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정돈돼야 소통에 편리하다
외래어는 본시 표기가 다양한 법이다. 원래 외국말이다 보니 발음을 옮기는 방법이 여럿일 수밖에 없다. 버스, 뻐스, 뻐쓰는 다 같은 말인데 표기가 다른 것이고 초코렛, 쪼코렛, 초콜릿도 매한가지다. 한 저명한 원로 아나운서는 반듯한 표준어를 쓰기로 정평이 나 있었지만 방송에서 늘 레디오라고 했다. 라디오라고 하지 않았다. 레디오나 라디오나 같은 말인데 형태가 다르다.
최근 주요 매체에서 콘트롤타워라고 큼직하게 제목을 뽑은 걸 보고 아연했다. 큰 언론사라면 분명 교열 부서가 있을 텐데 어찌 이럴 수 있나 싶었다. control에서 온 외래어는 표기가 컨트롤이다. 그런데 콘트롤이라니! control에서 con의 o 발음은 발음 기호로 e자를 뒤집어 놓은 것으로 우리말 '어'에 가깝다. 외래어 표기법에서도 그것은 'ㅓ'로 옮기게 돼 있다. 우리가 computer를 컴퓨터라 하지 콤퓨터라 하지 않지 않나. collection은 컬렉션이라 하지 콜렉션이라 안 하지 않나. 그런데 왜 콘트롤타워인가.
요즘 인터넷 매체는 무수히 많다. 2만 개가 넘는다는 말도 들었다. 군소 영세 미디어에서 오타를 내는 것은 이해가 되는 면이 있다. 미처 그런 데까지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는 것이다. 그런데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매체에서 말의 표준을 외면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규범이 필요 없다는 것인가. 말은 어지러운 것보다 가지런히 정돈돼 있는 것이 소통에 편리하다. 말의 컨트롤타워가 부재한 것 같아 아쉽고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