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이식 키보드를 오늘 스마트폰과 블루투스로 연결했다. 벌써 여러 해 전에 용산전자상가에서 사 온 키보드인데 그동안 묵혀 두었었다. 이제 폰과 연결하고 보니 내 갤럭시 폰은 컴퓨터나 다름없게 되었다. 그동안 뭐 하나 스마트폰에서 작성하려 해도 타자가 느려서 여간 답답하지 않았다. 긴 글은 아예 쓸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런데 이제 아니다. 스마트폰에 키보드를 연결하니 멋진 컴퓨터가 되었다. 데스크톱이나 랩톱과 견주어도 그다지 손색이 없다.
이렇게 된 데는 접이식 키보드를 스마트폰과 연결한 게 가장 크지만 더불어 스마트폰 받침대(거치대)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스마트폰을 모니터처럼 세우지 못한다면 어떻게 컴퓨터처럼 쓸 수 있단 말인가. 그런데 볼펜처럼 생긴 물건이 거치대 역할을 하니 스마트폰이 적당한 기울기로 보기 좋게 책상 위에 놓였다.
물론 불편함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우선 키보드가 작아서 타자 치는 데 애로가 있다. 그러나 이것도 자꾸 치다 보면 익숙해질 것 같다. 뭐든 적응하면 쉬워지는 거 아닌가. 아무래도 큰 키보드만은 못하겠지만 말이다. 또 하나 불편한 것은 스마트폰을 보호하기 위해 씌운 덮개를 벗겨 내야만 스마트폰이 거치대에 쏙 들어간다는 점이다. 그냥 그대로 끼우려 하면 두꺼워서 거치대에 들어가지 않는다. 하지만 그 정도 수고는 참을 수 있다.
1950년대나 60년대에 컴퓨터는 거대한 방에 꽉 찰 정도였단다. 그러던 것이 1980년대에 개인용 컴퓨터가 보급되었고 이어서 랩탑컴퓨터도 나왔으며 나아가 태블릿까지 생겼다. 점점 더 소형화된 것이다. 작은데도 처리 능력은 엄청나게 늘어났고. 그런데 이젠 스마트폰도 컴퓨터 기능을 하기까지 이르렀다. 휴대용 접이식 키보드와 결합하니 문서 작성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
앞으로 또 얼마나 편리한 기기가 나올지 모르겠다. 그건 그때 가서 볼 일이고 앞으로 상당 기간 난 주머니에 3단 접이식 키보드를 넣어 갖고 다닐 참이다. 펜처럼 생긴 물건을 꺼내 스마트폰 거치대로 삼고 어떤 글이든 작성할 수 있다. 책상만 있다면 말이다. 궁즉통이라 했다. 목마른 자가 샘을 파고 필요가 발명의 어머니인 것 또한 맞는 말이다. 과연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 것 같다. 기분이 많이 업되어 있다. 다가올 해외여행에도 당연히 동반할 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