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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ㄱ 자유로운 영혼 ㄴ Jun 19. 2016

인생의 터닝포인트

 지금 나를 버리고 떠나보세요. 또 다른 나를 만날 수 있어요.

어느 날 뻥 툴린 도로를

끝없이 달리고 싶었어요.

평소 달리던 도로를

무작정 달려봤어요.


달리다 보니,

역시 길의 끝은 존재하더라고요.


그 길 끝에서,

저에게 큰 고민거리가 생겼어요.


왼쪽으로 갈지,

오른쪽으로 갈지.


어느 쪽으로 턴 했을까요?!


사실,

왼쪽도,

오른쪽도 아니에요.


결국은 다시 돌아왔어요.

기름만 낭비하고

시간만 낭비하다 온 거죠.



내 20대 청춘이 그랬어요.

뭔가 뚜렷한 목적 없는 삶..

하고 싶은 건 많고 거창한데

어떤 길을 정해서 어디로..

방향을 틀어 달려가야 할지..

잘 몰랐어요.


그냥 제자리만 돌다가 시간만 낭비했죠.


그런 내가 너무 싫은 거예요.

나름 학교도 다니고

일도 하며 열심히 사는 거 같은데..


모랄까,

쳇바퀴를 굴리는

햄스터 같은 삶을

사는 거 같아서..

그냥 항상 똑같은..


그래서,

그 바퀴 밖으로 뛰쳐나와야만 했어요.

방법을 찾아야만 했어요



도로 끝에 왔을 때 어디로 가야 할지..

어떻게 더 큰길로 갈아탈 수 있을지..

빤빤하게 부드럽게 잘 깔린 고속도론 어떻게..

가끔은 멋있고 아름다운 뷰를 가진 해안가는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너무 궁금했어요.


결국엔 공부만이 길이었어요.

늦게나마 다시 마음을 먹고 공부에 몰두했어요.

쉽진 않았지만 노력한 만큼 나오는 결과에

보람을 느낄 수 있었어요.


고단하고 긴 여정이었어요.

그 긴 여정을 마치고, 직장 생활을 시작했어요.


남들보다 늦게 시작한 만큼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젊어서는 사서 고생한다고

일부로 남들이 꺼리는 험한 일이나

야간근무도 자청해 혼자 맡아보고

주말도 없이 투잡도 뛰어봤어요

죽어라고 열심히 일만 했죠.


죽어라 일한 만큼 내 인생의 큰 목표,

몇 가지를 이룰 수 있었어요.


정말 여기 고속도로로 갈아탄 게

믿기지 않게 느껴졌고

뿌듯하면서 안도감이 들었어요.




하지만 행복도 잠시였어요.

가장 가까운 친구도 잃고

날 아껴주던 사랑하는 가족과도

이별도 하고..

오래된 관계들에 소홀히 지낸 사이,

그냥 그렇게 보내게 되더라고요.


빤빤하게 부드러운 도로 위의 내 삶이

생각보다 만족스럽진 않았어요.

가끔 pothall도 있고,

미치광이처럼 운전하는 사람들,

짜증 나는 트래픽도 있고,

크고 작은 사고도 나고,

스트레스만 늘어갔어요.



그러던 2012년 어느 날,

우연히 만난 아저씨와

흥미로운 대화를 나눴어요.

웃기게도 그분 실명은 Mr. 페라리 ㅎㅎ

사업을 하시다 50대 중반에

일찍 은퇴를 하신 분이셨어요.


정말 아우토반 타고 쭉 오셨죠~


그분은 모아논 돈으로 미국 일주도

 RV를 빌려 여러 번 하시고

세계 곳곳을 찾아 하나하나

돌아다니시는 중이셨어요.


제가 물었죠.

"열심히 일하셔서 은퇴 일찍 하시고

 여행 다니는 모습이 멋지세요.

많은 곳도 가보시고 좋은 시죠, 어떠세요?!"


그분은 전혀 그렇지 안 타고 하셨죠.

그 이유는 의외로 간단했어요.

가보는 건 문제가 아니다고

누구나 다 갈 수 있다고 하셨어요.

하지만 진짜로 가보고 싶은 곳들은

남은 생에 못가게 됬다고..

몸이 허락을 못해줘서 못 간다고..


만약에 그분이 내 나이로 돌아간다면

몸이 허락을 할 때 가보고 싶었던

요세미티에 가서 하이킹도 하고

등에 큰 가방을 메고 히말라야 트래킹도

갔을 거라고..


그분이 그때 할 수 있었던

소망을 나중으로 미루다가

결국은 몸이 나약해져서 못하고

결국 소망은 소망으로 남고 말았다고..


그러면서 그분은 기회가 있으면

두 번 생각하지 말고

세상으로 뛰쳐나가라고.. 당부하셨어요.


그분과 대화하고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세상이 나를 기다려 줄거라 생각하지만

이 순간이 지나면 내가 생각했던 세상은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거라고..”




그래서 결심했어요.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이 순간을

보내지 말자고..

아직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세상 속으로 나 자신을 던지자고..

