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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태영 May 14. 2019

#1-1. 세계 최고의 마케터, 게리 바이너척을 만나다

아마존 1위 책을 국내에서 출간한 1인 출판사 이야기

유튜브(YouTube)에서 새로운 영상을 보기 위해 클릭하는 순간, 자연스럽게 마우스 커서의 위치를 영상 오른쪽 하단으로 옮기는 것은 이제 나만의 버릇이 아닐 거라 믿는다. 영상 전 광고가 나오는 것은 이제 자연스러워졌고, "건너뛰기"가 나오기 전 그 5초만큼 내 인생이 낭비된다는 느낌을 일상에서 쉽게 느낄 수 있는 순간이 없다. 화면에 등장하는 예쁘고 멋있는 연예인에게는 미안하지만 내가 보고 싶은 거 보러 왔지, 남들이 보여주려 하는 거 보러 온 게 아니지 않은가.


2016년 어느 날, 어김없이 광고를 접하게 된 나는 5초가 지나가길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광고는 무언가 느낌이 달랐다. 화려한 배경색과 상품 광고가 아닌, 어떤 교실 앞에 한 남자가 앉아서 이야기를 하는 모습이 화면에 나왔다. "5초 안에 시청자의 관심을 사로잡아야 하는 유튜브 광고 포맷에 이런 것도 광고로 돌리나.."라고 생각하는 순간, 그 남자의 첫 한마디가 내 인생을 완전히 바꿨다.


이거부터 시작하죠. 저는 절대로
기업가(사업가) 정신을 교육을 통해 가르칠 수 없다고 믿어요.
(Let's start with this. I fully, 100,000%
do not believe that you can teach entrepreneurship.)


그리고 내 눈과 귀를 사로잡은 결정타를 날렸다.

"이제 좀 어색하네요. (So that's awkward.)"

실제 영상 속 그의 모습이다. Gary Vaynerchuk | USC Entrepreneur Talk: https://youtu.be/hSjNhtk-Yik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대학 중 하나인 USC에서, 아마도 창업과 관련된 수업에서 특강을 하는 모습일 텐데, 교실에서 가르쳐야 하는 내용 자체가 절대 가르칠 수 없다고 말하는 그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건너뛰기" 버튼 위에 이미 마우스 커서는 올려져 있었지만, 나는 누르지 않고 몇 초 더 보기로 했다. 자연스럽게 마우스 커서를 스크린 옆으로 옮기는 나 자신을 발견했고, 45분 영상이었던 그 광고를 그 자리에서 다 시청했다.


도대체 이 사람은 뭐 하는 사람이지?!

SNS 총 팔로워 1300만 명을 지니려면 이 정도 자신감은 있어야..

그는 기업 CEO였다. 아버지가 운영하신 동네 와인 가게 '와인 라이브러리' WineLibrary를 연매출 $6억 달러 (600억 원)인 미국 최대 규모 온라인 와인 브랜드로 키웠고, 미국에서 가장 핫한 디지털 에이전시 바이너미디어 (VaynerMedia)의 CEO였다 (현재 직원 수는 900명이 넘고, 작년 연매출 $20억 달러 / 2000억 원을 달성했다).


그는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저자였고 (심지어 4번이나!), 화려한 포트폴리오를 지닌 엔젤투자자였다 (무려 페이스북, 트위터, 우버, 스냅챗의 초기 투자자였다). 그의 개인 자산 가치는 1700억 원이다.


그리고 그는 청바지와 후드티를 입고 (적절한) 욕설을 섞어가면서 대학생들 앞에서 "너네가 배우려고 등록한 이 주제는 절대 가르칠 수 없는 주제야"라고 직설적으로 말하고 있었다.


창업에 관심이 있는 당시 학생이었던 나는, 광고 후 시청하려 했던 영상은 이미 오래전에 잊은 채 이 사람의 영상들을 미친 듯이 찾아보기 시작했다. 창업뿐만 아니라 성공, 행복, 나다움 (self-awareness) 등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든 내용이 너무나도 와 닿았고, 엄청난 에너지를 전달해주는 그의 이야기를 최대한 많은 지인들에게 공유하고 싶었다.


