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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lutionist Jul 23. 2020

좋은 광고주가 좋은 대행사를 만든다

좋은 대행사와 일하며, 좋은 결과를 얻는 방법

마케팅이란 업을 진행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외부업체와 일을 하게 됩니다.


그 중에서 제일 잦고, 오래 협업을 해야 되는 경우가

아마도 대행사(Agency)와의 관계이겠지요.


마케팅 업무가 세분화 되고, 

매체가 다양해지고 내부 인력을 무한히 확장할 수 없으니,

필연이라 해도 좋을 만큼 누군가의 도움을 구해야 합니다. 

그러나 내부 인력과 일하면서도 얻기 닿기 힘든 목표치를 생면부지의 외부인과 협업하며

얻어내기란 사실 쉽지 않은 일입니다. 


대충 분류되는 기준으로 잡아도 9가지나 되네요! 제가 모르는 영역이 더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저는 저 분류들을 구분해서 채용하는 것도 참 쉽지 않은 일 같습니다만,

아마도 점점 세분화될테고 그러다 보면 1명이 2-3개 영역을 담당하며 

누군가와 협업해야 할 일이 더 잦아질 거라 생각합니다. 


1. 브랜드 마케터

2. 디지털 마케터

3. 퍼포먼스 마케터

4. 프로덕트 마케터    

5. 제휴 마케터

6. 컨텐츠 마케터

7. 소셜/바이럴 마케터

8. 그로스해커

9. CRM 마케터

.

.

.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내부인이 아닌 외부의 도움을 받아서 

의도했던 혹은 기대 이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요? 


저는 그 일의 시작이 광고주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목처럼 좋은 광고주가 되는 것이 좋은 대행사를 만나고

결국 좋은 결과를 얻게되는 과정의 출발이라고 제목을 정했습니다.


그럼 좋은 광고주란 무엇일까요?



좋은 광고주의 조건

1) 솔직함

저는 대행사와 브랜드를 모두 경험해봤기에 대행사의 어려움을 조금은 알고 있습니다, 

컨피던셜이란 미명 하에 제대로 된 정보도 제공하지 않으면서 마치 무당에게 요구하듯 

문제를 찾아내고 대안을 마련하라고 하곤 했습니다, 

요즘은 좀 달라졌겠죠?


해서 저는 대행사 미팅 시, 

제가 맡고 있는 회사/브랜드에 대한 소개를 가장 먼저 시작합니다. 

그리고 요청하는 정보는 가능한 모두 제공하려고 노력하며, 

때로는 내부 리소스나 역학 관계까지도 공유하려고 노력합니다. 

내부의 의사결정 구조나 윗선의 취향 역시 마케터가 신경 써야 할 현실적 문제기도 하니까요.


하여 좋은 광고주가 되려 마음 먹었다면 아래 내용 정도는 챙겨야 합니다.


  - 정보공유의 범위와 깊이를 최대한 확장해서 공유해야 한다

  - 고민의 내용도 구체적으로 공유해야 한다 (*때로는 내부 사정까지도)

  - 비용 및 요구 퀄리티/퀀티티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알려야 한다



2) 명민함

두번째는 광고주가 대행사 만큼 스마트해야 합니다. 

그 첫번째가 대행사가 해결해줬으면 하는 우리 회사/브랜드의 문제점을 정의하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문제의 정의와 목표 설정의 2개의 단계가 있습니다,

문제의 정의: 브랜드 인지도가 경쟁사 대비 낮아서 오가닉 유입 및 전환율이 낮다

목표의 설정: 현재 10% 수준의 인지도를 경쟁사와 비슷한 수준인 25%까지 상향한다

* 측정방법: 캠페인 시작 전, 오픈서베이를 통해 2030 여성 타겟의 브랜드 인지도를 조사하고,

                   분기 1회 추적 조사를 실시해 목표 달성 여부를 공유한다.


우리가 해결해야 할 문제점을 명확히 정의하고, 

가야 할 목표의 타임라인이나 마일스톤을 정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대행사가 해줘야 할 Task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괜히 보고서 자주 쓰게 하고, 쓸데 없는 서베이 하는데 시간을 들이는 것은 죄악입니다.

보고서는 스스로 써보는 것이 좋습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직접 해봐야 

나중에 보고서를 받아보는 입장이 되었을 때, 조금 더 편하게 업무를 진행할 수 있을테니까요.

물론 이 과정에서 측정 방법이나, 목표 기간, 비용 등은 대행사와 논의가 필요하겠습니다.


광고주 스스로 해결해야 할 문제에 대해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현 상황에 대해 적어보는 것입니다, 생각보다 적지 않는 마케터가 많습니다.

우선 이면지에라도 적어야 합니다, 적다 보면 명확해 집니다, 뭐가 문제고 어딜 도움 받고 싶은지

그걸 다듬어 내는 게 바로 RFP입니다.


   - 내가 받는다고 생각하고 RFP를 제대로 쓴다


RFP를 제대로 작성하는 마케터 흔치 않습니다, 이것 하나만 가지고도 경쟁력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특별한 양식은 없습니다, 내가 읽고 제대로 이해가 되면 남도 알아 먹겠지요.


* RFP(Request for Proposal): 제안 요청서, 목표, 비용, 매체, 기간, 요청사항 등 꼼꼼하게 전달해야 한다



3) 신실함

마지막은 대행업을 어떻게 이해할 것이냐에 대한 문제

대행업계에서 내 회사의 평판을 어떻게 관리할 것이냐의 문제입니다. 


