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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하 Sep 04. 2020

시선기록 #1 글을 쓰는 이유

나도 글 잘 쓰고 싶다.

2020.08 어느 여름날




누구나 하나쯤 있는 로망, 나에게는 글쓰기가 그렇다.

어려서부터 책을 좋아했고, 그래서 작가가 되고 싶다는 흔하고 뻔한 스토리에 해당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처음부터 '작가'란 거창한 꿈을 꾼 것은 아니고, 그저 내 이름으로 에세이 한 권 출판하는 게 꿈 중 하나이다.

학생 때는 문학전집이나 추천 도서와 해리 포터를 많이 읽었지만 문학 교과서도 좋았고, 공지영과 조정래 책을 읽으며 위로받고 또 즐거워했다. 고등학교 땐 문학 시간이 가장 즐거웠다. 

어려서부터 내게 깊숙하게 파고든 '글'을 쓰는 사람이 멋져 보이는 건 당연했다. 

그들은 나에게 희망, 꿈, 상상, 재미, 공감, 감정, 지식, 정보까지. 수많은 것을 주었다.

그래서 나도 글을 쓰고 싶었다. 내가 받은 것처럼 나도 주고 싶었다.

똑똑하지는 않지만,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희망을 줄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대체 책이란 얼마나 견문이 넓고, 똑똑하고, 생각이 깊어야 쓸 수 있는 것일까? 책을 출판하는 사람들은 어떤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는 걸까? 그런 생각을 품었다. 나는 그런 능력이 없어서 할 수 없는 일이란 생각이 들면서 작가의 꿈을 놓아 버렸다. 대신 싸이월드라던가, 인스타그램, 블로그에 글이라고 하기도 민망한 것들을 조금씩 썼다. 생각과 감성을 담아 쓰다가, 괜히 올리기 민망하고 또 너무 감성충처럼 보일까 봐 대부분 다 지워버리곤 했다.


대학생 때는 거의 도서관에 있었다. 주로 학과 공부와 중국어 공부를 하고 틈틈이 이런저런 책들을 많이 찾아 읽으려고 했다. 사회에 나와서는 책을 가까이하려고 노력했지만 잘되지 않았던 것 같다. 돈을 벌기 시작하니, 돈을 쓰고 친구를 만나고 노는 즐거움에 빠져 버렸고, 이외의 시간에는 일에 지쳐 아무것도 보기 싫었다.  


그러다 캘리그라피에 관심을 갖고 하기 시작하면서 책을 더 자주 들여다보았고 Daum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좋은 문장을 읽고 그 느낌을 담아서 글씨로 옮겨 적는 일이 꽤나 즐거워서, 퇴근 후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책을 읽고 글씨를 썼다. 나는 다시 한번 글쓰기에 대해 강한 열망을 느꼈다. 블로그든 브런치든 뭐라도 쓰기 시작했다.

이제 민망하거나 말거나, 내 마음 감정도 그냥 쓰기 시작했다. 어차피 몇 명조차 읽지 않는 글인데! 

나만 보는 것 같은데. 나만의 대나무숲 같은 곳이 필요했다. 


요즘은 생각을 써 내려가다가, 어느 순간 사용하는 단어만 사용하고, 표현이 너무 부족한 걸 체감했다.회사에서 쓰던 문서, 보고서, 기안서, 기획서 용어들만이 내 머릿속에 남아있을 뿐이었다.

세상에는 정말 다양하고 풍부한 표현이 있는데, 나는 그저 쓰던 단어들만 사용하고 있었다.

갑자기 맞춤법도 헷갈리기 시작했다. 글쓰기 책을 찾아 읽고 평소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꺼내 읽기 시작했다.문장과, 글의 구성, 표현, 어휘에 조금 더 집중해서 읽기 시작했다.

지금까지는 생각의 전개대로 써왔다면, 이제는 정말 좋은 글을 쓰고 싶다. 

누군가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글을 쓰고 싶었던 초심을 다시 떠올렸다면, 이제는 실천하고 싶다.

그래서 다시 글쓰기를 시작한다. 그냥 글쓰기가 아니라, 더 좋은 글쓰기를 위해서.

처음부터 뛰어날 순 없지만 평소 쓰던 것과는 조금 다르게도 써보고, 이런저런 도전들을 하다 보면

내 글도 조금씩 나아질 거라 믿는다. 


요즘은 브런치에 글을 쓰는 작가들이 책을 내고, 독립 출판도 많아졌으며,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 등 SNS에 올리는 게시물과 콘텐츠가 책으로 출판된다. 개인적으로 책을 내는 사람들도 많아서 여러 가지 장르의 책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니, 나도 열심히 노력하면 언젠가는 가능하지 않을까? 


나는 또 열심히 꿈을 꾸어본다. 


최근엔 캘리를 하는 동기들 중에서 글쓰기를 하고 싶어 하는 친구들이 있어서 4명이서 글쓰기 모임을 시작했다. 꾸준히 글을 써서 생각을 넓히고 기록을 습관화하기 위한 모임이다.  카톡 채팅방에서 모임 이름 정하기에 열을 올렸는데, 우리의 모임명은 '가글'이다. '가벼운 글쓰기 모임'의 줄임말이다. 밖에서 입 밖으로 꺼내어 말했을 때 사람들은 가그린이나 리스테린을 떠올릴 테니, 아무도 알아듣지 못할 것 같아서 마음에 든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편하게 하는 모임이라서 더 좋다.


서로의 글을 읽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내 글을 읽어주는 사람이 3명이나 생겨서 앞으론 더 잘 써야 할 것 같은 긍정적인 긴장감마저 든다. 앞으로 무엇을 써나갈지 생각하니 갑자기 쓰고 싶은 것이 머릿속을 꽉 채운다.나는 기억력도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어서, 무엇이 생각나면 핸드폰 메모장에 바로 적어두곤 하는데 요즘은 쓰고 싶은 글감이 생각나면 바로 적어둔다. 여러모로 존경하는 유시민 선생님의 책들을 좋아하는데, 최근 읽은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에 이런 문장이 나온다. 




생각은 자유롭고 상념은 스쳐간다.
생각과 느낌은 붙잡아 두지 않으면 내 것이 아니다.



읽는 순간 아! 하고 머리를 콩 맞은 것 같았다. 너무 멋진 문장이지 않은가?

이토록 간결하고 마음에 콕 박히는 멋진 문장으로 표현할 수 있다니. 나는 기억력이 좋지 않아 메모를 하는 습관이 있다고 썼는데. 내 문장력이, 내 글쓰기가 초등학교 수준 즈음에 머물러 있진 않을까 싶다. 책도 더 열심히 읽고, 때론 필사도 하면서 열심히 글쓰기를 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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