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필요해.
미드 '빌리언즈'를 보면,
아빠 역할 하는 웩스와.
엄마 역할 하는 웬디가 나온다.
대표는 이 둘만 관리하며,
사업을 치고나간다.
아빠는 직원들이 돈을 벌어오게끔 채찍질하고.
엄마는 그렇게 일하다 현타가 온 직원들을 잘 어르고 달래고 정신차리게 해서,
다시 전쟁터로 돌려 보낸다.
의외로 지속가능한 구조다. ㅎㅎㅎ
그런데 보통 회사를 보면.
아빠는 많은데,
엄마가 없다.
엄마의 역할은 개인이 알아서 해야 하는 영역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외로움은 스스로 이겨내야지.
건강은 스스로 챙겨야지.
우울증이 오거나 그럴때 병원은 알아서 가.
알아서 쉬어-
그래서 조직의 성장. 개인의 성장에 대해서는
그렇게 에너지를 쏟아 넣지만,
엄마 역할은 쉽게 놓쳐지기 마련이고.
그래서 직원들은 번아웃이 오거나 현타가 오거나.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이러고 있지?
라고 생각한 후 미련없이 회사를 떠난다.
보통 엄마의 역할을 오해하기 마련인데.
칭찬해주고, 용기를 붇돋아 주는 단순한 역할이 아니다.
믿어주고, 옆에 있어주고, 이야기를 들어주면 된다.
가끔은 기다려줘야 할 때도 있고.
가끔은 크게 혼내야 할 때도 있다.
그런데 위에서 얘기했듯.
아빠는 자꾸만 성장하라고. 돈을 벌어오라고. 혁신하라고.
종용만 하고 있으니.
애들이 삐뚫어지거나.
또는 적응하지 못하고 떠나간다.
물론 회사에 잘 맞지 않는 사람은
빨리 떠나주는게 좋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회사에 잘 맞지 않은 사람은 죽도록 다니고 싶어하고.
회사에 필요한 사람은 끊임없이 고민하며 나갈 생각을 한다.
그래서 가끔 혼자서 쓸데없는 생각을 한 것 중에.
큰 회사에서 누군가는
많은 직원들이 외롭지 않도록.
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하는 일에만 집중하는 부서. 또는 담당자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건 인사도 아니고. 총무도 아니다.
(물론 현대의 회사에서 가장 근접한 영역의 조직이겠지만)
그리고 사내문화랑도 다르다.
요새 만들어 지고 있는 사내문화조직은,
여전히 회사가 원하는 방향을 선명하게 정리해 내고,
끊임없이 직원들에게 싱크를 맞추는게 KPI 다.
하지만 다분히 직원들의 뷰에서 출발하여,
그들이 지속가능하게 일할 수 있도록,
여러가지 제도들을 건드리고, 움직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잠시 생각해봤다.
+ 글을 쓰고보니, 아빠와 엄마에 대한 구분을 너무 클래식하게 한 것 같은데, 메타포로써 이해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아빠와 엄마 보다 더 좋은 단어를 찾아내지 못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