이미 세계적인 유명인사, 한국 내 인지도는 0


게리(Gary)가 하는 이야기 중 정말 많은 내용이 한국 학생들과 직장인, 학부모에게 큰 자극(혹은 충격)을 줄 수 있는 내용이라는 생각이 빠르게 들었고, 친구들에게 영상 링크를 공유하기 시작했다. 미국 친구들에게는 쉽게 공유하고 그를 소개할 수 있었지만, 한국 친구 한 명의 한 마디가 큰 충격을 안겨줬다.


찾아봐도 내용이 거의 없는데? 네이버에도 안 떠!


설마? 하고 찾아보니 정말 내용이 거의 없었다. 심지어 찾아보니 이름 Vaynerchuk이 '베이너척'이 아닌 '바이너척'으로, 이미 4권의 책이 국내에서 출간이 됐었다. 잘못된 영어 스펠링과 한글 표기를 볼 때마다 마음 한편이 아픈 나는 이 실수(?)를 보고 아무나 붙잡고 울고 싶었다.

"베이너척이 맞는데!!!"라고 마음속으로 열심히 소리를 질렀지만, 이전 프로필과의 통일성을 위해 '바이너척'으로 정했다..ㅜㅜ


국내에서도 그의 책이 한국어로 번역 후 다 출간되었지만, 아무도 그를 알지 않았다. 이미 영어로 콘텐츠를 소비하고, 미디어와 마케팅에 관심이 많은 스타트업 업계 지인들 외에 그를 아는 사람이 없었다.


나는 팬의 마음으로 그의 인사이트를 얻고 싶었고, 그의 메시지를 한국에 많이 알리고 싶었다. 무엇보다 그를 직접 만나고 싶었고, 대화를 해보고 싶었다.


"어떻게 하면 직접 만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다가, 당시 내가 있었던 뉴욕에서 책 출간 기념 사인회를 진행한다 해서 수업도 빠지고 (교수님 죄송해요..) 급행 지하철을 타고 달려가 정가로 책을 구매하고 사인을 받기 위해 기다렸다.

(참고로 아마존과 함께 사는 세상에서 책을 정가로 산다는 것은 미국에서는 미친 짓이다..)

뉴욕 4번째 책 #AskGaryVee 출간 기념 사인회. 우리 둘 다 어렸다...

사인회는 사인회답게, 싸인과 사진 한 장 후 바로 나와야 했기 때문에 의미 있는 대화를 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 공간에서 나오는 순간 나는 생각했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나중에 저 사람과 비즈니스 파트너로 만나서 같이 일하고 싶다.


팬에서 파트너로

2017년 하반기가 되고, 그가 5번째 책 출간을 준비 중이라고 그의 유튜브 데일리 브이로그(Video blog / v-log)인 DailyVee에 공개했다. 그리고 그 순간, 나는 내가 그를 한국에 소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을 생각해냈다.

신간 한국어판 출간을 내가 하면 되겠네!


출판 경력은커녕 출판사 사무실도 들어가 본 적 없는 내가, 책 출간을 해보겠다고 결심했다.

내 생의 첫 출판 경험, 1인 출판사 설립은 이렇게 시작됐다.



다음 글 보러가기:

#2. 1인 출판사 설립부터 외서 판권 확보까지




아마존 소셜미디어 베스트셀러 1위, 뉴욕타임스 선정 베스트셀러 자리를 굳건히 지킨

게리 바이너척의 5번째 책 <Crushing It!> (크러싱 잇!)의 한국어판 출간 과정을 공개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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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능 엔터테이너 ‘에릭남’이 감수한 한국어판 출간!
“1,200만 팔로워를 사로잡은 게리 바이너척!
그의 전략과 인사이트를 드디어 한국에 소개한다!”




좋은 사람, 의미 있는 상품, 선한 브랜드를 성장시키는 작업을 좋아합니다.

10명부터 1,500명 대상 강연을 약 10년간 기획/진행했고, 브랜드 콘텐츠 전략 기획 일을 합니다.

콘텐츠 기획 에이전시 CNH Studio, 출판사 CNH Books 대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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