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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샬뮈 Nov 04. 2022

11월의 불확실성

내년을 어느 나라에서 살고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 한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원래 기다림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고, 해야 할 일이 있다면 빨리 해결하는 성미라 예측할 수 없는 부분을 최대한 줄이고 싶은 탓에 느긋하기가 너무 어렵다. 그래도 잘 버티고 있었는데, 오늘 새벽이 고비였는 지 글을 여러 번 썼다가 지우고 잠도 설쳤다. 2022년 11월도 긴 한 달이 될 듯하다.  


어느 곳에 있느냐에 따라 얻고 잃는 것이 달라질 텐데, 그게 어디든 감사하기로 한다. 

모두가 헤어지고 죽고 사라지니까 어떤 상실에 영원 같은 시간으로 매달려있지 않을 용기와 

날카로운 마음을 어찌하지 못해 내가 나를 다치게 하는 어리석음을 또다시 행하지 않을 결단을 간절히 바란다. 그러면 나머지는 알아서 어떤 식으로든 제 시간으로 흘러갈 것이다.   


중고등학생 1511명이 윤석열 퇴진 시국선언을 했다. 

나는 뭘 하고 있는 건가. 영화 <그린 나이트> 마지막 장면에서 '가웨인'경은 녹색 허리띠를 푸는데 나라면 그럴 수 있을까 되물으면서, 살아있음을 곱씹으면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시국선언을 하는 그들과 같은 마음인데도 대체 풀지 못한 무엇이 남아있기에 이 시대에 관한 이야기를 분명하게 풀어내지 못하는 걸까.  말하고 쓰기 전에 알고 생각해야 하는 것들이 감당할 수 없이 크게 놓여있다. 그리고 그것들을 제대로 파악하고 이해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 모르는 것에 익숙해지는 게 참담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감정이 무너지는 이야기에서 이성으로 나아가기가 어렵다. 어디에도 머물지 못하는 마음은 싹을 틔울 수 없을 것만 같다. 틔워서 누군가에게 띄워야 이어지면서 자라날 텐데.


또다시 살아있는 게 황망한 기적이 되는 오늘과 기나긴 추모와 애도의 내일이다. 

며칠 슬픈 꿈을 꾸었고, 차마 입이 떼지지 않아서 전하지 못한 위로를 마음에 꾹꾹 담아두기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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