지금의 나를 놓고 떠나자고..

그리고 또 다른 나를 찾아보자고..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해 살자고..


그렇게 결심한 후,

틈틈히 3년 동안 세상을 돌아봤어요.

익숙한 곳도 다시 가보고,

새로운 곳을 가보고 행복했지만

뭔가 아쉽고 부족했어요.

저의 배고픔을 채워주진 못했어요.


굶주려 살다가 밥맛에 미쳐버린 거 같아요.

여행에 미쳐 버린 거예요.

이제껏 이루어 놓은 것을 다 버리고

자유로운 영혼이 되어

떠돌아다닐까 할까도 했어요.

하지만 정신을 차리고

현실세계로 돌아가야 했어요.


결국엔 해결하지 못한 배고픔과

고단했던 직장 생활 속에 깨달은 게 있었어요.

나를 돌아볼 시간이 필요하다는 거..

그리고 또 다른 나를 찾고 싶다는 갈망..



그리고 2015년 가을,

어릴 적 나의 꿈이었던

미국 횡단의 꿈을 현실로 옮기기로 했어요.


한 달 동안 미친 듯이

10,000 miles (16,000km)를 달렸죠.

허리가 펴지지 않을 정도로 매일 운전했어요.

밤에 꿀잠 자는 건 꿈에서도 꿈도 못 꿨어요.

잠은 둘째 치더라도, 매일 샤워했음 했어요.

나중엔 물의소중함과 문명의 고마움에

깊은 감사의 뜻이 생겼어요.


내 자신에게 내가 무슨짓을 하는지

이해하기 힘들어 지기 시작했어요.


한 달간의 자유로운 여행은

우리가 사는 인생과 같이

생각대로 순조롭게 이루어지지 않았어요.


평생 가보고 싶었던,

해보고 싶은 던 꿈이

여러 조각으로 갈라지고 있구나..

하는 생각도 많이 했고요.


그순간엔

실망과 좌절,

포기하고 싶은 맘,

모든 게 밉고,

온몸이 아프고 지쳐있었어요.


지친 몸보다 정신적으로 더 힘들었어요.

내 꿈은 망했구나..

내가 계획한 건 이게 아닌데..

이런 생각들로 가득 찼어요.


하지만 차 끌고 집을 나와

이미 6천 마일 넘게 달려왔어요.

아직도 집으로 돌아가려면

4천 마일 가까이를 달려야 해요.


우울했어요.

하기가 싫었어요.

확 트인 도로를 달리다가도

눈앞이 깜깜히 막힐때가 있었고

가슴이 꽉 막히고 내려앉는 느낌이

너무 두렵고 무서웠어요.


더 이상 하기 싫타는..

이렇게 달리다 가는  

정신병이 들 거 같다는..



헌데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까지 2주 넘게 감사히

사고 없이 무사히 온 거,

멋지고 아름다운 곳들을 볼 수도 있었던 거,

여기까지 달려와준 나 자신이

대견하기도 했고 고마웠어요.


여기서 포기하기엔

그동안의 시간과 노력이 안타까웠고

나약해진 내 모습에 화가 나고 미안했어요.


어떤 식으로든 이 여행에

터닝 포인트가 필요했어요.


그 순간

내 머릿속에 가득했던 생각은

지금의 이 고된 여행이

내 인생과도 같겠다고 생각했어요.


이 짧은 여행을 포기하면

기나긴 내 인생여행은

어떻게 해쳐 나갈 수 있겠냐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기서 멈출 순 없었어요.


어떻게든 나 자신에게

내 꿈과 내 인생을 잘 헤쳐 나갈 수 있다는 걸

증명해보고 싶었어요.


그리곤..

나는 지금 내 꿈을 향해 달리고 있다는

행복한 생각으로 젖어들기 시작했어요.

다시 달릴 수 있는 용기와 열정이 샘솟았어요.


아니..

이제 이 여행은 더 이상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되어갔어요.




일상을 버리고 가보지 못했던

지도밖의 새로운 세상..

구글 맵으로 눈 구경만 하던

멀었던 지도 위 세상을 달리며

꿈에서 현실로 달리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어요.


그 호기심과 신기하기만 했던 세상은

점점 내 가슴속으로 들어오는 거예요.


넓고 멀게만 생각했던 세상이..

의외로 작고 가깝게 있더라고요.


그렇게 변해버린 세상을 보고

나 또한 변하고 있다는 걸 느끼게 되었어요.


내가 생각하는 것 이상의

또 다른 나와 새로운 세상이 함께

공존한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고요.


꿈과 착각 속에 갇혀있던 내 자아에

자유라는 날개를 달고 내 인생에서

비상할 수 있게 선물을 준

여행으로 바뀌게 되었죠.




지금 나를 버리고 떠나 보세요,

또 다른 나를 만날 수 있어요.






작가: 자유로운 영혼
live simply & go explore more

“Life is short, live it.
Love is rare, grab it.
Anger is bad, dump it.
Fear is awful, face it.
Memories are sweet, cherish it.”

instagram에서 직사로 만나요~
https://www.instagram.com/g6ko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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