우리는 때로 너무 무책임하게 상대의 신의를 요구하곤 합니다,

계약서 상에 자주 등장하는 신의성실의 의무는 쌍방입니다.


대행사에게 진심으로 열심을 요구하려면 그에 맞는 합당한 댓가는 아니어도,

최소한 잃게 될 기회비용에 대한 보상 정도는 준비하고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하여 Rejection Fee가 준비되지 않는 bidding은 죄악이라 생각합니다. 

비즈니스는 철저히 Trade Off를 전제한 관계입니다,

친구도 가족도 뭣도 아닌 사이에 상대의 최선을 요구하려면 당연히 반대 급부도 준비해야 합니다. 


마음 말고, 말 말고, 돈을 준비합시다!!!



4) 피드백

그리고 UI UX 챕터에서도 썼지만, *전환율을 높이기 위한 UI UX(brunch.co.kr/@111bus/16)

피드백은 함께 일하는 사람 누구에게나 반드시 해야 할 마케터의 숙명과 같은 것입니다.


자주 대면할 수 없는 외부업체와 일할 때는 더더욱 자주, 깊게 해야 합니다.

잘못한 것에 대한 수정 요청을 할 때보다 

잘한 것에 대한 피드백이 더 디테일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골프 칠 때, 좋은 샷을 잘 기억해두는 것

당구 칠 때, 운으로 들어간 샷의 감을 기억하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우리는 서로를 비난하기 위해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우연히 라도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일하는 것이니까요.


부디 일의 결과에 대해 세밀하게 감사히 피드백 하는 법을 익혀두시기 바랍니다.


저는 사실 이 정도만 해도 좋은 광고주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이제 위의 것들을 바탕으로 대행사에게도 좋은을 요구하기 위한 무엇이 필요하겠죠?

요구해 봅시다!



대행사에 요구해야 할 요건


1) 스터디

사실 대행사가 가장 성실히 해줘야 할 것은, 다름 아닌 공부입니다.

몇년 간 하루 종일 브랜드, 상품만 생각하는 마케터와 협업하기 위해서는 

해당 인더스트리, 카테고리에 대한 공부부터 상품, 고객에 대한 이해까지 할 게 너무 많습니다.


그러니 직관, 경험 같은 게 아니라 (*도사가 아닌 이상, 척 보고 알리가 없지 않습니까?)

우선 공부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그것도 진짜 전투적으로 해야 겨우 대화할 수 있는 수준일 겝니다.


지식과 경험이 합쳐져서 직관이 나오는 것인지

단순히 경험만 많다고 좋은 답이 나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같은 레벨의 정보를 제공하고 

시간의 갭을 메울 수 있는 지적 역량을 요구해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좋은 답이 나올 가능성이 낮아지고 서로 웃는 얼굴로 대할 수 없게 되곤 합니다.

그러니 당당히 요구해야 합니다, 다만 숏컷 정도는 제공하는 게 예의이겠지요,

책이든 자료든, 요약집이든 그가 갭을 잘 메울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합니다. 



2) 진정성

때로 대행사에게 질이 아닌 양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대행사에게 시간이 아니라, 진정성을 요구합니다. 

언제나 내 문제를 먼저 고민해 줄 것을 요구하고 

나보다 더 좋은 답을 제안해주길 기대합니다. 


그게 아니라면 이 관계는 정당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공장 컨베이어 벨트 앞에 서 있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시간으로 평가받을 수 없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양이 아니라 질을 요구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진정성이 담보되어야 합니다.


한때 인기를 끌었던 책의 주제도 제 생각에는 '진정성'이었습니다.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드러커를 읽는다면   모시도라 한국어판 [ 양장 ]이와사키 나쓰미 저/권일영 역 | 동아일보사 | 2011년 05월 01일



3) 담당자

진정성이라는 키워드 때문에

결국은 담당자라고 생각합니다,

1번과 2번을 성실히 해줄 수 있는 담당자 배정을 요구합니다. 


결과가 좋게 나오지 않을 경우,

대행사 교체를 생각하게 되는데 이럴 경우 양사에 여러 모로 손해이니

우선 이 일에 적합한 담당자를 찾아 교체하면 의외로 일이 잘 풀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해서 저는 대행사의 네임밸류는 참고 정도만 하고,

우리와 합이 잘 맞는 담당자를 요청하는데 공을 들이곤 합니다. 


요즘 블라인드 면접이 이래저래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저도 면접을 자주 보게 되는 편이지만 솔직히 참고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게 스펙입니다.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봐야 할테니까요.

하여 보기는 합니다만, 정말 참고만 하려고 노력합니다. 


가능하면 절박한 사람을 뽑아 

그의 진정성을 끌어내려고 노력합니다,

체감적으로 안 되는 경우가 조금 더 많은 것 같습니다만,

이 합이 잘 맞을 경우엔 정말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보수적이어 지는 것 같습니다만,

여전히 희망을 걸 때가 많습니다,

절박한 면접자에게, 그리고 실패한 대행사의 담당자에게...



대행사와 잘 맞춰 일하는 것은 

사실 결혼생활만큼 힘든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잘 되었을 때의 결실 역시 결혼보다 못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생각지도 않은 결과를 받아들었을 때의 희열은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할 수준입니다.



그러니 부디

좋은 광고주가 되어

좋은 대행사를 만나고

좋은 결과를 얻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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