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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zconomist Jan 31. 2018

2017년 대한민국 아이돌 산업 리뷰

K-POP, 세계를 무대로 가즈아!


얼마 전 막 내린 CES에서는 최첨단 기술이 펼쳐졌습니다. 모두가 예상했던 대로, 2018 CES의 올해 키워드는 자율주행, AI, 5G였습니다. 하지만 놀라운 속도로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AI와 로봇의 시대가 결코 멀지 않음을 느끼는 요즘일수록,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문화콘텐츠"가 가지는 중요성도 같이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문화"는 AI나 로봇이 따라올 수 없는 우리 인간만의 영역이 틀림없을 테니까요.


2017년은 한류문화가 참 뜨거웠던 해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K-POP은 더 이상 우리만의 문화가 아니라 글로벌 문화로 성장할 수 있음을 증명했던 한 해였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인 제 조카는 트와이스 신곡만 나오면 안무를 외워서 제게 노래와 맞춰 춤을 보여줍니다. 저도 초등학생 시절 HOT 안무를 열심히 외우고 장기자랑시간에 춤을 췄던 것처럼, 20년이 지나도 K-POP은 10대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문화임에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K-POP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현실세계의 배틀그라운드, 대한민국 아이돌시장


최근 방탄소년단(BTS)의 글로벌 시장에서의 엄청난 영향력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동안 K-POP에 대한 자부심으로 세계무대 진출을 시도했던 아티스트들은 종종 있었고, 일정한 성과를 낸 경우 국내언론들은 "월드스타"라는 수식어를 붙여줬었죠. 한때 우리가 월드스타라는 칭호를 붙여줬던 아티스트로는 원더걸스, 비, 최근에는 싸이 정도를 꼽을 수 있겠네요.  얼마 전 교육부 조사에 따르면 초등학교 장래희망 순위 6위에 가수가 있을 만큼 대한민국 연예인의 삶은 참 화려한 동경의 대상임에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가수가 되는 길은 참 험난하죠, 아래는 2015년~17년 데뷔한 그룹을 정리해 놓은 표입니다. 이 글을 보는 당신은 이 중 몇 개의 그룹을 알고 계시나요?


2015년 데뷔 아이돌 목록


2016년 데뷔 아이돌 목록



2017년 데뷔 아이돌 목록


2017년 대한민국이 사랑한 그룹과 음악


20년 전 대한민국 인기곡의 기준은 무엇일까요? 그때 당시 통계가 지금보다 미흡했던 관계로, 단순 앨범 판매량 만으로 인기를 비교하는 것은 어려웠습니다. 정확한 집계는 없었지만, 우리는 "길보드 차트"로 일컬으며 경험을 통해서 인기곡을 판단하곤 했었죠.


최근은 앨범 판매량과 스트리밍 횟수를 기준으로 인기가수 및 히트곡을 판단합니다. 아무래도 앨범 판매량은 고정 팬층이 두터운 아이돌이 강세고, 스트리밍은 대중성을 기반으로 한 음악들이 강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앨범 판매량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BTS입니다. 2015년/2016년 각각 56만 장/146장의 앨범을 판매하면서 EXO에 이어 2위를 기록했지만, 2017년에는 ‘LOVE YOURSELF 承 `Her`’ 앨범만 149만 장을 판매하는 등 총 269만 장(+85% YoY)으로 전체 1위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2008년 SM의 동방신기가 1위를 기록한 이후(최근 4년간 EXO) 10년 만에 첫 비(非) SM 소속 가수가 차지한 일이기도 하죠.



걸그룹으로 한정 짓는다면 단연 트와이스가 원탑입니다. 앨범 판매량만을 기준으로 본다면 라이벌로 불리는 레드벨벳의 4배 정도의 판매를 기록했습니다.



2017년 음반/음원 순위를 살펴보면 BTS, 엑소, 워너원 3그룹이 탑 10중 상위 7위까지를 싹쓸었습니다. 

BTS의 LOVE YOURSELF(1위) YOU NEVER WALK ALONE(3위)

EXO의 THE WAR(2위) Universe(6위) The Power of music(7위)

워너워의 1x1=1 (4위) 1-1=0(5위)를 차지했습니다.

스트리밍의 경우 아이돌 팬층이 아니라 20-30대들에게 사랑받는 노래들이 상위권에 랭크되어있습니다. 

도깨비 OST인 에일리의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가 총 1.7억 회의 스트리밍으로 1위

를 기록했습니다. Top 15 내 아이유는 3곡, 볼 빨간 사춘기는 2곡이 진입했습니다. 참고로, 음반/음

원 Top 15에 동시 진입한 그룹은 트와이스뿐이네요




2017년 가요계를 흔들었던 그룹 3 대장. BTS, WANNAONE, TWICE.



