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깨어나야 한다
민법은 1958년에 제정되었다. 벌써 66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66년 전 말이 지금 말과 같을 수가 없다. 옛날투가 섞여 있을 수밖에 없다. 민법 제218조 제1항은 다음과 같다.
몇 가지가 눈길을 쓴다. '소수관'이란 말이 눈길을 끈다. 이게 무슨 뜻인가. 들어본 적이 있나. '까스관'도 눈에 띈다. '가스관'이라 하지 않나. 그리고 '시설할'이란 말도 조금은 생소하다. 자주 쓰이는 말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시설할 것이며'라는 말투가 왠지 낯설다. 어딘가 옛날 어투 같지 않나.
그런데 '소수관', '까스관', '시설할', '시설할 것이며'와 같은 말이 오늘날 맞지 않다는 사실을 법률가들은 알고 있었다. 2019년 법무부가 제20대 국회에 제출한 민법개정안에는 다음과 같이 되어 있었다.
'소수관'은 '배수관'으로, '까스관'은 '가스관'으로, '시설할'은 '설치할'로, '시설할 것이며'는 '설치해야 하며'로 바꾸었던 것이다. '疏水管(소수관)'은 일본어이고 우리말에서는 '배수관'이라 하니 바꾸었고 외래어 표기에는 된소리를 쓰지 않는 게 원칙이니 '까스관'을 '가스관'으로 바꾸었다. 또 '시설하다'보다는 '설치하다'가 친숙한 표현이므로 바꾸었고 '시설할 것이며'는 다분히 옛날 어투여서 '설치해야 하고'로 바꾸었다. 그러나 이 민법개정안은 국회 임기 내에 처리되지 않아 자동폐기되고 말았다. 국회는 뭐가 그리 바쁜가. 이런 낡은 법조문을 고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인가. 국회가 달라져야 한다. 국회가 달라지려면 국민이 깨어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