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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별 Sep 04. 2023

외로움에 관한 짧은 글

다름으로 인한 필연적 외로움

 내가 가장 사랑하고 유전적으로 가깝다고 생각하는 가족에게 인정받지 못한다는 느낌이 들 때 강한 외로움을 느낀다. 하지만 그 외로움은 곧 나의 정체성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가족에게 ‘왜 이렇게 나를 이해해주지 못하는 거야?’라고 말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해야 한다. 내가 그렇게 말하면 상대방도 마찬가지로 생각할 것이다. ‘왜 나를 이해 못해?’

 다르다는 걸 알아차리는 일이 먼저라는 이야기다. 나를 이해해 주지 못하는 이유는 공감이 잘 안되기 때문에 그런 거라 생각한다. 그 부분이 나의 특성이라는 걸 알고, 같은 상황에서 나는 달리 행동하고 나에겐 그것이 더 편하다는 사실을 설명할 수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상대에게 받아들여지고 말고는 또 다른 문제다.

 그러니까 외로움을 느낄 때, 나를 이해할 수 없는 사람에게 지나치게 서운함을 느끼거나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마음속 깊은 블랙홀로 빠져 소중한 나의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 가장 아끼는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자책하는 일이 반복될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나는 외로움을 느끼면, 그 일을 기록한다. 나는 이런 사람이구나. 하지만 이 사실이 몇 년이나 유지될 수 있을까. 그건 잘 모른다. 나는 바뀌기도 하니까. 세상이 바뀌고, 경험이 쌓이면 이에 영향을 받아 내가 달라진다. 기록한 사실이 언제까지 사실로 존재하는지 그건 나도 잘 모른다.

 외로움 자체를 잠재우려면, 사람 속에 나를 두면 된다. 창작의 몰입에 빠지거나. 그러면 헛헛함이라는 그 느낌은 어디론가 사라진다. 하지만 제대로 생각을 정리하지 않으면 같은 일을 반복한다. 같은 말에 상처받고, 같은 말에 상처를 주게 된다.

 혹여 누군가 다름에 대해 “그럴 수도 있지”라고 말할 때 고마움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그러니 나도 “그럴 수도 있지”라고, 가족에게도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지. ‘그럴 수도 있지!’가 어디까지 가능한가?는 또 다른 문제지만. “그럴 수도 있지”라는 말이 내 입에서 잘 안 나올 때는 내 마음에 여유가 없는 걸지도 모른다. 혹은 아직 나를 잘 모르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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