응원해주신 청취자가 오셔서 그렇기도 하지만요.
큰 꽃다발과 함께 두툼한 편지까지 적어서 먼 길 온 청취자. 그리고 아주 멋지게 "여기 있는 거 하나씩 다 주세요"하는 당당한 주문까지. 얼마나 든든하고 또 행복했는지 몰라요. (다 하나씩 팔아서가 아니라 그 말과 마음이 예뻐서죠)
그리고 다음날 온 오래된 청취자도 시크하게 편지와 선물을 주고 갔어요. (우리 소원해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니) 편지의 내용에는 공통점이 있었는데, 제 라디오를 듣고 아주 좋았고 너무 좋아서 제가 라디오 채널을 옮겨도 들었었고, 책을 읽고 저의 추진력에 좋았다는 점. 진심이 꾹꾹 담긴 편지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감동을 원래 잘 안 받는 성격인데)
이 이야기를 북페어에 온 지인에게 말했더니, 이렇게 말하더군요. "줄리가 라디오로 청취자와 어떻게 소통하는지 몰라도, 지인도 느끼는 점을 청취자도 느꼈구나."
(여러분, 제가 어떤 성격이죠? ^~^ 좋은 점을 느꼈다면 저도 좋습니다)
사랑과 관심을 받고 행복한 줄리.
사실 북페어에서는 책이 그렇게 많이 팔리지 않았고 (타깃층이 맞는 분들만 좋아하시고 사셨어요) 들인 시간에 비해 판매 수익이 좋지 않았는데 (제가 하는 일에 비하면), 그런 것보다 중요한 게 있더라고요.
이 책이 필요한 사람에게 책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주고, 책을 파는 일.
라디오를 통해 알게 된 사람과 책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 받고,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일.
돈보다는 마음을 더 크게 느껴서, 손님이 별로 없고 잘 팔리지 않아도 좋았다는 이야기입니다. 국내에 독립출판 북페어는 그렇게 많이 자주하지는 않아서 당분간 없겠지만, 그래도 또 맞는 곳이 있으면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방송을 더 열심히 한 후에 해야겠다는 생각도!)
흠, 앞으로는 책을..어떻게 할까요?
앞으로의 이야기도 종종 올리겠습니다 :)
많 관 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