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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대훈 Mar 25. 2024

도시 여행의 입체적 구성

출장의 달인, 여행 더하기 

출장 300% 활용하기


도시 여행의 시작, 처음 가는 도시의 문은 시티 투어로 연다.  


일을 보고 다음날 돌아오는 출장도 많았다. 그러나 처음 가는 도시에서는 일을 마치고 시티 투어를 즐길 것을 권한다. 하루 정도는 도시의 윤곽을 이해해야 그 도시가 기억에 남는다. 상하이, 쿠라아룸프르, 서울 같은 메트로폴리탄에서 시티 투어를 이용하면 도시의 대강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도시 돌기 한바퀴 만으로 아쉬운 부분이 있으면 다음 기회에 그 미진한 곳을 찾아가면 된다. 대도시에는 현지어 말고도 영어로 안내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현지어 밖에 안되는 곳에서는 그냥 시내 버스를 탄다. 그리고 Hop On Hop Off 식으로 종점까지 갔다가, 돌아오면서 사람들이 많이 내리는 곳에 내렸다가, 그 주위를 돌고 다시 타는 식으로 도시 투어를 한다. 






현지 분위기를 느끼게 해주는 트램


초행자가 트램 노선을 파악하기에는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트램 역시도 눈에 보이는 정류장에서 탔다가 끝까지 갔다고 다시 그 자리로 돌아온다. 트램 투어, 최고! 현지의 서민들이 애용하는 탈것으로 현지 분위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시간의 지도, 역사 박물관에 간다.


입체 지도가 도시의 공간 정보를 담고 있다면 

역사 박물관은 시간의 지도이다.  


홍콩에서 트램을 타고 야경 속으로 들어가 있다고 해도, 역사 박물관을 지나치면 무엇인가 서운하다. 아편 전쟁에서부터 영국의 강점, 일본 침략, 홍콩 반환까지 이루어지는 역사의 파노라마를 본다면, 그 도시의 윤곽을 이해할 수 있다. 상하이 와이탄 건너 동방명주 탑 1층에 '도시 역사 박물관'이 들어있다. 중국은 청 말엽부터 무너졌던 무참한 역사를 잊지 않고 있었다. 상해는 200년 만에 세계의 도시로 설 수 있었던 인민의 역사가 역동적으로 전시되어 있다. 



유용한 단어와 현지인과 소통


아침, 저녁 인사말과 고맙다. 미안합니다는 반드시 현지어로 말한다. 

이 짧은 문장으로 현지인과 친밀해질 수 있다. 화장실이라는 단어를 적어 다니면 대단히 유용하다. 

중국 창사시 변방? 사실 사건은 기억이 나는데, 지명은 생각이 날 나지 않지만. 낮에 마신 맥주 덕분에 방광이 터질 것 같았다. 길가에서 문을 열고 있는 몇 곳 상점 문의를 했어도,  "쳐어쇼" 라고 화장실을 말하는 나의 중국어 발음은 통하지 않았다. 급한 길에 허리춤을 푸르고 오줌 누는 시늉을 하다가 오해를 받았다. 여행에 응급한 단어들은 갑자기 찾아 오는 발열, 배탈, 설사 이런 단어들이다. 그래서 작은 그 단어들을 수첩에 적어 다니던지, 아니면 스마트폰에 이미지를 저장했다가 보여준다. 




혼자 걷는 밤거리는 위험 

 

귀국을 하루 앞둔 LA, 공항 근처 홀리데이인 호텔에서 할리우드를 다녀오는 나이트 투어를 신청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부터 시작하여 버버리 힐스와 할리우드를 다녀오는 일정이었다. 미국의 여러 주, 세계 각지에서 온  나라 사람들과 한 패가 되어 영화 속의 거리를 몰려다니는 것이 흥겨웠다. 패키지에 들어있는 저녁 식사에는 반주로 맥주를 마셨다. 나는 음주 후에 걷는 습관이 있다. 숙소로 되돌아가는 도중, 투어버스에서 내려 걷기로 했다. 코리아 타운이 있는 월셔 거리까지 한 시간쯤 걷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사람들이 말리는 것이었다. 


“코스를 벗어난 밤거리를 혼자 걷는 것은 위험해” 

그러나 태권도 초단의 실력을 믿고

 “우리 또 보자 다들 조심하고" 하며 내렸다. 


한나절 친구가 되었던 사람들과 흐뭇한 추억을 지닌 채, 미국 서부 도시의 밤거리를 걸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서 버스에 있었던 사람들이 왜 그런 걱정을 했는지 깨닫게 되었다. 술과 약에 취한 한 무더기의 히스패닉과 딱 마주치게 되었다. 이때 이야기는 다른 책에서 기술한 바 있다. 역시 밤거리는 생각하지 싫은 우연, 예기치 못한 사태가 일어날 확율이 많다. 



쿠킹 클래스, 작업(?)에 좋은 장소

 

참새는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새로운 도시를 가면  현지 여성과 꼭 건수를 올리려는 친구들이 있다. 선수들이 좋아하는 작업장(?)은 나이트가 아니라. 요리 학원이다. 수강 체계는 일일 쿠폰이나 요리 한 가지는 끝내는 주 단위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도시에 장기 체류를 하는 동안, 이런 쿠킹 클래스에 등록하면 물 반 고기 반 이상의 클래스를 보게 될 것이다. 요리학원에는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와 참한 미혼 여성이 많다. 선수는 이탈리아 요리 며칠 배우면서 작업을 시작한다.  


“김치 담그기, 개인 지도"

 


밤의 오아시스, 재즈 바에서 피로를 푼다.

 

이번 교토에서 새로운 안식처를 개발했다. 여행자 특유의 직감으로 하찌바라쪼에서 기온까지 한 시간가량 걷다가 기가 막힌 재즈 바가 눈에 띄었다. 일본인의 조명 기술과 공간 감각은 남다르다. 바의 창 넘어 고즈넉한 강변이 보였다. 쳇 베이커가 부활할 것 같은 곳이었다. 


내 일에는 여행이 잦았다. 그래서 규칙적으로 배워야 할 수 있는 취미가 없다. 여행 피로를 마사지로 풀 때도 있는데 내 몸 근육은 딱딱하게 뭉쳐있어 보통의 악력으로는 시원하지 않다. 재즈 바를 찾았다. 바에서 연주를 듣고 와인이나 위스키를 마시면서 음악에 젖는다. 


유로믹(euromic)은 전 세계 52개 주요 MICE DMC(Destination Management Company)의 연합체)

이다. 안동시에서 만난 이 유로믹 회장. RAJEEV KOHLI의 명함에는 


A journy is not about the place you visit, but the stories you bring home to share 

"여행은 당신이 방문하는 장소에 관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당신이 집으로 가져와서 나누는 이야기이다" 라고 멋지게 쓰여있었다. 





이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아침 햇살이 찻집 깊숙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서로는 갈 길이 다르고 할 일이 있다. 청수사에서 만나 배낭을 메고 길을 나서는 청년에게 인사를 했다.


“ 인생 자체가 흥미진진한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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