1. 방탄소년단 (BTS)

BTS는 여러모로 신기한 그룹임에 틀림없습니다. 우리들이 그동안 인식했던 아이돌은 전세대에 어우를 정도로 영향력이 있었습니다. 아이돌 1세대로 평가되는 HOT, GOD, SES, 핑클 들의 노래는 4-50대들도 멤버 이름은 못 외우더라도 노래는 흥얼거릴 수 있을 정도로 알려졌었습니다. 


그러나 BTS는 그 점에서 기존의 아이돌 그룹에 비해 대중성은 떨어집니다. 10-20대들에게는 폭발적인 사랑을 받지만, 30대만 넘어가도 멤버 이름은커녕 히트곡 하나 제대로 알지 못한 그룹입니다.  

하지만 BTS는 역대 한류 아이돌 역사상 가장 큰 성공을 기록한 가수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미국에서 2017년 가장 많이 트윗된 아티스트였으며, 2011년부터 저스틴 비버가 독식해왔던 탑 소셜 아티스트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당연히 한국 가수 최초의 빌보드 수상입니다. 

방탄소년단 (BTS)

일본 시장에서도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아이콘/엑소 이후 3번째로 빠른 속도로 일본 돔 콘서트 투어를 했으며, 누적 콘서트 규모는 100만 명을 돌파하면서 한국 그룹 역사상 9위입니다 (1위 빅뱅, 5위 엑소) 이는 유일한 非 3대 기획사(SM, YG, JYP) 출신으로 의미 있는 기록입니다. 






사실, BTS의 성공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언론에서 가장 많이 얘기하는 것은 BTS 특유의 칼군무를 많이 얘기합니다. 하지만 필자는 조금 다릅니다. 사실 예전부터 한국 아이돌의 가장 큰 특징은 오랜 합숙/연습기간으로 만들어진 칼군무였습니다. 물론 BTS만의 차별화가 있겠으나, 그 점이 타 아이돌과 달리 성공했던 가장 강한 이유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BTS 성공 이유는 그들의 언어와 생각을 충실히 음악을 통해 이야기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3대 기획사의 가수 중에 자신들의 음악을 하는 아이돌은 GD라는 걸출한 프로듀서를 보유하고 있는 빅뱅을 제외하면 거의 없습니다. 거의 대부분이 회사가 원하는 음악을 하고 있죠. 자칭 아티스트가 되고자 하는 아이돌이 자신의 음악을 만드는것이 아니라 회사가 만들어준 음악과 패션, 가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난 20년간 이어온 아이돌 그룹의 패턴은 거의 유사합니다. 

3대 기획사는 엄청난 인지도와 마케팅 물량공세로 신인그룹을 띄우는 데는 분명 타 기획사보다 훨씬 유리합니다. 일단 그렇게 크고 나면 멤버들은 일단 성공해지니, 그제야 자신들의 음악을 하고자 합니다. 자신들이 작곡, 또는 작사에 참여한 수록곡을 앨범에 하나 둘쯤 넣기 시작하죠 (여기서 많은 아이돌들이 속칭 아티스트병에 걸립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성공한 가수는 현재까지는 없습니다. 2PM을 비롯해서 많은 성공한 아이돌들이 솔로 무대를 서려했지만, 사실 GD 말고는 큰 성공을 기록한 솔로 가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GD는 처음부터 빅뱅의 앨범에 깊은 참여를 했었기에 솔로 앨범에도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BTS는 데뷔초부터 전곡을 자신들이 작사 작곡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회사의 간섭은 최소화하였습니다. 그 결과 10-20세대가 그들의 온전한 감성을 가진채 그들이 하고 싶은 얘기가 음악으로 나올 수 있었습니다. BTS의 음악과 가사, 그리고 패션 등을 통해 10-20대들의 특유의 감각과 언어를 느낄 수 있습니다. 






2. WANNAONE


2017년 가장 핫한 그룹은 앞서 언급한 BTS입니다. 하지만, 2017년 가장 인기 많은 남자 아이돌 멤버란 질문을 던진다면? 워너원의 강다니엘을 많이 꼽을 것입니다. 강다니엘은 많은 예능프로그램에서 여성 출연자들이 보고 싶거나 관심이 가는 남자 아이돌에 가장 많이 언급되었습니다. 



강다니엘


사실, 앞서 말한 것처럼 아이돌 그룹은 상위 5개 정도의 기획사를 중심으로 팬덤이 과점화 되었습니다. 

유명 기획사 아이돌 멤버들은 이미 데뷔전부터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때론 데뷔전에 이미 팬덤을 갖춰놓기도 합니다. 즉 기획사에서부터 인지도가 떨어지면, 아이돌이 성공하기 대단히 어려운 게 현재 대한민국 아이돌 산업입니다. 

