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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샬뮈 Dec 23. 2020

거리예술 자세히 들여다보기

‘거리예술로’ 그리고 ‘거리예술×서커스 아카이브 그라운드’

올해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해 많은 것들이 멈추고, 침체기를 겪었다. 예술 분야에서도 특히 타격을 받았던 분야가 ‘거리예술’이다. 거리라는 공간에서 예측할 수 없는 관객들과 만나 공연의 모습을 다양하게 만들어내는 거리예술은 공연예술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적극적으로 다가간다. 예술에 대한 정의가 어렵듯이, 거리예술 또한 뚜렷한 정의를 내릴 수 없다. ‘무엇’이라는 규정보다는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가를 아는 일이 중요하다. 다만, 거리예술은 현실에서 가장 가깝게 관객을 만나기 때문에 공공예술로서의 기능적인 면을 뚜렷하게 가지게 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글은 두 개의 웹사이트 ‘거리예술정보공유플랫폼 거리예술로’와 창작그룹 노니의 ‘거리예술X서커스 아카이브 그라운드’를 공유하면서, 오늘날 거리예술을 여러 각도로 바라보고자 한다.

거리예술로
http://www.intostreetarts.com

‘거리예술로’ 는 2020년 설립된 연구단체 위워크인투(WE WALK INTO)가 운영하는 거리예술정보공유플랫폼이다. 위워크인투는 “거리예술 분야의 연구, 교육, 교류, 정책 제안을 위해서 민간기관으로서 해야 할 몫”을 찾는 것에 집중한다. 동시에 “예술가, 축제, 관객, 공공기관과 소통하여 건강한 거리예술 나아가 공공예술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그들의 목표라고 밝히고 있다. 웹 사이트는 아카이브, 거리예술 나우, 웹세미나 세 개의 큰 카테고리로 분류된다.

‘아카이브’는 거리예술 관련 연구와 교육 등 다양한 자료를 국내와 해외로 분류하고 있다. 국내에서 2011년 개최된 도시축제와 거리예술 국제컨퍼런스 자료집 <도시축제가 선택한 예술, 예술과 도시문화정책>과 같이 유럽의 거리예술 개념을 알 수 있는 자료부터 2010년대 후반에서 현재까지 국내 거리예술 작업들이 업로드되고 있다. 거리예술을 국내에 한정 짓지 않고 해외 거리예술가들의 이야기도 번역을 통해 국내에 소개하고 있어, 종사자들에게 새로운 영감이 될 수 있다. 영국의 거리예술을 위한 작품제작, 프로그램 기획, 국제교류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기관인 ‘XTRAX’의 인터뷰와 동아시아 거리예술에 대한 간략한 자료 링크, 특히 유럽에서 이루어진 작업들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거리예술 나우‘의 ’주요쟁점토크‘에서는 거리예술계의 이슈와 이와 관련된 기획 콘텐츠들을 다룬다. ’못다한 거리예술 <2020년 잠시 멈춤>‘을 통해서 코로나 이후 거리예술가들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거리예술직종탐구’라는 기획은 거리예술을 만드는 ‘일’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그 외에도 ‘거리예술의 예술적 개입’은 여러 사례를 통해 거리예술의 개념을 정리했다. ‘소식공유’는 거리예술, 공연, 공모 소식을 자유롭게 올리는 공간이며, 웹세미나와 더불어 거리예술 종사자들이 이슈에 대해 제안하고, 동료들을 찾는 과정을 뒷받침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거리예술로’ 웹페이지 화면 http://www.intostreetarts.com

거리예술X서커스 아카이브 그라운드
https://www.archiveground.com

‘거리예술로’의 시점이 현재 이곳에서 가능한 대안을 찾고, 움직이려는 운동성에 닿아있는 것으로 읽힌다면, ‘거리예술X서커스 아카이브 그라운드’는 거리예술과 서커스와 관련한 다양한 자료를 수집하는 것에 집중한 온라인 박물관이다. 창작그룹 노니가 중심이 되어 만든 ‘거리예술X서커스 아카이브 그라운드’에서는 2018년부터 모아둔 거리예술 관련 심층 자료들을 만날 수 있다.

‘인터뷰’와 ‘타임라인’ 두 개의 큰 콘텐츠로 나누어져 있는데, 인터뷰에는 국내 종사자 71건, 국외 종사자 45건, 총 116건의 인터뷰 사운드와 녹취록이 게시되어 있다. 인터뷰이의 거리예술과 관련된 경험, 고민 등등 개개인의 속 깊은 이야기들이 평균 1시간 이상인 사운드 파일 안에 담겨있다. 이 기록들은 과거 마당극으로 대표되었던 연희와 현재 우리나라 거리예술에서 다뤄지는 다양한 장르들이 시간과 국적을 뛰어넘어 연결되는 단단한 예술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더하여 급격한 사회변화로 다른 ‘세대’를 경험하기 어렵고 분절되기 쉬운 여러 연령대의 예술가와 종사자들에게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될 것 같다.

타임라인 카테고리에는 키워드 중심의 서적, 논문, 신문 등 문헌자료와 인터넷 자료, 영화, 소설, 그림, 만화에 이르는 2차 창작물까지 광범위하게 수집된 거리예술 자료들이 모여있다. 울주 반구대 암각화, 라스코 벽화로 대표되는 예술의 기원에서 현재의 거리공연까지 광범위한 기록을 볼 수 있다. 29페이지로 정리된 타임라인에는 거리예술과 관련된 역사적 사건들도 있다. 시대의 결을 담고 있는 기록들에서 인류에게 예술이 얼마나 필수적인 활동이었는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스토리지 탭의 링크를 통해서는 거리예술가 개인 및 단체, 그리고 관련기관 목록과 홈페이지를 확인할 수 있다. 비디오 카테고리는 유튜브로 바로 연결되어 아카이브 작업 영상들을 볼 수 있게 해준다. 첫 번째 영상은 수영고적민족예술협회 작업인데, 수영농청놀이 조교이자 탈 제작을 하시는 박정규 님의 인터뷰도 함께 보기를 추천한다. 20년 넘게 작업을 하고 계신 장인의 덤덤한 이야기가 낮으면서도 깊은 울림을 준다.


‘아카이브 그라운드’ 웹페이지 화면 https://www.archiveground.com

모든 거리예술에는 ‘공기의 흐름’이 무대를 이루는 요소로 존재하고, 가장 보통의 사람들이 관객이 된다. 관객이 없는 거리예술을 상상할 수 있을까? 팬데믹 이후의 거리예술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거리예술로’와 ‘거리예술X서커스 아카이브 그라운드’를 통해 거리예술에 대한 고민이 있는 기획자, 예술 종사자들을 포함해 문화생태계와 연결된 사람들이 의미 있는 자료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발견하고 공유하고 다시 또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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