즉, 출발선부터가 다른 달리기 시합이죠. 이점을 해결해 준 프로그램이 바로 프로듀스 101입니다.


대규모 오디션을 기반으로 팬덤이 데뷔전부터 결집하게 되며, 팬덤이 직접 투표로 멤버들을 결정하기 때문에 팬덤의 충성도는 웬만한 4-5년 차 그룹에 맞먹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실적으로 나타나는데, 워너원은 데뷔하자마자 올림픽 핸드볼 경기장과 고척 스카이돔 콘서트를 진행하였으며, 태국, 싱가포르, 홍콩, 대만, 필리핀, 마카오등 동남아시아 팬미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WANNAONE


사실 워너원은 시한부 프로젝트 그룹입니다. 그리고 워너원의 미래는 1년 선배인 IOI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IOI에서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던 멤버들은 현재 자신들의 기획사에서 만든 멤버로 돌아갔지만, 현재까지 성적은 저조한 수준입니다. 



프로듀스101 시즌1, IOI


1등이었던 전소미는 현재까지 정식 그룹 데뷔를 하지 못했으며

2등 김세정과 9등 강미나는 젤리피쉬의 구구단으로

3등 최유정과 8등 김도연은 판타지오의 위키 미키로

6위 주결경과 10위 임나영은 플레디스의 프리스틴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현재까지도 개개인의 인지도에 비해 그룹은 인지도를 쌓는데 실패했습니다.

반면 구구단의 김세정은 가수 활동뿐만 아니라 "학교 2017"의 주연을 맡으며 연기까지 병행하고 있으며 알바천국 등의 CF 활동 등으로 활동범위는 더욱 확대하였습니다.

7위 정채연도 MBK의 다이아로 데뷔하였으나 그룹의 인지도는 낮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은 영화 "라라"의 주연을 맡으며 활동을 넓히고 있습니다. 


워너원 역시 IOI와 비슷한 과정을 겪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개개인의 인지도는 워너원의 해체 이후에도 계속 쌓겠지만, 그들이 각각의 소속사로 돌아가서 데뷔하는 그룹은 인지도를 쌓는데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2017년 여자아이돌 그룹 원탑, 소녀시대의 재림 TWICE


3. TWICE

30대들은 약 10년전 소녀시대의 GEE, 원더걸스의 Tell me의 파급력이 어느정도 일지 알고있을 것입니다.

소녀시대와 원더걸스 이후 걸그룹 홍수라고 부를정도로 많은 걸그룹이 쏟아졌지만, 소녀시대를 이을만하다고 평가를 받는 걸그룹은 현재까지는 트와이스 뿐입니다.

2017년 여성팬들의 화력은 BTS와 워너원으로 나뉘어있다면, 남성팬들은 트와이스에 푹 빠진 한해였습니다.특히 Cheer up을 시작으로 Knock Knock, TT, Heart Shaker 등을 연달아 히트시킬 뿐만 아니라, 중독성 있는 후렴구와 따라 하기 쉽고 임팩트 있는 안무를 통해서 남성들의 전폭적인 사랑을 독차지한 그룹입니다.

TWICE

사실 3대 기획사의 영향력은 예전과는 사뭇 다릅니다. 과거 YG의 빅뱅, 2NE1의 영향력과 비슷한 느낌의 후배 그룹이 남자는 위너/IKON 여자는 블랙 핑크가 있으나, 과거만큼의 임팩트와 팬덤을 구축하지 못했으며 

SM 역시 남자는 NCT와 여자는 레드벨벳이 있으나, 선배 격인 동방신기 / 엑소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입니다. 

반면 JYP의 2AM/2PM, MISS A의 인기를 그대로 물려받은 유일한 3대 기획사 출신 그룹이 트와이스입니다. 

트와이스의 KNOCK KNOCK은 2017년 스트리밍 순위 탑 텐에 유일한 아이돌(남/여 포함) 곡으로써 단순히 10-20대뿐만 아니라 30대 이상에게도 널리 사랑받는 히트곡입니다.



2018년에도 많은 아이돌 그룹이 데뷔예정입니다. 이중에는 유명기획사 소속 아이돌도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3그룹은 국내뿐만 아니라 아시아와 글로벌 무대에서 사랑을 받고있습니다. 그만큼 K-POP의 시장이 확대되고있습니다.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의 10-20대들 청년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훌륭한 아티스트들이 늘어나길 바랍니다. 끝으로 지난 1년간 3대기획사의 주가변동 상황입니다. YG를 제외하고는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왔습니다.


JYP 1년 주가변동 추이
SM 1년 주가변동 추이


YG 1년 주가변동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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